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조공례음악세계] - 진도 상여소리,흥타령 전곡

2008. 8. 9. 12:28고향 그리움/진도음악

 

진도상여소리는 이승이 아닌 세계를 다루고 있는 음악

 

이 음반에서는 실제 상여 나갈때의 상황을 구현해 징과 장구, 꽹과리등의 타악기로만 연주하여 의식성이 훨씬 강렬하게 표출된다.

* 진도상여소리
진도에는 민속과 예술이 널려있다. 그곳의 관혼상제, 모든 의식들은 예술과 맞닿아 있다.
이십년쯤전 진도에 답사를 갔다. 그때 우연히 상여가 나가는 것을 보게 되었다. 상여 맨 앞에서 어느 여자가 선소리를 맡아 질러내고 있었다. 그 만가는 눈물이 나도록 아름다웠고 슬펐다.
그때의 상여행렬 앞에서 선소리를 한 분이 나주에 알고보니 조공례(曺功禮)선생이었다. 진도는 조공례선생이며, 김대례(金大禮)선생, 그리고 박병천(朴秉千)선생의 고향이다. 이분들은 폭넓으면서도 개성적인 예술의 세계를 갖고 있거니와, 그밖에도 수많은 진도 출신의 예술가들은 악기나 소리 한 분야에서만이 아닌 여러 방면에서 달통한 통합적 예술세계를 지니고 있다.
 

서양의 레퀴엠은 엄숙한 음악이다.

살아있는 생명과는 동떨어진 세계에 대한 경외감이 강조되어 있는 분위기는 듣는 이를 압도한다. 영화(아마데우스)에서 모차르트가 죽어갈 때 들려오는 레퀴엠은 왠지 으스스하고, 장엄할 뿐 생활과 닿아 있는 느낌은 전혀 없다.
진도의 상여소리도 이승이 아닌 세게를 다루고 있는 음악이다. 그러나 그야말로 노래라는 느낌이 강하다. 의식이 노래이면서 삶속에 스며있는 일상의 정서를 건드린다. 망자는 아직도 우리곁에 체온을 남긴 구체적 인물로 노래불린다. 돌아간 사람을 통하여 우리는 유한한 생의 허무감을 새삼 깨닫는다. 그래서 돌아간 사람을 위하여 부르는 만가는 사실 망자의 가족과 유대꾼들, 그리고 주변의 모든 사람들을 정화시키는 힘을 준다.
이 음반은 조공례가 앞소리를 맡고, 뒷소리는 설재림과 박종단(朴鐘旦), 김귀봉(金貴奉), 이완순(李完順)부부, 그리고 조공레의 딸인 박동매가 함께 부른다. '뿌리깊은 나무'에서 출반했던(진도상여소리)음반은 기악반주로 이루어 있으나, 이 상여소리는 실제 상여나갈 때의 상황을 구현한 것으로 징과 장고, 꽹가리로만 반주하고 있다. 강한규가 징, 박병천이 장고, 이태백(李太白)이 꽹가리를 맡았다. 타악리로만 반주하는 음악은 의식성이 휠씬 강렬하게 표출되는 특징을 갖는다.
조공례의 소리는 판소리 창자처럼 화려하지 않고 질박하며 자연스럽다. 그이의 소리는 두툼하며 묵직하다. 특히 굵고 힘차게 질러내는 고음은 전율적인 것으로 조공례 특유의 득음이라 할 수 있다.
(진도상여소리)는 대개 계면조로 짜여져서 슬픈 심사가 강조된다. 이 음반은 크게 보아 두 대목으로 나뉘어져 있다. 앞대목은 긴염불, 중염불, 애소리, 재화소리로 되어 있고, 뒷대목은 하직, 아미타불, 천궁, 가래소리 등으로 짜여져 있다.
유영대 교수

 

1. 앞대목 [24:04]
   - 긴염불
   - 중염불(주염불,애소리,재화소리)

 

 

①진염불 (긴염불, 진양조 : 상여를 들어올리면서)


꽹과리 : 깨갱깽 깨갱깽 깨갱깨갱 깨깽깽
앞소리 : 재해보살 재해보살이로고나 남우여 다냐타 남우 남우여 아미타불
뒷소리 : 재해보살 재해보살이로고나 남우여 다냐타 남우 남우여 아미타불

꽹과리 : 깨갱깽 깨갱깽 깨갱깨갱 깨깽깽
앞소리 : 늙어 늙어 일년 주야 다시 젊기 어려워라 하날이 높다 해도 초경에
             이슬 오고 북경이 멀다 해도 사시행차가 왕래하네
뒷소리 : 재해보살 재해보살이로고나 남우여 다냐타 남우 남우여 아미타불

 


②중염불 (중모리)

꽹과리 : 깨갱깽 깨갱깽 깨갱깨갱 깨깽깽
앞소리 : 남우야 남우여 남우아미타불
뒷소리 : 남우야 남우여 남우아미타불

꽹과리 : 깨갱깽 깨갱깽 깨갱깨갱 깨깽깽
앞소리 : 산에 나무를 심어 유전 유전이

            길러내야 고물고물 단청일세
뒷소리 : 남우야 남우여 남우아미타불

꽹과리 : 깨갱깽 깨갱깽 깨갱깨갱 깨깽깽
앞소리 : 동에로 뻗은 가지 북토보살 열리시고

            남에로 뻗은 가지 화보살 열었네
뒷소리 : 남우야 남우여 남우아미타불

꽹과리 : 깨갱깽 깨갱깽 깨갱깨갱 깨깽깽
앞소리 : 서에로 뻗은 가지 금호보살 열리시고

            북에로 뻗은 가지 수호보살 열었네
뒷소리 : 남우야 남우여 남우아미타불

꽹과리 : 깨갱깽 깨갱깽 깨갱깨갱 깨깽깽
앞소리 : 일탄남 이거문 삼녹주 사영장

             오목궁 육패관으로 하감통촉 하소사
뒷소리 : 남우야 남우여 남우아미타불

 

③에소리 (에소리, 운상소리, 긴소리, 중모리 : 상여를 메고 가면서)


꽹과리 : 깨갱깽 깨갱깽 깨갱깨갱 깨갱깽
앞소리 : 애애 애애 애애야 애애 애애 애애야 애애애야
뒷소리 : 애애 애애 애애야 애애 애애 애애야 애애애야

꽹과리 : 깨갱깽 깨갱깽 깨갱깨갱 깨갱깽
앞소리 : 옛 늙은이 말 들으면 북망산천이 멀다든디

            오날 보니 앞동산이 북망
뒷소리 : 애애 애애 애애야 애애 애애 애애야 애애애야

꽹과리 : 깨갱깽 깨갱깽 깨갱깨갱 깨갱깽
앞소리 : 여보소 상두꾼들 너도 죽으면 이 길이요

             나도 죽으면 이 길이로다
뒷소리 : 애애 애애 애애야 애애 애애 애애야 애애애야

꽹과리 : 깨갱깽 깨갱깽 깨갱깨갱 깨갱깽
앞소리 : 가시길레 못 가겄네 차마 설워 친구 두고는 못 가겄네
뒷소리 : 애애 애애 애애야 애애 애애 애애야 애애애야

꽹과리 : 깨갱깽 깨갱깽 깨갱깨갱 깨갱깽
앞소리 : 어이를 갈꺼나 어이를 갈꺼나 심산험로를 어이 갈꺼나
뒷소리 : 애애 애애 애애야 애애 애애 애애야 애애애야

꽹과리 : 깨갱깽 깨갱깽 깨갱깨갱 깨갱깽
앞소리 : 날짐승도 쉬어 넘고 구름도 쉬어 넘는 심산험로를 어이를 갈꼬
뒷소리 : 애애 애애 애애야 애애 애애 애애야 애애애야

꽹과리 : 깨갱깽 깨갱깽 깨갱깨갱 깨갱깽
앞소리 : 삼천갑자 동방삭은 삼천갑자 살았는디 요내

             나는 무삼 죄로 백년을 못 사는고
뒷소리 : 애애 애애 애애야 애애 애애 애애야 애애애야

 

④재화소리 (중모리)


꽹과리 : 깨갱깽 깨갱깽 깨갱깨갱 깨갱깽
앞소리 : 재화 좋네 좋을시구 명년 소상 날에나 다시 만나 보자세라
뒷소리 : 재화 좋네 좋을시구 명년 소상 날에나 다시 만나 보자세라

 


⑤하적소리 (하직노래, 늦은 중모리)

꽹과리 : 깨갱깽 깨갱깽 깨갱깨갱 깨갱깽
앞소리 : 하직이야 하직이로고나 세왕산 가시자고 하직이로고나
뒷소리 : 하직이야 하직이로고나 세왕산 가시자고 하직이로고나

꽹과리 : 깨갱깽 깨갱깽 깨갱깨갱 깨갱깽
앞소리 : 동네방네 하직하고 살던 집도 다 버리고 세왕산 가시자고 하직을 허네
뒷소리 : 하직이야 하직이로고나 세왕산 가시자고 하직이로고나

꽹과리 : 깨갱깽 깨갱깽 깨갱깨갱 깨갱깽
앞소리 : 일가친척 다 버리고 처자식들 이별허고 세왕산 가시자고 하직을 허네
뒷소리 : 하직이야 하직이로고나 세왕산 가시자고 하직이로고나

 

⑥다리천근 (중중모리)


꽹과리 : 깨갱깽 깨갱깽 깨갱깨갱 깨갱깽
앞소리 : 아아 아애 애요 아아 앵 애애요 천근이야 천근이요
뒷소리 : 아아 아애 애요 아아 앵 애애요 천근이야 천근이요

꽹과리 : 깨갱깽 깨갱깽 깨갱깨갱 깨갱깽
앞소리 : 깊은 물에 다리 놓아 만인공덕에 다리 천근
뒷소리 : 아아 아애 애요 아아 앵 애애요 천근이야 천근이요

꽹과리 : 깨갱깽 깨갱깽 깨갱깨갱 깨갱깽
앞소리 : 쉬어 넘자 쉬어 넘어 다리 천근에 쉬어 넘자
뒷소리 : 아아 아애 애요 아아 앵 애애요 천근이야 천근이요

꽹과리 : 깨갱깽 깨갱깽 깨갱깨갱 깨갱깽
앞소리 : 반야종선을 물 위에 띄고 다리 천근에 길을 닦세
뒷소리 : 아아 아애 애요 아아 앵 애애요 천근이야 천근이요

꽹과리 : 깨갱깽 깨갱깽 깨갱깨갱 깨갱깽
앞소리 : 동갑에 천근 갑장에 천근 한님에 다리 천근
뒷소리 : 아아 아애 애요 아아 앵 애애요 천근이야 천근이요

 

⑦아미타불노래 (중중모리)


꽹과리 : 깨갱깽 깨갱깽 깨갱깨갱 깨갱깽
앞소리 : 남우아미타불
뒷소리 : 남우아미타불

꽹과리 : 깨갱깽 깨갱깽 깨갱깨갱 깨갱깽
앞소리 : 간다 간다 나는 가
뒷소리 : 남우아미타불

꽹과리 : 깨갱깽 깨갱깽 깨갱깨갱 깨갱깽
앞소리 : 북망산천을 나는 가
뒷소리 : 남우아미타불

꽹과리 : 깨갱깽 깨갱깽 깨갱깨갱 깨갱깽
앞소리 : 허망하다 인생살이
뒷소리 : 남우아미타불

꽹과리 : 깨갱깽 깨갱깽 깨갱깨갱 깨갱깽
앞소리 : 아적 나절 성턴 몸이
뒷소리 : 남우아미타불

꽹과리 : 깨갱깽 깨갱깽 깨갱깨갱 깨갱깽
앞소리 : 저녁 나절 병이 들어
뒷소리 : 남우아미타불

꽹과리 : 깨갱깽 깨갱깽 깨갱깨갱 깨갱깽
앞소리 : 이 내 목숨 뺏어 가니
뒷소리 : 남우아미타불

꽹과리 : 깨갱깽 깨갱깽 깨갱깨갱 깨갱깽
앞소리 : 몹쓸열의 병이로다
뒷소리 : 남우아미타불

꽹과리 : 깨갱깽 깨갱깽 깨갱깨갱 깨갱깽
앞소리 : 어떤 동갑은 백년도 산디
뒷소리 : 남우아미타불

꽹과리 : 깨갱깽 깨갱깽 깨갱깨갱 깨갱깽
앞소리 : 이놈 팔자 어이하여
뒷소리 : 남우아미타불

꽹과리 : 깨갱깽 깨갱깽 깨갱깨갱 깨갱깽
앞소리 : 단 팔십도 못 사는고
뒷소리 : 남우아미타불

꽹과리 : 깨갱깽 깨갱깽 깨갱깨갱 깨갱깽
앞소리 : 친구 벗네 많다 한들

뒷소리 : 남우아미타불

꽹과리 : 깨갱깽 깨갱깽 깨갱깨갱 깨갱깽
앞소리 : 어느 친구 대신 가며
뒷소리 : 남우아미타불

꽹과리 : 깨갱깽 깨갱깽 깨갱깨갱 깨갱깽
앞소리 : 일가친척 많다 한들
뒷소리 : 남우아미타불

꽹과리 : 깨갱깽 깨갱깽 깨갱깨갱 깨갱깽
앞소리 : 어느 친구 대신 갈까
뒷소리 : 남우아미타불

 


⑧달구질소리 (중모리)

꽹과리 : 깨갱깽 깨갱깽 깨갱깨갱 깨갱깽
앞소리 : 어이기야해 가래로고나
뒷소리 : 어이기야해 가래로고나

꽹과리 : 깨갱깽 깨갱깽 깨갱깨갱 깨갱깽
앞소리 : 일세 동방 닥굴절에 청룡 한 쌍이 들었으니

             용해머리 걷힐손가 아라감실로 닦아주소
뒷소리 : 어이기야해 가래로고나

꽹과리 : 깨갱깽 깨갱깽 깨갱깨갱 깨갱깽
앞소리 : 이세 남방 닥굴절에 거북 한 쌍 들었네

            거북머리 걷힐손가 아라감실로 닦아주소
뒷소리 : 어이기야해 가래로고나

꽹과리 : 깨갱깽 깨갱깽 깨갱깨갱 깨갱깽
앞소리 : 삼세 서방 닥굴절에 두꺼비 한 쌍 들었네

            두꺼비머리 걷힐손가 아라감실로 닦아주소
뒷소리 : 어이기야해 가래로고나

꽹과리 : 깨갱깽 깨갱깽 깨갱깨갱 깨갱깽
앞소리 : 사세 북방 닥굴절에 업에 머리 들었네

            업에 머리 걷힐손가 아라감실로 닦아주소
뒷소리 : 어이기야해 가래로고나

 

⑨달구질소리 (자진모리)

꽹과리 : 깨갱깽 깨갱깽 깨갱깨갱 깨갱깽
앞소리 : 어이기 청청 가래요
뒷소리 : 어이기 청청 가래요

꽹과리 : 깨갱깽 깨갱깽 깨갱깨갱 깨갱깽
앞소리 : 앞에 앞주산 바라보니
뒷소리 : 어이기 청청 가래요

꽹과리 : 깨갱깽 깨갱깽 깨갱깨갱 깨갱깽
앞소리 : 문필봉이 비쳤구나
뒷소리 : 어이기 청청 가래요

꽹과리 : 깨갱깽 깨갱깽 깨갱깨갱 깨갱깽
앞소리 : 대대 문장도 날 명당
뒷소리 : 어이기 청청 가래요

꽹과리 : 깨갱깽 깨갱깽 깨갱깨갱 깨갱깽
앞소리 : 옆에 옆주산 바라보니
뒷소리 : 어이기 청청 가래요

꽹과리 : 깨갱깽 깨갱깽 깨갱깨갱 깨갱깽
앞소리 : 노적봉이 비쳤으니
뒷소리 : 어이기 청청 가래요

꽹과리 : 깨갱깽 깨갱깽 깨갱깨갱 깨갱깽
앞소리 : 대대 장자도 날 명당
뒷소리 : 어이기 청청 가래요

꽹과리 : 깨갱깽 깨갱깽 깨갱깨갱 깨갱깽
앞소리 : 뒷산을 바라보니
뒷소리 : 어이기 청청 가래요

꽹과리 : 깨갱깽 깨갱깽 깨갱깨갱 깨갱깽
앞소리 : 노인성이 비쳤구나
뒷소리 : 어이기 청청 가래요

꽹과리 : 깨갱깽 깨갱깽 깨갱깨갱 깨갱깽
앞소리 : 백발 당상도 날 명당
뒷소리 : 어이기 청청 가래요

 


⑩잦은 달구질 노래 (잦은모리)

꽹과리 : 깨갱깽 깨갱깽 깨갱깨갱 깨갱깽
앞소리 : 어이 청청 가래요
뒷소리 : 어이 청청 가래요

꽹과리 : 깨갱깽 깨갱깽 깨갱깨갱 깨갱깽
앞소리 : 만첩 청산에 깊은 골
뒷소리 : 어이 청청 가래요

꽹과리 : 깨갱깽 깨갱깽 깨갱깨갱 깨갱깽
앞소리 : 두꺼비 업도 닦아보세
뒷소리 : 어이 청청 가래요

꽹과리 : 깨갱깽 깨갱깽 깨갱깨갱 깨갱깽
앞소리 : 앵면 쟁쟁 요란한
뒷소리 : 어이 청청 가래요

꽹과리 : 깨갱깽 깨갱깽 깨갱깨갱 깨갱깽
앞소리 : 깐치 업도 닦아보세
뒷소리 : 어이 청청 가래요

꽹과리 : 깨갱깽 깨갱깽 깨갱깨갱 깨갱깽
앞소리 : 반월 울리 주라
뒷소리 : 어이 청청 가래요

꽹과리 : 깨갱깽 깨갱깽 깨갱깨갱 깨갱깽
앞소리 : 반달이 구름 속에
뒷소리 : 어이 청청 가래요

꽹과리 : 깨갱깽 깨갱깽 깨갱깨갱 깨갱깽
앞소리 : 묻어있는 성국이라
뒷소리 : 어이 청청 가래요

 

조공례님의 소리와 진도의 풍광 영상

 

지난 4월(1997년) <남도 들노래>의 기능 보유자 조공례 할머니가 향년 67세로 이 땅을 떠났다. 평생을 흙과 함께 살아오며 그 흙 속에서 소리를 하던 조공례 할머니는 결국 다시 흙으로 돌아간 것이다. 대지의 흙냄새가 물씬하던 조공례 할머니의 소리를 생각하면 더할 수 없는 아쉬움이 밀려 온다.

내가 처음 조공례 할머니의 소리와 모습을 본 것은 몇 년전 KBS1 TV의 국악 프로그램에서였다. 어떤 촌로가 화장기 없는 수수한 모습으로 관현악 반주에 맞추어 남도 민요를 부르는데, 그 당당하고 깊이 있는 소리에 나는 그만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저렇게 뛰어난 소리를 가진 이를 아직 모르고 있다는 것에 심한 부끄러움을 느꼈다.
모습은 정말로 외모에서 부터 놀라웠다. 60을 넘긴 얼굴에는 세월을 말해 주듯 숱한 주름에 덮혀 있었다. 그런데도 전혀 위축됨이 없이 당당히 뻗어 내는 소리의 꿋꿋함과 삶이 깊이가 배어 나오는 듯한 위풍은 너무도 아름다웠다. 화장기 전혀 없고 기름도 바르지 않고 넘겨서 쪽진 머리는 그 동안 텔레비전에 보아왔던 여느 사람과는 너무도 달랐다. 외모에서 느껴지는 수수함 그리고 촌스러움과는 달리 관현악 반주에 전혀 눌림 없이 뻗어 내는 소리는 참으로 삶과 소리에 달관한 것으로 느껴졌다. 나는 그 이후로 조공례 할머니의 삶과 소리에서 무한한 삶의 위로를 받아왔다.
조공례 할머니는 1925년 전남 진도에서 태어나 평생을 소리와 함께 살아왔다. 누구에게도 소리를 배워 본 적이 없었지만, 조공례 할머니게도 스승은 있었다. 그것은 바로 대지(大地)였다. 참으로 그러했다. 조공례 할머니는 자신을 키워준 들에서 어머니되는 자연을 스승으로 하여 소리 수업을 한 것이다.
조공례 할머니의 소리에서는 기층 민중의 삶이 그대로 묻어 나온다. 아무런 꾸밈이 없는 듯한 그 목소리에는 거부할 수 없는 힘과 기품이 서려있다. 그의 소리에는 험난한 시절을 견디며 오직 땅에 의지해온 농투성이들의 삶을 위로를 주던 강인한 힘이 있다. 그의 소리에는 척박한 땅에서 들일을 하면서 불러도 어떠한 고매한 예술과도 견줄 수 있는 삶의 진정한 의미가 배여 있는 기품이 있다.
조공례 할머니의 흙 투성이의 삶은 다시 대지의 품에 묻혔다. 격변하는 시대에 다시는 조공례 할머니와 같은 이를 만날 수 없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할머니의 기백과 예술혼은 결코 흐려지지 않고 꿋꿋이 이 땅의 대지 위에 남아 있을 것이다. (1997.5)

 

 

2. 뒷대목 [22:19]
   - 하직
   - 아미타불
   - 천궁
   - 가삼이 보살
   - 가래소리

 

 

내륙지방은 대개 뒷소리의 변화가 3, 4종류에 불과하나 진도 지방은 10여 종이 넘는다. 여인들이 상두꾼으로 참여하고 가면을 쓰고 조랑말을 탄 2명의 방상시(方相氏)가 칼춤을 추면서 잡신을 쫓으며 반주 악기로 사물이 모두 동원되고 피리까지 등장한다. '⑧달구질소리'의 ‘닥굴절에’는 ‘닦을적에’로 짐작된다.
진도만가는 무속음악과 민요가 교접한다는 점에서 볼 때 음악적 측면에서, 그리고 호상이 따르는 장례풍속의 독특한 점을 볼 때 민속학적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 문화적 가치를 지닌다.  
 
전승자 정보 


<진도만가>는 인지리 당골이었던 김소심(박병천의 모친)에 의해 전승되다 중년에 들어 일반화되었다. 김소심의 만가를 이어받은 사람은 설재복과 김항규 그리고 조공례였다. 그러나 설재복과 조공례는 사망하고 현재 김항규와 설재복의 뒤를 잇는 설재림이 <진도만가>를 전승하고 있다. 김항규는 지산면 인지리 출신이다. 인지리는 진도에서도 노래고을로 알려질만큼 노래가 발달한 곳으로 만가뿐만 아니라 진도 들노래도 전승되고 있는 지역이다. 김항규(1925.4.1)는 어려서부터 인지리의 민요를 익혔는데, 들노래를 부를 때에도 모북을 치며 소리를 했고 또 김소심으로부터 만가를 익혀 <진도만가>를 전승하고 있다. 설재림(1944.3.5)은 설재복이 사망한 후 그의 뒤를 이어 만가를 전승하고 있다. 설재림은 설재복과 김항규에게서 만가를 익혔으며 상여의 꾸밈도 숙지하고 있다. 


 

전라남도 무형문화재로 지정된 <진도만가(珍島輓歌)>는 지산면에서 불려지는 신청 예인들의 전문화된 상여소리다. 때문에 종류가 매우 다양하여 <진염불>, <에소리>, <재화소리>, <하적소리>, <다리천근>, <다구질소리>가 있고 북, 장구, 쇠, 피리의 반주에 맞춰 소리를 한다.
<진도만가>의 특색 중 하나는 마을 여성들이 상여 앞에 두 줄로 늘어서서 흰 무명의 긴 베를 잡고 가면서 상두꾼들과 함께 소리를 한다는 점이다. 이러한 여성들을 ‘호상꾼’이라고 하는데, 이 호상행렬은 당골이 상여소리를 하는 양반가의 상여 행렬에서 볼 수 있는 것이었지만 지금은 일반화되었다. 인지리를 중심으로 진도 전역에 여성들이 중심이 된 호상계가 조직되어 호상계원들의 부모나 남편, 본인이 사망하면 호상을 하여 진도 만가를 더욱 풍요롭게 만들고 있다.

 

  
 3.
육자배기
[10:31]

 

 

출처 :올리브나무 그늘 아래서 원문보기 글쓴이 : 餘 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