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와 단풍이야기

2007. 11. 10. 09:17나 그리고 가족/자작시

아가와 단풍이야기


                    麗尾 박인태

 

 

아빠!
저기 오색 단풍은
왜 떨어져 낙엽이 되나요


아가야!
나무가 겨울잠을 자려고
이불을 준비하는 거란다

 

잠을 자는 동안
키가 쑥쑥 자라는 너처럼
겨울에 나무는 굵어진단다

 

아빠!
떡갈나무를 보세요
가지에 아직 마른 잎이 있잖아요

 

아가야!
스스로 겨울을 준비하지 않으니
바람이 흔들어 주잖니

 

네 맘 아프게 하는 낙엽은
이제 대지의 따뜻한 품으로 돌아가
밝은 태양을 기다린단다

 

단풍잎이 떨어진 자리
새로운 이파리가 돋아나듯
아빠의 뒤에 네가 있잖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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