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스트 마마

2022. 5. 25. 21:38나 그리고 가족/자작시

고스트 마마


                    麗尾박인태


햇빛 가림 막이 짙고
방음이 잘된 고급 유리창 건너
어린이집에는
보고프던 손녀가
웃는 모습으로 수업을 받고 있었다.
아가,
여기……. 할머니 좀 봐다오
할머니는 너를 보며 손짓하는데
손녀는 나를 보지 못하고 있다
울컥
울음이 터졌다.
유리창 사이로 바라만 보며
발을 동동 구르는 할머니는 유령이다


그래
내 어머니도 나를 그렇게
바라보며 안타까워하실 것이다
부모님의 산소 앞에 서서
두 손을 모았다.
어머님, 아들 손자 한명 더 바라면
너무 큰 욕심인가요?
며칠 후
아들 내외가 사진 한 장을 내밀었다


아들이랍니다.


우리 부모님은
내 입술의 움직임을 보셨나보다.
눈물이 또 터졌다.

'나 그리고 가족 > 자작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다누리(Danuri)호  (0) 2022.08.18
고향의 봄 / 박인태  (0) 2021.11.19
무늬 동백  (0) 2021.03.04
숭어뜀  (0) 2020.09.24
질경이(車前草) - 습작  (0) 2020.09.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