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레잡이 제비꽃

2008. 2. 1. 14:40나 그리고 가족/자작시

 

 

 

벌레잡이 제비꽃



                            麗尾 박인태



빈들이 모락모락 타오른다

봄볕 때문인가

큐피드가 잘못 쏜 납 화살 같은 동토를 뚫고

영원한 사랑을 불붙게 하는 황금 화살의 화신이 오신다


짓밟긴 봄들, 길섶

진달래 빛 보다 더 가녀린 자색 얼굴을 내밀어

나를 생각해 달라고

진실로 사랑했다고 수줍은 듯 너 자화지정(紫花地丁)


오는 사월을 서서 기다린다

너에게로 다시 가는 당연한 발걸음이다 마는

늘 이 봄, 사랑의 색채와 향기에 취하게 되니

오해라고 하지마라 너는 분명 벌레잡이 제비꽃

 

 

※ 자화지정(紫花地丁)이란

    제비꽃의 모양새가 자주빛으로 땅에 앉은뱅이 처럼 모양새와 꽃이 꽃줄기 끝에서

    달린 정(丁)모양으로 직립하는것 같은데서 붙여진 이름 

'나 그리고 가족 > 자작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빈 둥지 증후  (0) 2008.02.13
첫눈  (0) 2008.02.05
[스크랩] 억새꽃  (0) 2008.01.30
호랑이 장가드는 날  (0) 2008.01.30
근황(近況)  (0) 2008.0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