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두 살 소녀 어머니

2012. 8. 10. 05:23나 그리고 가족/자작시

 

열두 살 소녀 어머니

 

 

                            麗尾 박인태

 

 

오늘 아침 일어나

어머니 방에 문안을 갔다.

어느새 일어나 멀쩡히 앉아계셨다.

나를 보자

갑자기 “오빠”라고 불렀다.

놀라서 뒤 돌아 나오려는데

다시 불렀다.

“아빠” 나 쉬마려......,

돌아보지도 않고

방문을 꽝 닫고 나와 버렸다.

눈물이 앞을 가렸지만

곰곰이 생각해 봤다.

어릴 적 어머니가

늘 하셨던 말씀이 떠올랐다.

“애야 넌 외할아버지를 많이 닮았단다.

큰오빠가 막내 여동생인 엄마를

제일 사랑하셨지. “

우리 엄마는 요즘도

열두 살 꽃띠 소녀라서

예순 늙은 아들은 상상할 수 없다

아빠! 밥 줘…….

오늘도 아들은

어머니의 아빠가 된다.

 

2012.06.29 우리 엄니도 기억이 지워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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