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웃 / 고영민

2018. 1. 31. 17:58아름다운 세상(펌)/고운시

거웃 / 고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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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밑 언저리가 검게 그을려 있다

밭둑에 잠시 풀어놓은 불이

산으로 도망치려 했던

흔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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밭주인은 생솔가지를 꺾어 불을 얼마나 두들겨 팼을까

벌떡이던 심장,

꼬리 끝까지 참 말끔하게도 죽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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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목줄을 당기던 바람을 보았다 했나

타다 만 발자국이

아직

마른 숲 쪽을 향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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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민 시인
출생
1968년 6월 26일, 충청남도 서산
학력
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 학사
데뷔
2002년 문학사상 등단
수상
2016년 제4회 박재삼문학상
2012년 제7회 지리산문학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