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 오감도 전문과 분석(퍼온글)

2019. 4. 15. 11:23살다보니 이런일이/시(詩)를 위하여

이상 오감도 전문과 분석| 논술 공부방

여름아이 | 조회 202 |추천 0 | 2006.03.14. 14:00

 

오감도(烏瞰圖)

― 시 제 1 호


작가 소개

이상(李箱 1910-1937) 시인. 소설가. 서울 출생. 본명은 김해경(金海卿). 경성고등공업 졸업. 1929년 조선총독부의 건축기사로 있으면서 처녀작 “이상한 가역 반응”, “파편의 경치” 등을 <조선과 건축>지에 발표했다. 1930년대 중반에 모더니즘 운동을 주도했던 <구인회(九人會) : 김기림, 이효석, 박태원, 정지용, 이상 등 9명의 문인으로 구성된 모임으로 1933년에 결성됨>에 가입하면서 본격적인 창작 활동을 시작했다. 시 “오감도”를 신문에 연재하다 독자들의 비난 때문에 중단하기도 했다. 주요 작품으로는 시 “오감도”(1934), 소설 “날개”(1936), “종생기”(1937), “실화”(1939) 등이 있다. 폐결핵 환자로서 건강을 돌보지 않는 생활을 하다 요절하였다.


시 전문


13인의아해가도로로질주하오.

(길은막다른골목이적당하오.)


제1의아해가무섭다고그리오.

제2의아해도무섭다고그리오.

제3의아해도무섭다고그리오.

제4의아해도무섭다고그리오.

제5의아해도무섭다고그리오.

제6의아해도무섭다고그리오.

제7의아해도무섭다고그리오.

제8의아해도무섭다고그리오.

제9의아해도무섭다고그리오.

제10의아해도무섭다고그리오.


제11의아해가무섭다고그리오.

제12의아해도무섭다고그리오.

제13의아해도무섭다고그리오.

13인의아해는무서운아해와무서워하는아해와그렇게뿐이모였소.

(다른사정은없는것이차라리나았소.)


그중에1인의아해가무서운아해라도좋소.

그중에2인의아해가무서운아해라도좋소.

그중에2인의아해가무서워하는아해라도좋소.

그중에1인의아해가무서워하는아해라도좋소.


(길은뚫린골목이라도적당하오.)

13인의아해가도로로질주하지아니하여도좋소.


핵심 정리

갈래 : 자유시. 초현실주의시

율격 : 내재율

성격 : 주지적. 관념적. 심리적. 상징적

어조 : 비판적. 냉소적 어조

표현 : 다다이즘. 초현실주의의 영향

구성 :

    1연    13인의 아이가 도로로 질주함

    2-3연  13인의 아이가 무섭다고 함

    4연    그 중의 어느 아이가 무서운 아이이든, 무서워하는 아이든 무방함

    5연    13인의 아이가 도로로 질주하지 않아도 좋음

제재 : 실존적 삶의 모습

주제 : 식민지 지식인의 공포 의식과 좌절 의식. 무의미의 의미. 인간에의 소망

출전 : <조선중앙일보>(1934)


이해와 감상

이 작품은 이상(李箱)의 대표작으로 초현실주의시라 할 수 있다. 이 시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초현실주의 시의 특징을 알아야 할 것이다.

초현실주의는 제1차 세계 대전 후, 합리주의와 자연주의에 반대하여 비합리적 인식과 잠재 의식 세계를 추구하고 표현의 혁신을 꾀한

프랑스 중심의 전위적 예술 운동이다. 이 운동은 일종의 전통적 예술 파괴 운동을 벌였던 다다이즘에서 발전한 것이다. 이것은 인간의

원초적인 욕망이나 욕구가 논리적인 통제를 받기 이전의 상태에서 꿈틀거리고 있는 무의식의 세계를 예술의 원리로 강조하는 경향으로,

 꿈과 현실, 지상과 천상, 의식과 무의식, 현상과 본질의 대립과 통일을 목표로 한다.

자동 기술법은 ‘초현실주의’ 시인들이 흔히 쓰던 수법으로서, 꿈과 무의식의 내면 세계에서 들려 오는 이미지를 그대로 기술하는 수법이며,

브르통(A. Breton)에서 시작되었다. 그는 프로이트의 심리학을 응용하여 정신병 환자에게서 들으려고 한 임상적인 테크닉을 자기에게 돌려

 내면(內面)의 소리를 시로 옮겨 놓았는데, 이것이 바로 ‘자동 기술법’이다. 이 같은 수법은 푸르스트(M. Proust)나 조이스(J. Joyce)가

‘의식의 흐름’과 ‘내적 독백’을 소설에서 표현한 것을 브르통은 시에다 썼다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초현실주의 시는 무의식적 이미지의

비논리적 몽타주가 계속되는 말의 덩어리라고 할 수 있으며, 이를 심하게 표현하면 몽유병자의 무의식적인 넋두리를 그대로 옮겨 놓은 것

같은 시라고 할 수 있다.

우리 나라에서는 이상(李箱), 그리고 연희전문학교의 문과를 중심으로 하는 <삼사문학>지의 이시우(李時雨), 신백수(申白秀) 등이 이 경향의 작품을 썼다.

이 작품은 초현실주의 시로 그의 다른 대표작인 “거울”에서 볼 수 있듯이 현실을 초월한 세계의 기하학적 표현이다. 시적 감동을 주거나 운율의

 즐거움을 주는 것이 아니고, 의식의 시각적 표현으로 일종의 철학적인 시다. 현대인의 소외와 고독을 막다른 골목으로 절망적이고 암담한 현실적

상황을 나타내고 뚫린 골목으로 절망 속에서도 가느다란 희망의 불빛을 찾는, 현실의 절망 의식을 도식으로 구도화한 시다.

위에서 지적한 바로 '오감도(烏瞰圖)'는 조어(造語)로서 원래는 '조감도(鳥瞰圖)'인데, 여기에서 이상이 '새 조(鳥)'를 '까마귀 오(烏)'로 바 꾼 것을 이어령씨에

의하면, '까마귀와 같은 눈으로 인간들의 삶을 굽어본다는 뜻이 되므로 오 감도가 갖는 기술 용어가 시적인 상징성을 띠며, 동 에 암울하고 불길한 까마귀가

 이미 부정적인 생의 조감을 예시하는 시적 분위기'를 나타내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오감도' 시 제1호를 해설하겠다. 이 시에 등장하는 '13인'의 의미에

대해서는 그 동안 (1) 최후의 만찬에 참석한 예수님 이하 13인(임종국), (2) 위기에 당면한 인류 (한태석), (3) 무수한 사람(양희석), (4) 당시의 13도(서정주),

5) 이상 자신의 기호(고은) 등등 다양한 견해가 있었다. 하지만 이상의 시와 산문에는 숫자적 이미지가 많기 때문에 굳이 위와 같은 알레고리로 읽는 것은

타당치 않는다. '13'인은 어떤 지시적 의미를 나타내지 않는다. 시의 후반에서 '아해'의 의미와 결합되어 불안을 표상한다. 이 때 '13인'은 상징적 속성을 띠게

되지만, 그렇다고 완전 한 문학적 상징은 아니다. 결국 '13인'은 기호와 상징의 중간개념으로 인식된다. 아무튼 이 '시 제1호'는 좌우대칭 혹은 전후대칭의

 구조로 되어 있으며, 좌우대칭이 외부구조로 나타난다면 내부는 병렬과 대립의 구조로 되어 있다. 대표적 기법은 반어(irony)이며, 불안을 노래하고 있다.

이 시는 <조선중앙일보>에 발표하였다. 초현실주의 성격을 지녔기에 발표 때부터 논란의 불꽃을 띠었던 문제의 작품이다. 이상(李箱)은 총독부에 근무하다가

 각혈로 약 스무 재를 지어 가지고, 백천 온천(白川溫泉)으로 요양을 갔다가 기생 금홍(錦紅)을 만나 서울에 와서 낙원동에 '제비'라는 다방을 연다. 주방의

 뒷방에서 뒹굴면서 이상은 벽과 천장에 시를 쓰면서 20세기 정신을 가지고 19세기의 현실을 고민한다. 구인회(九人會)의 한 사람인 박태원에 의하면 그 시가

 족히 2천 편이 넘는다고 했다. 보다못한 박태원이 그 중에서 30편을 고르게 하여 당시 <조선중앙일보>의 문화부장으로 있던 이태준에게 넘겨 발표하게 된다.

그 발표는 첫날부터 문제가 되었으니 ‘조감도(鳥瞰圖)’로 써야 할 것을 ‘오감도(烏瞰圖)’로 쓴 것이 문제요, 그것도 시(詩)냐는 독자의 아우성이 문제였다.

시 제1호의 알 수 없는 도식과 제2호․제3호는 띄어쓰기도 안 한 독백이고, 0에서 9까지의 숫자로 사각형을 만들어 놓고 '환자의 용태에 관하여'라는 부제가

 붙어 있는 제4호가 나오자 비난의 소리가 빗발쳐 결국 15호까지밖에 발표를 못하고 15편과 ‘제비 다방’에 있던 시도 어디로 갔는지 사라지고 말았다. 금홍이

 문학을 좋아했으면 그 시가 다 남아 빛나고 있을 텐데 안타까운 일이다.



'살다보니 이런일이 > 시(詩)를 위하여' 카테고리의 다른 글

(詩)란 무엇인가? 이상진  (0) 2019.11.05
가와 까  (0) 2019.10.28
처용단장(處容斷章) /김춘수 감상  (0) 2018.01.18
[스크랩] 글쓰기의 기초 요약  (0) 2017.09.01
한국어  (0) 2017.07.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