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철쭉(1)

2007. 8. 14. 17:57나 그리고 가족/자작시

 

철쭉(1)


                      여미(麗尾) 박인태


어찌하여

개꽃이라 부르시나요

붉은 꽃술에

유혹되실까 두려워서

천한 이름을 지어 부르십니까!

그러지 마소서

사랑받지 못하고 지고만

슬픔의 화신(化身)이랍니다



당신은

가끔 겉모습을 칭찬하지만

가까이 두고 그 향기를 구하지는 않습니다.

꽃잎을

어루만지며

사랑의 말도 속삭이지 않습니다.


남모르게

항상 외롭고 슬픈 꽃

먼 오래 전

사랑을 빼앗긴 한이 너무 커서

꽃잎에 조금 독한 묘약을 간직했음이

사랑받지 못할 죄가 되나요.


그러면

입마추지 마십시오

장미를 너무 사랑한

괴테처럼

당신도

개꽃잎 애증의 독에 취해

영원히 잠이 들까 두렵습니다.


당신을

너무  사랑하지만

먼저 고백의 말 못합니다

가까이는 원하지도 않습니다.

그냥

조금 떨어진

창가에 놓아두면

사랑해 주시는 줄 믿으렵니다. 



2007. 5. 1(아침에…….)




출처 : 한비문학
글쓴이 : 여미(麗尾)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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