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철가(안숙선)

2009. 6. 11. 22:15고향 그리움/진도음악

사철가 - 명창 안숙선

 

 


사철가

 

이 산 저 산 꽃이 피니 분명코 봄이로구나.


봄을 찾어왔건떪?세상사 쓸쓸허드라.


나도 어제 청춘일러니 오늘 백발 한심허구나.


내 청춘도 날 버리고 속절 없이 가 버렸으니,


왔다 갈 줄 아는 봄을 반겨 헌들 쓸데가 있느냐?


봄은 왔다가 갈려거든 가거라.


네가 가도 여름이 되면 녹음방초승화시라.


옛부터 일러있고 여름이 가고 가을이 돌아오면

 

한로상풍 요란허여,


제 절개를 꽃피지 않은 황국 단풍도 어떠헌고,


가을이 가고 겨울이 돌아오면,


낙목한천 찬 바람에 백설만 펄펄 휘날려

 

은세계 되고 보면,


월백설백천지백허니 모두가 백발의 벗이로구나.


무정 세월은 덧없이 흘러가고,


이내 청춘도 아차 한번 늙어지면

 

다시 청춘은 어려워라.


어와, 세상 벗님네들, 이내 한 말 들어보소.


인간이 모두가 팔십을 산다고 해도,


병든 날과 잠든 날, 걱정 근심 다 지허면

 

단 사십도 못 산 인생,


아차 한번 죽어지면 북망 산천의 흙이로구나.


사후에 만반진수는 불여생전일배주만도 못하느니라.


세월아, 세월아, 세월아, 가지 마라.

 

아까운 청춘들이 다 늙는다.


세월아, 가지 마라. 가는 세월 어쩔그나.


늘어진 계수나무 끌끌어리다가

 

대랑 매달아놓고 국곡투식허는


놈과 부모불효허는 놈과 형제 화목 못하는 놈,

 
차례로 잡어다가 저 세상 먼저 보내버리고,


나머지 벗님네들 서로 모아 앉어서

 

"한잔 더 먹소들 먹게"하면서,


거드렁거리고 놀아 보세.

 

 

 

[사철가전곡입니다 너무좋아서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