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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스트 마마
고스트 마마 麗尾박인태 햇빛 가림 막이 짙고 방음이 잘된 고급 유리창 건너 어린이집에는 보고프던 손녀가 웃는 모습으로 수업을 받고 있었다. 아가, 여기……. 할머니 좀 봐다오 할머니는 너를 보며 손짓하는데 손녀는 나를 보지 못하고 있다 울컥 울음이 터졌다. 유리창 사이로 바라만 보며 발을 동동 구르는 할머니는 유령이다 그래 내 어머니도 나를 그렇게 바라보며 안타까워하실 것이다 부모님의 산소 앞에 서서 두 손을 모았다. 어머님, 아들 손자 한명 더 바라면 너무 큰 욕심인가요? 며칠 후 아들 내외가 사진 한 장을 내밀었다 아들이랍니다. 우리 부모님은 내 입술의 움직임을 보셨나보다. 눈물이 또 터졌다.
2022.05.25 -
그곳에 진도가 있다 문화관광 진도와 나의 자화상(박남인 글 펌)
그곳에 진도가 있다 문화관광 진도와 나의 자화상 2020-04-03 藝鄕진도신문 진도다시래기 진도씻김 “죽을 맛이다” “압따 어쩌란 것이여? 이래 죽으나 저래 죽으나 콱 미쳐불랑가” 이게 요즘 진도 사람들, 농민들에 이어 상가상인들에 문화관계자들의 솔직한 심정일 것이다. 이미 서울처자가 다 되어버린 송가인이야 진도군홍보대사로 방송 프로그램에 단골손님으로 초청받지만 진도는 모든 연행이 그쳐버렸다. 장구소리가 없는 진도는 너무 고적하다. 대신 철마공원을 울리는 구호소리. “석탄재 절대 반대!” 진도항 배후지 매립토와 관련 외부 석탄재 도입을 원천적으로 저지하고 이를 허락한 진도군과 군수를 성토하는 메가폰 시위 목소리다. 콜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경기침체는 우리나라와 전세계적인 현상이기도 하다. 진도는 6년 전..
2022.03.18 -
고향의 봄 / 박인태
고향의 봄 / 박인태 겨울잠 늦게 깬 놀란 개구리처럼 창문을 확 재끼니 중천에 백비가 눈부시다 하얀 고향의 봄이 그리워서 어머니 안 계신 빈집에 달아놓은 원거리 비디오카메라로 들여다본다 산 벚꽃이 너울대는 사이로 땅에 붙어있는 집들이 보인다 아랫집 90도 허리 굽은 노인이 평상에 앉아 먼 산을 바라보고 있다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젊은이는 아무도 살지 않는 섬마을 외딴 마을 대여섯 채 옛집 타관 객지에 사는 맏자식을 기다릴까 15년 전 먼저 가신 영감님을 그리실까 내 어머니도 저렇게 앉아서 하늘을 처다 보고 계셨을 테지 설음 잊자고 땅을 일굴 힘도 없고 하염없이 자꾸 떨어지는 벚꽃 잎을 성긴 대빗자루로 쓸다 지치셨겟구나 이참에 내려가면 어머니께 못해드린 돼지국밥 끓여 밥 한술 나눠먹고 돌아와야겠다 문설..
2021.11.19 -
세상에 죽음만큼 확실한 것은 없다.
세상에 죽음만큼 확실한 것은 없다. 그런데 사람들은 겨우살이 준비하면서도 죽음은 준비하지 않는다. – 톨스토이 –
2021.04.30 -
여미박인태행정사사무소를 홍보합니다 2021.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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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늬 동백
무늬 동백 / 麗尾박인태 동백섬에 겨울바람이 눈을 데려오면 하얀 도화지에 동백꽃이 피어난다. 하도 꽃이 많고 모두 고와서 그냥 좋다 그랬는데 생황 취구에 미세한 호흡이 지나며 떨림혀가 소리를 낼 때 놀란 것처럼 그렇게 많은 동백 중에 잎 노란 무늬가 그어진 연분홍 홀꽃이 까꿍 고개를 내밀 때. 놀랐다. 동백섬의 겨울 꽃은 떨어져도 시들지 않는다 하니 꽃 중에 잎 노란 연분홍 동백 소식이 오면 오래도록 지지 마시라 기다려주오 달려가리라. 그 섬이 좋아진 나. ※ 주) 무늬 동백(금엽천우학) 금엽 : 생황(笙簧)의 떨림 쇠(reed)
2021.03.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