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1. 22. 14:50ㆍ고향 그리움/고향자료(글)모음
2주 앞으로 다가 온 민족 대 명절 음력설을 맞이하여 고향에 다녀왔다.
전라남도 진도군 조도면 여미리…….
몇 년 전부터 고향 집은 아무도 안 계시는 빈 집으로 남아있다. 2006년 12월 아버님이 돌아가시자 고향 산에 장례 지내고 나서
갑작스럽게 어머님이 편찮아지는 바람에 대처로 나와서 병원에 치료하다가 결국은 현재 치매 및 거동 불편으로 인한 대소변 조절을 못하게 되어 천안 시립노인병원에 모시게 되었다.
그래서 현재 고향 조도에는 부모님이 안 계셔 고향집은 거의 폐허가 되다시피 방치되어 마음이 아프다.
그러나 꼭 이맘때면 부모님이 계시던 고향으로 달려가던 버릇을 몸이 기억하고 있다. 코미디 프로그램도 아닌데…….
지난 주 토요일 아침 6시 일어나자마자 마음 내키는 대로 차를 몰아 고향으로 달려가고 말았다. 요즘엔 도로가 너무 잘 개통된
까닭에 천안에서 진도 읍내까지 천천히 운전했는데도 불과 3시간이면 가능했다.
고향엔 여동생과 매제가 창리 마을에 살고 있어서 먹고 자는 걱정은 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분에 넘치도록 고향음식을 먹을 수 있었다. 토요일 도착해서 오후에 할머니와 아버님이 함께 계시는 동구리 좁은도 산소를 찾았다. 양지바른 산중에 두 분은 잘 계시는 듯 했다. 가지고 간 배 한 개와 생선 한 마리를 놓고 소주잔을 부어 드리며 인사를 올렸다.
"할머니. 아부지……. 설에 못 올 것이 뻔해서 미리 인사 올립니다.
죄송합니다. 용서하십시오. 염치없는 소원이지만 부디 우리 가족이 아프지 말고 나쁜 길로 나가지 않도록 돌보아 주십시오."
사실 그 말이 그 말이지만 차마 잘되게 해달라고 직접 빌지를 못하고 우회적으로 기원 드리며 조상님이 용서하시고 들어
주시리라 믿기로 했다. 여미리 장골 소재 작은아버지 산소를 찾아뵙고 소주한 잔 올리고 돌아가신 작은 아버지와의 추억을
잠시 그려봤다.
이 번 고향 방문엔 나름대로 큰 보배를 얻고 왔다.
우선 고향 특산 "번행초"의 생태를 관찰하고 겨울이지만 약간의 번행초를 채취하여 가지고 와서 차를 만들어 마시게 되었으니
그 첫 번째 복이요.
두 번째는 동구리 방주끼미 사구에서 갯무를 발견하여 몇 뿌리 캐서 먹었으니 2년 이상 묵은 무우엔 산삼보다 귀한 약효가
있으리라 믿어본다.
세 번째는 하조도 육동마을 앞에서 해변에 있는 샘물을 마셨다는 점이며 더불어 해변에 자생하는 염생식물인 갯잔디와
지채를 알아보게 된 점이다. 앞으로 이 염생식물이 여러모로 많은 연구 자료가 될 것이라 확신한다.
네 번째는 조도 지방의 전통 문화에 흠뻑 젖어 봤다는 점이다.
창리 매제 집에서 토요일 초저녁 부터 밤 12시 가까이 까지 달달한 소주와 맛난 음식(톳나물, 마른생선 찜, 무침 등)을 먹으면서, 고향의 민속공연 보유자님들과 삼다이, 진도 아리롱타령, 육자배기, 단가를 장구 장단에 춤을 추고 동참했다는 점은 나에게는
이보다 더 큰 행운은 없으리라.
부지런히 비디오에 그 감동의 순간을 담았으니 시간을 두고 편집해서 두고두고 고향이 그리울 때 행복을 느껴 보련다.
바삐 돌아 오느라 찾아뵈지 못했던 여미리 관광해설사 고향지킴이 조도의 왕자 김현민님을 만나뵈서 조금은 미안하고
한편으로 반가웠다.
금년 봄 조만간에 도다리가 잘 나오는 계절에 다시 조도에 달려가 짜릿한 손맛도 느껴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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