2014. 10. 22. 08:03ㆍ나 그리고 가족/자작시
떨어지는 꽃은 서럽지 않다
(구국의 꽃 유관순열사1)
麗尾박인태
사랑하며 사랑받는
꽃처럼 살겠다던 이팔 소녀를 아시나요
부지런히 공부하여
이 나라와 민족을 위해 꽃이 되리라
늘 기도했지요.
고향 병천 부모님을 돌보아 주십시오.
모세가 애굽의 억압에서 제 민족을 구하듯
여호수아가 여리고 성을 무너뜨리듯
그러한 기적을 이루게 하소서
소녀는 가슴에 태극기를 품고
기미년 사월 병천 장날
따뜻한 어머님의 손을 힘껏 잡고
태극기 쥔 바른손은 하늘에 기원하며
일제의 철벽을 향해 돌진합니다.
우뢰 같은 함성과 태극기의 물결이
지축을 흔들었습니다.
만세! 대한 독립만세!
하늘과 세계만방을 향해
민족의 자존을 목청껏 외쳤노라.
젊은 심장이 그러라고 했습니다.
왜놈은 사람이 아닌
짐승보다 못한 야차였습니다.
뜨끈한 붉은 피가
아버지의 가슴에서 솟구치고
무자비한 인간 도살이 자행되었지요.
주인으로 살지 못할 바에야
차라리 여기서 모두 죽으리라
짐승의 종으로 목숨을 부지하느니
결단코 죽으리라 맹세하였습니다.
만세 만세!
총탄이여 내 심장도 찢어다오
부모 형제의 피는 흘러 흥건한데
무정한 주검이여 왜 비켜 가려느냐.
눈에도 선한 피에 젖은 부모 형제
차라리 눈 감고 싶은 고문의 연속
말과 글로 옮기기도 더러운 만행
옥중에서 스러져갈 때
이 나라와 민족의 독립을 염원하며
새로이 만세를 불렀지요.
나라 없는 백성은
이팔소녀의 꽃 꿈도 이룰 수 없습니다.
무궁화 푸른 잎에 영롱한 아침 이슬이
주르르 흘러 대지를 적십니다.
조국이여 민족이여
독립운동 다시하지 마십시오.
만세는 옥중에서도 외치지 마십시오.
선열들의 피 값으로 얻은 이 땅에
희생의 밑거름이 되었으니
떨어지는 꽃이 서럽지 않음은
꽃자리에 맺을 고운 열매로 인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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