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경이(車前草) - 습작

2020. 9. 23. 07:07나 그리고 가족/자작시

질경이(車前草)

 

                    麗尾박인태

 

양지바른

신작로 위로 마차가 달리고

사람들이 분주히 다니는 길 가에

뭉개져서 좋아하는 풀이 있다

 

길짱구

 

음지도 상관없지만

지나다니는 멋진 사람

굴려가는 금빛 수레

달리는 것은 양지를 찾아 가는 거라며

험한 길 위에서 꽃 꿈을 꾸십니다

 

바보

밟혔을 때 웃는 그녀

발바닥에 붙어서 편하고

바퀴 밑에 깔려야 명이 길며

발굽에 채여야 하늘로 나른다는 말

진심이 아닌 것쯤은 압니다

 

어메

자식 가는 길에 바짝 엎드려

잘사는 사람 곁에 가서 살라고

땅에 붙어 자신은 떼어 먹이시며

괜찮아 밟고 지나가도 된다

당신 등에 발자국이 수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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