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시를 망치는 흠집들

2014. 9. 5. 13:03살다보니 이런일이/시(詩)를 위하여

 

 

시를 망치는 흠집들

 

              

 

 

개동(開東)

 

 

 

 

오늘은 시를 쓰기 전에 시에서 꼭 버려야 할 몇 가지를 지적하려 한다.

 

불필요한 시어의 반복, 의미의 중복, 상투적 수식어, 피상적 인식은 시를 망치는 결정적 요소다.

 

 

 

 

예시)

 

 

 

1)창공을 향해

 

  날아가는 푸른 하늘의 저 새는

 

 

 

2)도시의 배설물은 난지도를 향하고

 

 

 

3)물결치는 황금 들녘은

 

  농부의 설레는 가슴인 듯

 

 

 

4)가슴이 미어지도록

 

  설운 가슴은 이제 터질 듯

 

 

5)앵두 같은 입술

 

  별처럼 반짝이는 그대 눈동자

 

 

 

6)나는 누구인가 과연 나의 삶의 목표는 무엇인가

 

  나의 미래가 어둡다

 

 

 

7)부호에 대하여

 

 

 

8)설명하려 하지 말라

 

 

<설명>

 

 

 

1)은 의미중복이다.

 

 '창공'이 곧 '푸른 하늘’이므로 가능하면 전체적으로도 중복을 피하면 좋지만 한 연에서의 의미중복은 치

 

 명적인 흠집이다.

 

 

2)와 3)은 피상적 인식이다.

 

 

 이미 매립이 끝나고 공원화 된 지 오래인 '난지도’를 아직 매립장으로, 현재의 농촌 현실을 도외시한 채 옛

 

 날의 농촌 황을 현재로 오인하는 피상적 인식은 시인의 창작 의식을 의심받게 된다.

 

 

 

4)는 상투적 수식어 이다.

 

 가능하면 흔히 쓰이는 언어나 이미지는 피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상투적 수식어는 독자들로 하여금 시를 가볍게 읽게 하는 원인을 제공한다.

 

 

 

5)은 간과하기 쉬운 1인칭의 반복이다.

 

 

 대부분의 시는 화자가 곧 시인이다. 따라서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나’ '나의’ '나는’등의 1인칭을 쓰지 말

 

아야 한다.

 

 

 

7)은 독자가 찍게 하라.

 

 구절마다 부호를 찍는 것은 시가 아니라 소설 쓰기이다.

 

 시에서의 부호는 연 가름과 행 가름, 시어에 이미 포함되어 있다.

 

 독자의 상상력을 앗아가는 부호는 부득이한 경우가 아니면 피하는 것이 좋다. 부호는 독자들이 찍게 하라.

 

 

 

8)은 시를 설명하면서 쓰지 말라는 것이다.

 

 시는 다 보여주고 다 말하는 텔레비전이 아니다. 독자들로 하여금 시청자가 아닌 라디오를 듣는 청취자이

 

 게 해야 한다. 하고 싶은 말은 다 쓰는 것은 시가 아니다. 독자가 상상할 수 있는 공간을 남겨 두어야 한다.

출처 : 개동의 시와 수필
글쓴이 : 개동시인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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