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옛적

2007. 8. 15. 08:24나 그리고 가족/자작시

정월 초하루를 기다리며..

 

 

옛날 옛적

 

            麗尾 박인태

 


어느 가난한

아버지


섣달 그믐밤

동네가 내려 다 보이는

뒷동산에 올랐다


어둠이 

어둡지 않은 마을

집마다 

맛있는 냄새와

굴뚝 연기로 자욱하다

 

내집
병들은 부모님과

애비를 기다리는 철부지

가엾은 마누라가

눈에 아린다


이세상 

더 살아서 무엇하리

신세타령이나 

한가락 하고 가리라


순간 

어둠속

한 무리의 도깨비


어거지로 

볼에 붙은 혹을 떼이고

엽전 벼락을

맞았다

 

하지만

행복한 정월 초하루를

보냈다고 합니다.


옛날 옛적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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