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정자와 난자에 관한 이야기 : 난자가 정자를 선택한다고 합니다(펌)

2013. 4. 10. 17:15아름다운 세상(펌)/고운글(펌)

좀 길지만 정자와 난자에 관한 이야기

출처 : 개똥맘님(yh0**)2010.01.27

 

여성이 일생 동안 배란하는 난자는 700만 개 안에서 선택된다!

 

여성의 생리가 시작되는 것은 대략 10세 전후부터. 매월 계속되어 폐경까지 약 30~40년 가까이 약 400_~500개의 배란이 이루어지게 된다.   그런데 이 난자는 언제 만들어진다고 생각하는가? 매달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정확히 말할 수는 없지만 태어나기 전, 즉 태아 때부터 이루어지고 있다. 스스로의 모습이 아직 확실해져 있지도 않은 수정 후 3주째 되는 날, 난자나 정자의 기초가 되는 세포가 나타난다는 것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생식세포는 수정 후 6주째에 남자아이라면 정자로, 여자아이라면 난자로 분화하기 시작한다. 정자의 경우는 태아 때 1회 분열만 하고 동면해 버리고, 사춘기가 되면 분열을 반복하며 완성된다. 그런데 난자의 경우는 세포분열을 계속 되풀이하여 수정 후 20주째에 700만 개의 난자의 기초가 성장한다.

그 수는 태어날 땐 100만 개, 사춘기에는 40만 개로 계속 줄어 그 중의 선택된 400~500개의 난자만이 성숙해서 배란된다.  지구에 생명이 탄생한 것은 35억 년 전이며, 이 긴 시간 동안 생명이 어떻게 후손을 번성시켜 왔는지 참으로 놀라운 시스템을 이루어 온 것이다. 몇 명의 자녀를 낳기 위해서 그만큼의 수가 준비되고, 생명을 내려 주는 몇 주간에 걸쳐 다음 생명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이다.

 

배란, 거기에는 숨막히는 드라마가 있다!

 

태아기에 생겨난, 난자가 되는 난원세포는 난소 안에서 영양세포에 둘러싸여 크게 자란다. 그리고 드디어 성숙한 난자가 좌우 한 쌍의 난소에서 번갈아 가며 월 1회 배란하게 되는 것이다.

이 배란의 순간을 TV에서 '경이로운 소우주'라고 소개한 바 있는데, 마치 화산 폭발과 같은 격심한 것이었다.  배란되는 순간, 우선 난자를 둘러싸고 있는 영양세포나 그 외의 세포가 심하게

내뿜어진다. 곧이어 난자가 내뿜어진 세포집단 안에서 터지는 것처럼 분출된다. 이렇게 하면 세포집단에서 배란된 난자는 안전하게 지켜진다. 이렇게 하여 배란된 난자는 난관의 끝에 있는 난관채에 멋지게 잡혀 난관으로 빠져 들어가는 것이다.

그러나 만일 난관채가 난자를 받아들일 수 없다면, 난자는 체강으로 흘러나와 수정할 수도 없다. 말하자면 위험한 내기라고 할 수 있는데, 왜 생명이 이렇게 불합리한 방법을 택하는지는 알 수 없다.  이러한 현상은 마치 물고기가 바다에 알을 낳아서 떨어뜨리는 모습을 보는 것 같다.

그 흔적이 인간의 배란에 남아 있는 게 아닌가 하는 것도 꼭 부정할 수만은 없다.

 

배란된 난자는 8시간이면 노화되어 버린다

 

난관 속으로 들어간 난자는 천천히 난관팽대부로 진행해 나간다. 그 이동을 돕는 것이 난관 내의 섬모이다. 이 섬모는 난자를 이동시킬 뿐만 아니라, 난자에 수정 능력을 주는 물질을 분비하고 있다고 한다. 즉, 난소에서 배출된 난자는 아직 완전하게 성숙되어 있는 게 아니라, 난관을 통과하는 사이에 수정 능력이 완성된다고 한다. 이러한 사실이 알려진 것은 체외수정 연구로부터였다. 체외수정을 위해 난소에서 난자를 직접 채란해 보니까 수정률이 대단히 저조했다. 그런데 난자를 난관에 접촉시키자 수정률이 올라갔기 때문에 이 사실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또 성숙한 난자의 수정시기는 대단히 짧아서 배란 후 8시간 정도가 지나면, 벌써 노화를 시작한다고 한다. 식물이나 동물이나 태어나면 모두 노화되어 죽는 것이지만, 그렇다고 해도 너무 짧은 일생이다. 그만큼 활력 있고 끝까지 선택된 최고 상태의 난자에 의해 수정의 드라마는 시작되는 것이다. 그것이 없다면 60조의 세포를 가진 인간의 탄생은 불가능하게 된다. 최후에 선택된 정자와 난자의 결합으로 비로소 이처럼 복잡한 생물이 탄생된다. 그것이야말로 생명이 탄생해서 35억 년에 걸쳐 진화해 온 긴 역사를 만들어 낸 것이다.

 

정자는 각각 다른 설계도를 갖고 있다

 

정자를 현미경으로 보면 거기에는 무수한 정자가 활기차게 움직이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그 형태는 난형의 머리와 긴 꼬리가 붙어 있어 마치 올챙이 같다. 이 머리 안에는 남성에게서 이어받은 DNA라는 유전정보가 들어 있다. 구체적으로는 체격, 성질, 체질이라고 하는 그것은 사람이 훨씬 몇 대 전부터 이어받아 온, 먼 조상의 유전자 설계도라고 해야 할 것이다.

정자의 설계도는 인간의 얼굴이 전부 다르듯이 정자 하나하나마다 모두 다르고 어느 하나도 똑같은 것이 없다. 난자도 마찬가지로 각각 다른 설계도를 갖고 있다. 세상에 똑같은 인간이 없다는 말은 난자와 정자가 결합하기 전부터 이미 다른 게 정해져 있는 것을 의미한다. 즉, 생명의 존재는 어디까지나 개성적이고 강한 자기 주장을 갖고 태어난다. 그렇다고 해도 늘어놓으면 1.5미터나 되는 DNA가 어떻게 그런 작은 정자의 머리에 들어가 있는 것일까?

일반적으로 세포 내의 DNA는 나선형으로 감겨져 있는데, 이런 형태라면 많은 체적을 필요로 하게 된다. 그런데 정자 머리의 DNA는 나선형을 풀고 하나의 선 모양으로 들어 있다.

 

정자의 사명은 DNA를 난자로 운반하는 것

 

정자는 인체의 60조나 되는 세포 중에서도 0.05mm로 제일 작은 세포이고, 또 특이한 세포이다. 생성되는 목적은 오로지 머리에 들어 있는 유전정보를 난자로 운반하는 것뿐이다. 그 목적을 위해, 그 목적 때문에 특수화되어 있고 목적에 필요없는 것은 형성과정에서 소멸되어 버린다. 그래서 다른 세포에서 볼 수 있는 골지장치나 소포체라는 세포 내의 기관도 없다.  있는 것은 유전정보로 꽉 차 있는 머리, 그리고 정자의 에너지 저장고인 미토콘드리아와 이 미토콘드리아의 에너지를 사용하여 움직이는 꼬리 뿐이다.

정자는 외부에서 에너지를 받지 않고 수정까지의 먼 도정을 나아간다. 그러므로 될 수 있는 한 에너지 손실을 적게 해야 한다. 이런 의미에서도 최소한의 필요 기관만으로 구성되어 있는 것이다.

또 사정되는 그 순간까지 꼬리는 활동을 정지하고 있으며 정자가 존재하는 정소도 체온보다 낮은 온도를 유지하고 있다. 이것도 모두 에너지 손실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어쨌든 사정 후 약 35분이 지나면 정자는 힘이 없어진다. 즉, 에너지가 떨어지는 것이다. 짧은 시간을 유효하게 쓰기 위해 사정된 정자들은 난자를 향해 탄환 로켓처럼 질내를 질주해 간다.

 

정자를 만드는 주머니인 음낭이 외부에 붙어 있는 이유는?

 

남자의 급소에 야구공을 맞으면 죽을 만큼 아프다. 이것은 체험한 사람이 아니라면 알 수 없을 것이다. 물론 약한 곳이라는 이유도 있지만, 그것뿐만은 아니다. 음낭에 들어 있는 고환이 맞은 충격으로 배쪽으로 올라가 버리기 때문이다. 음낭은 정자를 만들기 위한 대단한 중요한 주머니이다. 그런데 그것이 왜 바깥쪽에 나와 있는 것일까?

그것은 고환이 배 안에 있으면 정자를 만들 수 없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신체 내부의 온도는 너무 높아 정자를 만들 수 없는 것이다. 그래서 일부러 바깥쪽에 주머니를 내어 체온보다 2~3도 낮은 온도로 유지시켜 그 곳에서 정자를 만든다.

그런데 고환이 애초부터 바깥 주머니에 들어 있었던 것은 아니다. 처음에는 뱃속에 생겨 점차 아래로 내려와서 주머니로 들어가는 것이다. 그 시기는 수정 후 7개월 정도쯤이라고 한다. 그러나 좀처럼 내려가지 않는 아기도 있어 그것을 정류고환이라고 한다. 이것은 이상한 것은 아니며, 신생아의 7__8%의 비율로 볼 수 있다고 한다. 대개 1세 정도까지는 내려오는데, 1세를 지나도 내려오지 않는 경우는 수술로 끌어내리게 된다.

만일 이것이 잘 되지 않은 경우는 정자를 만들 수 없게 된다. 아직 배 안에 고환이 있으면 이 곳에서 암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제자리고 들어가지 않으면 여러 가지 지장을 초래하는 것이다. 역시 몸 바깥쪽에 위치해서 다소 아픈 일이 있더라도 그것을 자랑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덧붙여 말하면, 급소에 공을 맞아 고환이 배로 올라가 버린 경우에는 허리 주위를 뒤에서 콩콩 두드리거나 제자리 뛰기를 하거나 하면 고환이 원래대로 주머니 안으로 내려오게 되므로 안심해도 된다.

 

 

정자는 여러 가지 장애를 극복하면서 난자를 향해 나아간다

 

여성의 질 안에 사정시킬 수 있는 정자 수는 2~3억이라고 한다. 그 대량의 정자군단이 자궁에서 난관을 거쳐 수정 장소인 난관팽대부에 도달하는 셈인데, 거기까지 여러 장애를 넘지 않으면 안된다. 최초의 관문은 자궁경관에 있는 점액인데, 이 점액은 배란시기가 되면 양이 보통의 10배나 증가해서 정자를 기다려 맞이한다. 또 정자가 활발하게 움직이는 pH7~8.5라는 알칼리성의 상태가 되는 것도 배란기이다.

정자는 산성에 약하고 알칼리성에는 강한 성질이 있으나 점액은 대부분 산성이다. 다시 말해서 배란기 이외에 사정된 정자는 자궁 경관에서 죽어 버리는 것이다. 이 점액 사이를 지나가면서 약한 정자는 점점 탈락해 간다. 그리고 자궁강으로 들어간 정자들은 자궁 내막으로 나아간다. 이때 제2의 시련이 기다리고 있다. 그것은 정자의 침입을 알고 백혈구가 증가하여 정자의 일부는 이 백혈구에게 잡아먹힌다.

그것도 잘 피해낸 정자는 난관으로 나아가는데 여기로 들어가는 정자는 1,000~5,000개 중에 고작 1개에 불과하다. 게다가 잘 들어갔다고 해도 난관의 내부를 덮고 있는 섬모는 자궁을 향해 내려가는 난자의 이동을 도와주는 활동, 즉 정자의 움직임과는 반대로 움직이고 있어 여기에서도 또 떨어져 나간다.

이렇게 해서 겨우 난자로 다가간 정자 중 단 1개만이 수정에 성공한다. 정말로 정신이 아찔해지는 이야기이다. 많은 정자 중에는 좋은 유전자를 가진 정자만 있는 것이 아니라 나쁜 유전자를 가진 것도 있다. 이것이 난관을 통해 나아가는 과정에서 강한 것, 즉 좋은 유전자 소질을 가진 것만이 살아 남아 수정에 성공하는 것이다. 보다 좋은 생명을 만들고자 정자를 체로 치듯 단 하나를 선택하는 이 시스템 때문에 인간의 역사가 지금까지 계속되어 왔다고 볼 수 있다.

 

 

 

난자를 순회하는 정자는 2~3억 개 중 100개뿐

 

최후의 최후까지 심한 경쟁 경주에서 살아 남아 난자를 순회하는 정자는 불과 100개 이내라고 추측되고 있다. 다시 말해서 2~3억이라고 하는 정자의 200만 분의 1의 확률이다. 그런데 이 100개라는 숫자는 단순한 우연이 아니라, 그 나름대로의 의미가 있는 것 같다. 시험관 안의 난자 주변에 필요 이상으로 많은 정자를 둔 실험에서는 1개 이상의 정자가 난자 안에 침입해 버리는 확률이 높게 되어 다 정자 수정에 의한 염색체 이상란이 되어 버린다. 다시 말해 난관에 들어가는 정자의 수를 제한함으로써 이상란의 발생을 방지하고 있다. 이러한 방위 시스템이 자연의 메커니즘 안에서 확실하게 움직여지고 있는 것이다.

 

정자의 경주(race)는 남성을 만드는 Y염색체가 단연 유리하다

 

사정된 수천 수억의 정자 중에는 X염색체와 Y염색체가 절반씩 떠 있다. 이 어느 쪽인가가 X염색체의 난자와 결합하여 XX가 되면 여자아이가, XY가 되면 남자아이가 생긴다. 수정의 확률로 보면 120~160대 100의 비율로 Y쪽이 높다. 이것은 Y염색체를 가진 정자가 X염색체를 가진 정자보다 유선형으로 흐름이 빠르고 내구력도 있기 때문이다. 즉, 남자는 정자 때부터 여자보다 유리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꼭 그렇다고만도 볼 수 없다. 왜냐하면 수정하기 전부터 에너지 소모가 격심하여 그만큼 유산할 가능성도 높기 때문이다. 태어난 후에도 마찬가지로 남자아이 쪽이 더 약하다고 하는데, 확실히 생후 몇 개월 내로 죽는 남자아이는 여자아이보다 30%나 많다고 한다. 애초에 Y염색체의 수정률이 높다고 하는 것은 원래의 약함을 수로써 커버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정자의 수가 많은 것은 자연도태 때문만도 아니다

 

최근 체외수정의 연구가 활발해져 대리모 등 여러 가지 화제를 일으키고 있는데, 그 연구 결과 정자 수가 많은 것은 자연도태를 방지하기 위한 것만은 아니라는 것도 알려졌다. 즉, 단 하나의 정자만으로는 난자와 수정할 수 없다는 말이다. 난소에서 수란관 안으로 배출된 난자에는 그 성숙을 돕고 있던 영양세포가 몇백 개 붙어 있다. 다시 말해 많은 정자와 수정하지 않기 위하여 바리케이드를 치고 있는 것이다. 정자는 우선 이것을 해결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 곳에서 난자까지 겨우 도착한 정자들이 협동하여 난자로 돌진해 세포를 따돌려 버리는 것이다.

그때까지는 누가 살아 남을까 하여 심한 경쟁 경주를 펼쳤는데, 여기에 와서는 한 개의 정자를 난자로 보내기 위해 협동하여 작업을 하는 묘한 희생애를 보게 된다.

 

단 하나의 정자가 난자에 들어가는 순간 문이 닫힌다

 

이윽고 영양세포의 모습이 사라지면 이번에는 난자의 바깥 측에 있는 투명대를 격파해야 한다. 이 투명대는 난자를 보호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이종 간의 수정을 막아 주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이것은 투명대의 표면에 동종의 정자밖에 결합할 수 없는 장치가 있기 때문이다.

ZP__O라고 불리는 당단백질의 활동으로 종류가 혼잡하게 섞이지 않도록 하고 있다. 만일 이 투명대를 제거해 버린다면 어떻게 될까? 그야말로 이종의 정자들이 모두 난자 안으로 들어갈 수 있게 된다.

그런데 수정이란 아버지의 유전자를 가진 염색체 한 쌍과 어머니의 유전자를 지닌 염색체 한 쌍이 반듯하게 2열로 서서 세포분열을 시작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만일 난자 안에 정자 몇 개가 들어 있어 부계의 염색체가 몇 쌍을 이룬다면 그야말로 대혼란이 일어날 것이다. 투명대는 이것을 방지하는 역할도 한다.

요컨대 한 개의 정자가 난자에 돌입하면 곧바로 난자의 주변에 단단한 수정막이 생겨 다른 정자는 들어갈 수 없게 된다. 이처럼 수정이라는 드라마는 실로 엄격하고 정확하게 이루어진다고 할 수 있다.

 

 

 

정자는 무엇 때문에 고생하여 난자에 도착하는 것일까?

 

난자까지의 도정은 정자들에게는 최초의 여행이다. 길잡이도 지도도 없다. 그런데도 어떻게 안간힘을 다해 도착하게 되는 걸까? 그것은 아무래도 난자로부터의 신호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해

파리 등을 사용한 실험에 의하면, 정자 자체는 다만 아무렇게나 움직이고 있을 따름인데 난자를 가까이 두는 순간 일제히 난자를 향해 나아간다는 것이다.

즉, 난자에서 어떤 물질이 나와 정자를 유도하거나 활발하게 움직이게 하고 있는 것 같다. 인간에서는 실증되지 않았지만 원리는 같지 않을까 생각된다. 또 정자가 난자에 들어갈 때에도 정자가 투명대를 부수고 강인하게 들어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그와 반대로 난자의 표면에 있는 섬모가 정자를 물어 끌어들인다. 다시 말해 수정의 주도권은 어디까지나 여성 쪽에 있는 것이다.

 

섹스를 즐기는 것이 가장 확실한 수정법

 

아이를 갖고 싶을 때는 배란일을 전후하여 집중적으로 섹스하는 방법이 일반적인 상식이다. 그러나 이때는 임신해야겠다는 긴장감 때문에 오히려 임신이 어렵다는 것이 통계상으로 나와 있다.

그러면 확실한 수정법은 무엇일까? 그것은 서로의 욕망이 일 때 자연스럽게 즐거운 기분으로 즐기듯 섹스하는 것이다. 섹스할 때 여성이 성적으로 흥분해 감에 따라 자궁경관에서 점액이 나오는데, 이 점액이 많이 나오면 나올수록 질의 내부는 알칼리성이 된다. 평소의 질은 산성도가 대단히 높기 때문에 산성에 약하고 알칼리성에 강한 정자에게는 매우 좋은 상태로 만들어 주어야 임신의 가능성이 높아진다.

또 여성의 경우 성욕이 강해지는 때가 배란기라고 한다. 요컨대 점액의 양이 배란기에 가장 많이 나오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때가 임신의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도 사실이다.

 

 

 

난자가 정자를 선택한다

 

난자가 정자를 선택하는 그 선택의 기준은 무엇일까? 연구자들이 그것을 발견한 것은 그리 오래전 일이 아니다 난자는 유전자 식이 자기 것과 가장 다른 정자를 선택한다 자연은 유사성이 아니라 차이를 통해서 풍요로워진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임신’은 교활한 난자와 2등 정자의 만남

 

과학향기

 

밤 10시. 태연과 엄마, 아빠 온 가족이 스스슥~ 빠른 동작으로 쿠션을 하나씩 안고 소파에 자리를 잡는다. 다들 신령스러운 무언가를 앞둔 듯 무척 경건한 태도로 TV를 뚫어지게 쳐다본다. 드디어 드라마 시작! 모든 드라마가 그렇듯, 무척이나 잘난 여러 명의 남자들이 가난하고 별로 예쁘지도 않으면서 성격만 활발한 어벙한 여자가 좋다고 경쟁을 벌인다.

“여보, 도대체 저런 여자가 뭐가 좋다고 저 훤칠하고 돈 많은 남자애들이 죽자 살자 매달리는지 몰라. 나보다 훨씬 못났구만.”

“당신은 매번 흉보면서도 왜 그렇게 열심히 드라마를 보나 몰라.”

“엄마 아빠는 진짜 모르는구나. 난 다 아는데. 원래 처음에 사람이 만들어질 때도 정자들이 난자를 만나려고 미친 듯이 달려가잖아요. 그런데 수 억 마리가 달려가도 1등으로 도착하는 정자만 난자를 얻을 수 있죠? 수많은 정자가 난자에게 달려가듯, 수많은 남자들이 한 여자를 차지하려고 싸우는 게 바로 인생인거죠.”

 

엄마, 아빠는 멍해져서 태연을 바라본다. 드라마와 태아 수정의 과정이 도대체 무슨 상관인지 알 수 없는 표정이다.

 

“그런데 태연아, 네가 뭔가 좀 잘못 아는 게 있구나. 실은 1등이 아니라 2등으로 도착한 정자가 난자와 만나게 된단다. 보통 정자는 한 번에 1~2억 개 정도가 방출되고, 자궁에 들어간 정자들은 나팔관까지 15~20cm의 힘든 여행을 하게 되지. 다행히 자궁이 정자를 끌어들이는 운동을 하기 때문에 난자까지 가는데 그리 많은 시간이 걸리진 않지만, 질 내에서 분비되는 산성 물질에 죽기도 하고, 자궁경부에 사는 대식세포에 잡아먹히기도 하고, 때로는 방향을 잃어버리기도 한단다.”

 

“아니, 그렇게 어려운 과정을 뚫었으면 1등으로 도착한 정자가 난자를 만나는 게 맞잖아요. 그게 제일 힘이 쌔고 똑똑한 놈이니까요.”

 

“그러나!! 1등 그룹 수백 마리들은 장렬히 살신성인 하는 것을 선택한단다. 정자와 난자가 만나려면 먼저 난자를 싸고 있는 난구세포를 없애야 하는데, 그 일에 온 힘을 쏟고는 그만 지쳐서 쓰러져 버리지. 진정 멋진 싸나이들 아니냐!!! 그러고 나면 2등 그룹들이 도착하고, 그 가운데서 가장 운동성이 좋은 놈이 난구 안쪽의 투명대를 통과해 난자의 세포막과 결합한단다.

그렇게 정자를 받아들이면 난자는 투명대를 두껍게 만들어서 다른 정자가 들어오지 못하게 막아버리지.”

 

“헐~ 대박!! 그럼 내가 1등이 아니라, 1등의 희생을 밟고 얍삽하게 기회를 노린 2등 정자로부터 태어났단 말이에요? 완전 실망이에요!!”

 

“얍삽한 걸로 따지자면 난자도 뒤지지 않아요. 보통 정자만 경쟁을 하고 난자는 그냥 가만히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전혀 그렇지 않단다. 오히려 더 교활하지. 배란이 되려면 난포가 성숙돼야 하는데, 보통 월경 85일 전부터 여러 개의 난포가 같은 출발선 위에 서서 경쟁을 시작한단다.

아, 여기서 난포란 난소조직에 있는 주머니 모양의 세포집합체로 난자를 포함하고 있어. 아무튼 경쟁을 시작한 난포는 가장 성장이 빠른 우성난포가 경쟁자를 제거하기 위해 교활한 꼼수를 쓰게 되는데, 다량의 여성호르몬을 만들어 자신의 성장은 촉진시키고 난포자극호르몬(FSH) 분비를 억제해서 다른 난포들은 퇴화하도록 만들어버리는 거지. 그렇기 때문에 같이 출발했다 해도 가장 뛰어난 난자 하나면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배란을 하게 된단다.”

 

“와~ 완전 드라마에요. 형의 희생을 딛고 얍삽하게 여자를 차지하는 동생과, 여러 자매들이 가진 것을 쪽쪽 빨아서 결국 자신이 모든 걸 차지해 버리는 교활한 여자. 드라마 속 인간의 본성이 정자와 난자 시절부터 생겨난 것이 아닌가 싶어요.”

 

“대단한데? 드라마 박사가 따로 없구나!”

 

“제가 공부는 꼴찌지만 드라마 분석은 일등이라고요. 그런데 아빠, 그렇게 힘들게 정자와 난자가 만났으니까 그 다음부터는 고난 없이 아기가 만들어지는 거죠?”

 

“그게 그렇지 않아요. 수정란에서 배아가 형성된 이후에도 70% 정도는 자궁 안에서 살아남지 못한다고 해. 이 가운데 절반 정도는 임신이 됐다는 사실도 느끼지 못하지. 유전적으로 결함이 있는 태아는 자연적으로 유산이 되고, 자궁이나 엄마의 건강상태에 따라서도 유산이 되고 말이다. 다시 말해서, 우리 태연이는 수억 대 일의 경쟁을 뚫은 데다 유전적으로도 아주 훌륭했기 때문에 이렇게 태어날 수 있었던 거란다.

 

그런데 우리 태연이, 이런 일에 관심 많은걸 보니 사춘기가 된 건가?”

태연은 가소롭다는 듯이 엄마 아빠를 보며 썩은 미소를 날린다.

“흥! 제가 아직 아이로 보이세요? 벌써 알만한 건 다 안다고요. 제 출생의 비밀을, 엄마 아빠가 도대체 무슨 짓을 해서 제가 태어났는지, 이미 다 알고 있었다고요!”

엄마와 아빠, 얼굴이 벌개져서 서로를 바라본다.

“두 분이 사랑을 하셨겠죠. 그런데 친할머니가 죽어라 반대를 하셨을 거예요. 그건 엄마가 친할머니 첫사랑의 딸이었기 때문이었죠. 할머니는 엄마와 아빠가 배다른 오누이라고 생각하셨던 거예요. 그런데 사실은 그게 아니었어요. 할머니와 첫사랑 사이를 찢어버린 집안의 원수가 있었고, 아빠는 마침내 그 원수를 찾아내 인생을 망가뜨려 버렸어요. 복수를 하신 거죠. 그리고 끝내 어머니와 결혼을 쟁취해내셨고, 저같이 완벽한 딸을 얻게 되셨어요. 어때요, 제 말이 정확히 맞죠?”

엄마, 아빠 넋이 나간다. 아빠, 당장 TV를 꺼 버린다.

“태연, 오늘부터 드라마 한 달간 금지! 드라마 중독 부작용이 심해도 너~무 심해~!”

 

 

 

글 : 김희정 과학칼럼니스트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에 있습니다.

출처 : 팔도 문학
글쓴이 : 麗尾 박인태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