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6. 7. 14:56ㆍ나 그리고 가족/자작시
鳥島 섬휘파람새
麗尾박인태
섬
鳥島에 들어오거든
배에서 내릴 때 맨발로 섬을 밟아보라.
무엇을 보려 애쓰지 말고
나를 자랑하려 티내지 마라
보고자 애쓰면 그냥 섬만 보이고.
좋은 신 신었거든 흙 묻을까
짠물 젖을까 걱정되지 않겠는가.
섬
鳥島에 들어와서는
좁은길 위 톳 널려 있거든
천천히 피하며 걸으면 된다.
맛난 음식점 찾지 말고
어류포 선창 골목 몇 안 되는 밥집에서
어설퍼 보이는 여주인이 끓여주는
장어탕을 냄비째 들고 나와
선창가에 늘어서 후루 후루 먹어보라
맛없다 투덜대면 돈 안받고 보내주마
섬
鳥島에도 새가 산다
수백년 수천년부터 사람과 살고 있다
후루룩 후루룩 맛나게 섬을 먹으면
도리산 동백나무 잎새 아래 숨은
겁 많은 섬휘파람새가
“호오 호오 호우힛! 호인 호인, 호호”
섬이 좋아 머물러 사노라 노래하리라.
너도 좋으면 다시 와라
“오(吾) 호(好) 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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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1. 鳥島 : 진도군 조도면 위치(다도해해상국립공원 내)
2. 섬휘파람새 : 철새이나 섬에 텃새로 서식
일반 휘파람새와 약간 다름(조도에 많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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