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알아야 면장을 한다`라는 뜻, 알고보니..

2014. 12. 14. 06:57아름다운 세상(펌)/고운글(펌)

'알아야 면장을 한다'라는 말에서 면장의 한자어(漢字語)를 많은 사람들이 읍, 면, 동의 행정구역 단위의 하나인 면(面)의 '면장(面長)'으로 잘못 이해하고 있는 분들이 의외로 많은 것 같다. 필자 또한 논어를 배우면서 그 의미와 쓰임새, 그리고 정확한 한자어를 제대로 알기 전까지는 예외가 아니었다. 아마도 면장(面長)이라고 하면 면(面)에서 최고의 어른이고, 유식층에 속한다고 할 수 있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소위 '면장=직함'으로 이해해서 행세깨나 하는 높은 자리에 오르려면 공부를 해야한다는 뜻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리라..

 

그러나 이 때의 '면장'은 알아야지 담장(牆)에서 얼굴(面)을 면(免)한다는 의미의 면면장(免面牆) 곧 면장(免牆)에서 유래한 말이다. 담벼락을 마주 대하고 서 있으면 앞이 보이지 않을 뿐 아니라 행동 또한 우스꽝스럽다. 즉 견문이 좁음을 비유적으로 암시한 것이다.

 

'논어' 양화(陽貨)편에 공자가 아들 리(鯉)에게 수신제가(修身齊家)에 힘쓰길 강조하는 대목이 나온다. "너는 주남(周南).소남(召南)의 시를 공부했느냐? 사람이 이것을 읽지 않으면 마치 담장을 마주 대하고 서 있는 것과 같아 더 나아가지 못하느니라."

'알아야 면장을 한다'는 "공부에 힘써 지식도 넓히고 사람다운 행동을 하라"는 의미로 새겨들어야 할 말임을 알 수 있다.

 

여기서 나온 말 '면장(面墻)'은 견식(見識)이 없음을 일컫는 것이고, '면장(免墻)'은 그런데서 벗어나는 것이다.

 

국립국어연구원에서 편찬한 표준국어대사전에 '면장'은 다음과 같이 풀이되어 있다.

면장04(面牆/面墻)[면ː-]
「명」「1」집의 정면에 쌓은 담. 「2」담벼락을 마주 대하고 선 것같이 앞이 내다보이지 않는다는 뜻으로, 견문이 좁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국어사전에는 '면장(免墻)'이라는 단어는 없다. 그래서 네이버 지식iN에서 검색해 보니 '알아야 면장 한다'는 말은 지식이 있어야 담벼락과 마주하고 있는 듯한 답답한 경우를 당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사용되는 말인 듯하다.

 

참고로 面墻이란 단어가 사용된 명심보감 근학편(勤學篇)의 내용을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徽宗皇帝曰 學者 如禾如稻 不學者 如蒿如草 如禾如稻兮(휘종황제왈 학자 여화여도 불학자 여호여초 여화여도혜)
國之精糧 世之大寶 如蒿如草兮 (국지정량 세지대보 여호여초혜)
耕者憎嫌 鋤者煩惱 (경자증험 조자번뇌)
他日面墻 悔之已老 (타일면장 회지이로)

 

휘종황제(北宋 제8대 임금)께서 말씀하셨다.

배우는 사람은 벼낟알 같고 벼 같고, 배우지 아니하는 사람은 쑥 같고 풀 같도다.

벼낟알 같고 벼 같음이여!
나라의 정량(좋은 곡식)이요, 세상의 큰 보배로다. 쑥 같고 풀 같음이여!
밭 가는 사람이 미워하고 싫어하며, 김 매는 자가 번뇌하는 것이로다.
다른 날에 담장의 벽을 보고 서는 꼴이 되어서 후회해도 그 때는 이미 늙어 버린 뒤일 것이로다.

 

흐르는 강물처럼.
출처 : 동청 앞 팽나무
글쓴이 : 흐르는 강물처럼(경환)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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