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래가 잘 마르는 날
2012. 4. 26. 15:56ㆍ나 그리고 가족/자작시
빨래가 잘 마르는 날
麗尾박인태
겨울이 아쉬운지
다 꺾인 기세의 허풍이 불고
봄은 이제 제철이라고
따가운 볕을 내린다.
모처럼 마당 장대 위를
빨랫줄이 타고 넘자
오색 빨래가 관능의 몸짓으로
느끼한 춤을 추기 시작한다.
바지빨래가 줄을 타고 와서
치마 빨래를 와락 감고
옆집 빨래는 담을 넘다가
땅바닥에 주저앉았다.
그런저런 사연으로 빨래대가
휘청거리는 사이
남은 겨울과 봄이 어울리는
빨래가 잘 마르는 날이다.
'나 그리고 가족 > 자작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떨어진 꽃이라도 밟지마세요 (0) | 2012.05.14 |
---|---|
자목련(紫木蓮) (0) | 2012.05.08 |
당신과 나(결혼 축시) (0) | 2012.04.09 |
동행(同行) 습작 (0) | 2012.04.06 |
새벽 (0) | 2012.03.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