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독(石)

2013. 5. 1. 16:50나 그리고 가족/자작시

 

불독(石)

 

                     麗尾박인태

 

사람이 소 여물을 먹어도

금방 죽지는 않는다.

위가 넷인 소는 먹다 뱉었다

겨우 소화하는데

울 할매는 늘 배가 아프다

가슴 복장이 쓰리다 했다.

자식들 못 먹여

가슴 친 울화통인 줄 알았지

 

주무실 땐 아궁이에 달궈낸

불독(石)을 꺼내 가슴에 안고 잤다.

잘먹여 볼록한 손주 놈 배를 쓰다듬으며

소화 잘되라고 이불을 덮어 주셨다.

그러던 어느 겨울밤

할머니는 불독을 안은 채

잠에서 깨어나지 못했다.

누운 자리에

염소가 똥을 싸고 갔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