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고향 조도(鳥島)

2012. 7. 27. 15:00나 그리고 가족/자작시

 

내 고향 조도(鳥島)

 

                    麗尾 박인태

 

고향!

누가 두고 왔다 했나요

오죽했으면

눈물 젖은 새벽 보리밥

물 말아 급히 먹고

허리 굽은 아버지가 노를 잡은

객선 맞이 전마선을 타고

옥소호에 몸을 실었습니다.

어머니

그 쇠갈퀴 같은 손으로

새벽 밭 매려 가실 때

불효 죄인은 쫒기 듯

고향을 떠나야 했습니다.

아가!

허튼짓 하지 말고

열심히 일해 돈 모아라

못난 부모가 죄인이다.

 

알았당께라…….

 

그 날

내 눈을 흘러내린 눈물이

조도 바다에 소리 없이

녹아 내렸습니다.

고구마도 맛있고

보리밥도 감사하지만

흰 쌀밥 실컷 먹고 싶어

서울사람 되려했습니다.

살아도 오래 살아도

절름발이 반쪽입니다.

 

힘들다 떠나 온 조도(鳥島)

돌아오고 싶었습니다.

돈 벌어서 가야지…….

돈 많이 벌어 어머이 아부지께

효도해야지…….

마음은 그랬는데

부모님은 기다려주시질 않고

먼저 가시었습니다.

뒤늦게

고향을 들먹이니 염치가 없네요.

부담 갖지 마십시오.

환영해 주시지 않아도 좋습니다.

여러분이 고향을 지킬 때

너희는 고향을 위해 무얼 했냐고

책망하신다 해도

고개를 숙이겠습니다.

 

오늘은 팔일오 광복절

흩어져 살던 형제자매가

모두 어울려 춤을 춥니다.

꿈에도 그리던 조도에서

신명의 잔치가 열립니다.

온갖 희생 감내하신

조상님이시여!

잘살아 보라 힘을 주신

부모님이시여!

아름다운

조도를 축복하소서!

우리 모두 손을 잡고

강강수월래 춤을 추렵니다.

 

미리 써보는

2012. 8. 15일 조도면민 체육대회 기념 축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