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낙엽 단상(斷想)

2009. 11. 5. 09:52나 그리고 가족/자작시

 

2009 낙엽 단상(斷想)


          여미(麗尾)박인태

 

따그르르

차가운 보도블록 바닥을

요란스럽게 굴러가는

무수한 저 가여운 존재들


가을을 침공하는

겨울나라 선봉 철기부대의

병장기 부딪치는 소리

검은 복면의 불청객들


겁내지 마라

가을 장수의 단발 마적 외침

그래 또 겨울 너희냐?

싸우라! 무찔러라!


성곽 수비 병사의

용맹한 응전태세와 상관없이

신종무기를 앞세운 침탈 자는

처벅 처벅 군화 발소리를 높인다.


새빨갛게 놀란 단풍

우수수 무너져버린 오동잎

노랗게 질려버린 은행잎

믿었던 소나무도 힘없이 잎을지면


아! 가을이여

너의 운명은 정녕 짓밟히기 위한

아름다움인가

널 보내며 별리(別離)의 시를 쓴다.


2009.11. 5. 아침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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