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11. 5. 06:00ㆍ나 그리고 가족/자작시
相思花) 피기까지
(救國의 꽃 유관순 열사2)
麗尾박인태
겨울이 그토록 길고 혹독하여
죽은 듯 땅속에 묻혀 있던 끈질긴 알뿌리는
숨죽이며 봄을 기다립니다.
제아무리 밟고 짓이겨 보라
삼월에 기지개를켜고 사월엔 벌떡 일어날 것이다
힘찬 푸른 갑옷을 입은 이파리가
불끈 땅을 비집고 이제 깨어날 봄이라고
두 주먹 움켜쥐고 솟구치듯
억압의 동토가 어떻게 깨지는지 보라
동토의 패잔병은 놀라 뒷걸음치며
놀라운 생명의 기운을 뭉개 짓밟아
따뜻한 함성을 모질게 억압하였지
피 흘리며 돋아난 푸른 이파리가 오뉴월
잠잠히 사그라져 없어진 줄 알았는가.
그리 쉽게 죽을 것 같았으면
애초부터 땅속에서 곪아 썩어졌으리라
반만년 조상으로 이어 온
불굴 유전자의 힘을 너희가 어찌 알랴
동토를 뚫은 줄기의 푸른 잎이
그토록 환희의 꽃을 보고자 사모하였음을
같은 줄기에서 피어난 눈부신 꽃이
그 푸른 잎을 사랑하며 흠모하는 사연을
생명이 사라졌다 허튼소리 하지마라
긴 장마가 너무 괴롭혀 꽃대만 남았다고
아서라, 억압의 그 순간에도
이파리를 숨기는 순간 꽃대가 돋아 난 것이라
팔월 보름날 너희는 몸서리치며 땅을 칠 것이다.
그 가녀린 꽃대에 기어코 연붉은 꽃이
온 대지에 물결치는 모습을
아! 푸른 잎 시들어 가며
보고지고 그리던 상사(想思)의 피 꽃이여
비록 잎은 꽃을 보지 못하여 울었고
꽃은 보지 못한 이파리의 희생을 사모하는지
조롱받던 개난초 꽃이 얼마나 아름다우냐!
이제 상사화 피는 사연 가슴에 새겨
뿌리 더 깊숙이 굳건히 옹글게 뭉쳐
이 민족의 불편한 육신과 영혼 치료하느니
온 삼천리강산 백의의 하늘에
상사화(相思花) 연분홍 깃발
오! 찬란한 꽃이여 무궁토록 휘날리라.
- 2014.12.01 아우네 만세기념 공원에서 외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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