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민들레

2007. 8. 14. 17:58나 그리고 가족/자작시

 

민들레
                     여미(麗尾) 박인태

양지바른
도시의 골목 보도블록 사이
겨울을 이긴 키 작은
민들레가 노랗게 피었습니다.    
사람을 몹시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짓 밟혀서 많이 아플 땐
어느새 꽃을 피웁니다
행여 누가
아름답다고 말을 하면
수줍어서 밤새 지고 맙니다

노아의 홍수 때
땅에 붙어 방주에 들지 못한
머리가 하얗게 세어버린
노랑저고리를 입은 어머니
사랑의 이름으로 비천(飛天)
은빛 자유자가 되셨네요

무서리 견딜 때는
모습 찾아도 없는 것 같지만
그 뿌리 이 땅 깊숙이 자리 틀어
어느새
이봄 들녘을 뒤덮는
노오란 만지금(滿地金)
그댄 그 자리에 항상 있었습니다.

 

 

출처 : 한비문학
글쓴이 : 麗尾박인태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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