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오는 날

2010. 1. 4. 10:13나 그리고 가족/자작시

 

 

눈 오는 날


                      麗尾 박인태


눈 오는 날은

속없이 들뜨고 즐겁다

몽근 체를 토닥토닥 흔들면

함지박에 하얀 떡 가루

소복이 쌓이듯

하얀 눈에 묻힌

건너 집 굴뚝에

가느다란 연기가

피어오르면

눈 속을 헤치고

마음은 벌써 달려가고 있다

포근한 이 밤

너도 행복을 이야기 하리라

온 세상 소복한

눈을 치우면 더 행복하리

곳간에 가득

하얀 양식을 쌓아 올리듯

호호 손을 문지르자

톡 톡 톡

싸래기 눈

봉창문 창살에 쌓이고

고요히 잠든 세상 저편

웃고 있을 네 모습 따라 웃는다.

 

2010. 1.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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