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춘향가 판소리 원문

2009. 7. 30. 18:09아름다운 세상(펌)/고운글(펌)

 춘향가 판소리 원문

광한루
[아니리]
도령 : 네말을 들어보니 광한루가 제일 졸듯허구나 그러면 내 오늘 광한루구경 갈터이니
나귀안장 속히지어 사또님 아르시쟎게 삼문밖으로 대령시켜라
방자 : 예
[자진머리]
방자 분부듣고 나귀안장을 짓는다
홍영자공 산호편 옥안금천 황금륵 청홍사 고운굴레 상모물려 덤벅달아 앞뒤걸처 질끈매
층층다래 은엽등자 호피도듬이 좋다.
도련님 호사헐제 옥골선풍 고운얼굴 분세수 정히허고 긴머리 곱게따아 갑사댕기 듸렸네
선천동우주 겹저구리 당모수 상침바지 외씨같은 고운발 극상세목 보선지어 남 수갑사로
대님매 진안모수 통행전 쌍문초 겹동옷 청중치막에 도복바처 당 분합띠매고 갑사복건
만석당혜 나귀등에 선듯올라 뒤를싸고 앉은후 채금당선 좌르르펼처 일광을 가리우니
할일없는 선동이라 관도성남 너른길 기봉하에 나는티끌 광풍좇아 펄펄 도화점점 붉은꽃
보보향풍 뚝떨어져 쌍옥계변에 네발굽 걸음걸음이 생향이라 일담선풍 도화색 위절도
적토마가 이걸음을 당헐소냐 가련인마 산광휘니 만성견자 수불애랴 취과양주 귤만거의
두목지 풍채로구나 호호거리고 나간다

적성가
 이몽룡이 방자를 재촉하여 남원 구경을 나가 광한루며 오작교를 둘러보고 노래하는 대목이다.
[진양조]
"적성(赤城)의 아침날에 늦은 안개가 떠 있고 녹수(綠水)의 저문 봄은 화류동풍(花柳東風)
둘렀는디. 요헌기구(瑤軒綺構) 하최외(何崔嵬)는 임고대(臨高臺)를 일러 있고,
자각단 루(紫閣丹樓) 분조요(分照耀)는 광한루가 이름이로구나.

광한루도 좋거니와 오작교가 더욱 좋 다. 오작교가 분명하면 견우직녀가 없을소냐?
견우성은 내가 되려니와 직녀성은 게 뉘랴 될 고. 오늘 이곳 화림중(花林中)에
삼생연분(三生緣分)을 만나를 볼까."   

방자와 춘향이 문답하는데
[아니리]
춘향이 깜짝 놀라 그네 아래 내려 서며 "이아고 깜작이야 이에 너 무슨 소리를 그렇게
지르느냐 조금 허였드면 낙상 할번 허였다"
"허 허 세상이 어찌 되였든지 시집도 안간 처녀가 낙태 했다네"
"내가 낙상 이렛지 언제 낙태라고 허드냐"
"하하하 그건 웃음엣 말이로되 춘향아 딱헌 일이있어 왔다"
"무슨 딱헌 일이란 말이냐"
"또자제 도련님이 광한루 구경 나오셨다가 너를 보고 불러 오라 허시기에 할일 없이
건너 왔으니 어서 바삐 같이 가자"
"제오신 도련님이 나를 어찌알고 부르신단 말이냐 네가 도련님 턱밑에서 춘향이가
어떻니 춘향모가 어떻다느니 종알종알 죄 까바쳤지"
"허허 요게 제행신 그른지는 모르고 날다려 까바쳤네"
"내가 행신 그른게 무엇이란 말이냐"
"그르기사 그르제 네 그른 내역을 내 이를게 들어 보아라 "

[중중머리]
"네 그른 내역을 들어봐라 네 그른내역을 들어봐라 계집아해 행실로서 여봐라 추천을
허량이면은 네집 후원에다 그네를매고 은근히 뛰는게옳지 광한루 머잖은듸 또한 이곳을
논지허면 녹음은 욱어지고 방초는 푸르러 앞냇 버들은 초록장 두르고 뒷냇 버들은
청포장둘러 한가지는 찌여지고 한가지는 느러저 광풍이 불면 흔들 우줄우줄 춤을 출제
외씨같은 두발 맵시는 백운간에서 해뜩 홍상자락은 펄렁 도련님이 보시고 너를부르셨지
내가 무슨말을 허였단말이냐 잔말말고 건너가자"

[아니리]
"못가것다"
"아니 양반이 부르시느듸 천연히 못간다고 허여"
"도련님만 양반이고 나는 양반이 아니란 말이냐"

"흠 너도 회동 성참판의 따님이라 양반은 양반이지마는 너는 절름발이 양반이라 쓸데
없는 말이니 어서 바삐 건너가자"
"양반이든 아니든 나는못가"
"그렇다니 더 말 않겠다마는 너 좋은 홍성 놓친다 이애 춘향아 사또자제 도련님은 얼굴이
관옥이오 풍채는 두목지요 문장은 이태백 필법은 왕희지라 세대 충효대가로서 지벌은
연안이오 회가는 청풍이오 가세는 장안갑부라 남편을 얻으랴면 이런 남편얻지
시골남편을 얻으랴고"
"이애 남편도 서울남편 시골남편이 다르단말이냐"
"그렇지야 영웅호걸이 삼길때는 산수정기를 타고나는 법인데 산세로두고 일러도
서울산세 시골산세가 다르니 내 이를게 들어보아라"

[자진머리]
"경산도산세는 산이 웅장허기로 사람이 나면 정직허고 전라도산세는 산이 촉하기로
사람이 나면 재조있고 충청도산세는 산이 순순허기로 사람이 나면 인정있고 경기도로
올라 한양터보면 자른목이 높고 백운대섰다 수락산 떠러저 북주가 되고 종남산이
안산이오 관악산이 청룡 만리재 백호라 동작이 수구막혀 천부금탕되었으니 만호장안이
이아니냐 사람이 나면 선할때 선하고 악허기로들면 별악지성이라 양반근본을 이를진데
부원군대감이 당신 외삼촌이오 이조판서가 동성조부님이오 시즉 남원부사 당신 어르신네
만일 네가 아니가면 내일아침 조사끝에 너의 노모를 잡아다가 난장형문에 주릿대 방망이
마줏대 망태거리 한춤을추면 굵은뼈 부러지고 잔뼈 어실러져 얼맹이 쳇궁기 진가루새듯
그저 솰솰샐이니 무남독녀 네마음에 그 소견이 어떻겟나 내가 이리권하기는 위초요
비위조라 너 위허여서 헌 말인데 끝끝내 고집허니 갈테면 가고 말테면 마러라 나는간다
나는가 떨떨거리고 내가 돌아간다"

[아니리]

이렇듯 방자가 을러데고 도라서는데 춘향은 얼굴을 가만히 들어 도련님을 잠간 바라보니
늠름허게 서있는양 군자의 거동이오 맑은 기운이 사람에게 쏘이치니 열사의 기상이라
방자 얼렁얼렁 허는 소리에 속은듯이 방자를 다시 불러

"방자야 저-" 방자 선듯 알아채고
"저-고 무엇이고 춘향아 네호강 네팔자는 말할것도 없거니와 미륵님 살찌기는 석수
솜씨에 매었다고 중매쟁이 방자이놈 네네덕으로 소년수로 한등 해먹잣구나"
"글세 방자야 존중허신 도련님이 비루헌 상한의 몸을 부르시니 감격허고 황송허나
여자염치 못가겠다 도련님전 그대로 여쭈어라"
허고 돌아서는지라 도련님은 춘향있는 곳만 바라보고 있다가 화가 잔득나서 돌아오는
방자를 보고 "이자식 어찌 너 혼자 오느냐" "혼자고 무엇이고 안간다고 안간다고해도
가라고 가라고 허시더니 춘향이가 도련님보고 별별욕을 다헙듸다"
"욕을 무엇이라고 허드란 말이냐"
"그런 염치없는 양반이 부른다고 염치있는 처녀가 어떻게 가느냐고 헙디다"
도련님은 춘향있는 곳을 다시 바라보다가 곧 울상이 되어가지고
"방자야 춘향가고 없다"
"가고없는듸 어쩌란 말씀이요 그만저만 좀 드러가십시다"
"이애 방자야 춘향집이나 좀 일러다오"
"처분이 그러시면 도련님이 소인놈보다 키가 적으시니 이리오셔서 엄지발로
이렇게 서시요" 하며 엄지발로 딛고서니 도련님이 춘향집 볼욕심으로 방자식히는데로
허든것이였다 방자놈은 도련님을 엄지발로 세워놓고 춘향집을 가르키는듸 .

[진양]
"저건너 봉황대밑에 청계상 양류교변 다리건너 큰대문이요 동편은 송정이며 서편은
죽림인데 사시장청 동백나무 우뚝솟은 벽오동과 취병으로 둘은속에 뚜렷이 보이는것이
저게 춘향의 집이옵고 그뒤에 북편화초사이로 은현히 보이는 저게 춘향의 부용당이라
허옵니다" 도련님이 원체 춘향을 잘 봐논것이 춘향집도 잘보셨겄다.
"이애 거 허고 사는것도 한다는 사대부댁 같구나 내 다리아퍼 더 못놀겠다"

방자 춘향 그른 내역 따지는 대목
방자가 춘향 그네 뛰는 곳으로 다가가 이몽룡이 좀 보자고 한다고 말을 전하자 춘향이
방자 를 나무란다. 그러자 방자가 춘향에게 '아녀자가 남들 눈에 다 띄게 밖에 나와서
그네를 뛰는 것부터가 잘못'이라고 반박하는 내용이다.

[중중모리]
그른 내력을 들어를 보아라. 네 그른 내력을 들어보아. 계집아해 행실로서 여봐 라 추천을
헐 양이며는 네 집 후원에다 그네를 매고 남이 알까 모를까 헌 데서 은근히 뛰는 것이
옳지. 광한루 머지않고 또한 이곳을 논지허면 녹음은 우거지고 방초는 푸르러, 앞내
버 들은 유록장(柳綠帳) 두르고, 뒷내 버들은 청포장(靑布帳) 둘러, 한 가지는 찌여지고,
또 한 가지는 펑퍼져, 바람이 불면 흔들, 우줄우줄 춤을 출 제, 외씨 같은 네 발 맵시는
백운간(白雲間)에 해뜩, 홍상(紅裳) 자락은 펄렁, 도련님이 보시고 너를 불렀지,
내가 무슨 말을 하였단 말이냐? 잔말 말고 건너가자.

이도령과 성춘향이 문답하는데 

[아니리]
도련님이 호걸 기남아로되 이런일은 처은 당허는 일이라 가삼이 울렁울렁 두군두군
쉰사헐말이 콱 맥혔지 까딱허면 퇴맞일가 자칫하면 수빠질가 무한히 묵념타가 겨우
생각고 허는말이 "네 답서에 글 지어 보낸것과 오다가 칠월편 읽는소리를 들으니 아조
시 전집일러라" 춘향이 대답허되 "밤깊고 잠은 없어 읽기는 허였으나 뜻은 모르고 읽어요"
말을 한번 주고 받어노니 도련님 그제야 말문이 열렸겄다.

"너의 성과나이는 방자에게 들었거니와 내 고향은 한양이오 너 있는곳 남원이라 경향이
멀었으니 소문도 서로 못들을데 사또 벼슬길이 허고많은 부사중에 남원부사 오시기
공교한 일이오 내 또한 출입없다가 그날 광한루 구경간일 굉교한 일이오 네 들어앉은
처녀가 그날 화림중에 추천헌일 공교한일이고 동갑으로 내시기도 천궁의 조화시니
우리 백년언약은 맺히고 꼭 맺히었지"

[춘향이 어짜오되]
천자풀이
이몽룡이 춘향 생각에 마음이 안 잡혀 글을 허투로 읽는 것을 보고 방자가 놀리자
이몽룡이 방자에게 천자문(千字文)을 재미있게 풀어 읽어주는 대목이다.

[중중모리]
자시에 생천하니, 불언행사시 유유피창의 하늘 천, 축시에 생지 허여 금목수화를 맡었으니,
양생만물 따 지, 유현미묘 흑정색 북방 현무 가물현, 궁상각치우 동서남북 중앙 토색의
누루황, 천지사방이 몇 만리 하루광활 집 우, 연대 국조 흥망성솨 왕고래금 집 주,
우치홍수 기자 추연 홍범구주 넓을 홍, 전원이 장무호불귀라. 삼경이 취황 거칠 황,
요순천지 장할시구 취지여일 날 일 억조창생 격양가 강구연월 달 월 오거시서 백가어는
적안영상 찰 영, 이해가 어이리더 디진고, 일종지첵의 기울 측, 이십팔수 하도낙서 진우
천강 별 진, 가련금야숙창가라 원앙금침 잘 숙 , 절대가인 좋은 풍류 나열춘추 벌일
의회월색, 삼경야의 탐탐정희 베풀 장, 부귀공명 꿈밖이라 포의한사 찰 한, 인생이
유수같이 세월이 절로 올 래, 남방천리 불모지라. 춘거하래 더울 서, 공부자의 착한
도덕 이와지사 갈 왕, 상성이 추서방지의 초목이 황락 가을 추, 백발이 장차 오거드면
소년 풍도 거둘 수, 낙목한천 찬 바람에 백설강산의 겨울동, 오매불망 우리 사랑 규중심처
감출 장, 부용작약의 새류중에 왕안옥태 부를윤, 저러한 고운태도 일생 보아도 남을 여,
이 몸이 훨훨 날아 천사만사 이룰 성, 이리 저리 노닐다 부지 세월 해세 , 조강지처는
박대 못하느니 대전통편의 법중율, 춘향 입 내 입 한데 대고 보면 법중 려자가 되것구나.

이도령과 성춘향이 사랑가로 노는데
[진양]
"사랑사랑 내사랑이야 어허둥둥 내사랑이지야 삼오신정 달밝은밤 무산천봉 완월사랑
목락무변 수여천에 창해같이 깊은사랑 월하에 삼생연분 우리둘이 만난사랑 어허둥둥
내사랑이지야 지리산 높은봉과 요천수맑은물의 산수정기 한데 모아 우리춘향 삼겼는가
전생의 연분으로 이생에 만났으니 추천허든 채색줄이 월로의 적승인가 내보든 광한루가
초왕의 양대련가 사랑사랑 내사랑이지 어어어어어허 두둥 내사랑이야 너죽어도 내못살고
내가몬저 죽거들랑 너도부대 못살어라 생전사랑이 이럴진대 사후기약이 없을소냐
너죽어서 될것있다 너는죽어 글이되되 따지 따곤 달월 그늘음 아내처짜와 계집녀짜
변이되고 나는죽어 글이될제 하늘천 하늘건 날일 볕양 지애비부짜와 아들자짜 몸이되어
계집녀짜 변에다가 아들자짜를 떧 부치여 좋을호짜로 만나거덜랑 나인줄을 알려무나"
"나는 그것 되기싫소"
"그러면 너죽어 될것있다 너는 죽어 꽃이되되 이백도홍 삼춘화가 되고 나는 죽어서
나비될제 화간쌍쌍 범나비되어 네꽃봉이를 내가 덤벽물고 바람불어 꽃봉이 노는대로
두날개를 쩍벌리고 너올너울 놀거들랑 나인줄로 알려무나"
"그것도 나는 되기싫소"
"그러면 죽어서 될것있다 너는 죽어 종로인경이 되고 나는 죽어 인경마치가 되어
새벽이면 삼십삼천 저녁이면 이십팔수로 뎅 뎅 다른 사람이 듣기에는 인경소리로
들리여도 우리둘이 듣기에는 내사랑 춘향 뎅 이도령서방뎅 그저 뎅뎅 치거덜랑
나인줄을 알려무나"

[아니리]
"나 아무것도 되기싫소"
"애 그게 웬말이냐 우리가 살아서 인연이 하 지중허기에 죽어서도 만나자는 말인데
마단말이 웬말이냐"
"정리는 그렀오마는 살어서 밑으로 생긴것도 원통헌되 죽어서도 날더러만 밑으로
가라니 재미없어 내사 싫소"
"이애 그러면 우리정리에 너를 우으로 생기게 못헐게 무엇이란 말이냐"

[자진중머리]
"사랑사랑사랑 내사랑이야 어둥 둥둥 내사랑이지 사랑이로구고나 내사랑이로다 어허둥둥
내사랑이야 그러면 너죽어 될것있다. 너 죽어 우으로 될것 있다. 너는 죽어서 매 웃짝되고
나는 죽어서 매 밑짝되어 사람의 손길이 얼른허면은 천원지방의 웃 짝으로 빙빙 돌거드면
너인줄을 알어주마"

[아니리]
"나 그것도 되기싫소"
"이애 위으로 갔어도 마단말이냐"
"위으로는 갔어도 가운데 주인삼아 따러다니는것 하나 꼴보기싫여 아무것도 안될나요"
"그는 네 팔자 소관이라 할수 없느니라 고만두고 우리 업고 좀 놀아보자"
"아이고 도련님은 험한소리도 다 허시요 업고 놀다가 미끄러운 장판방에서 넘어지면
어쩔라고 그러시요"
"이에 네가 모르는 말이로다 업고놀다 넘어지면 넘어지는체 허고 그말속 알어 듣것느냐"
도련님이 춘향을 업고 노는듸

[중중머리]

"둥둥내사랑 어허둥둥 내사랑 사랑이로고나 내사랑이로다 아마도 내사랑이야 천하일색의
내사랑 만고절색의 내사랑 사랑이로고나 내사랑이로다 선마둥둥 내사랑이야 이히이
히이히 내사랑이로다 아마도 내사랑이야 내사랑이지야 사랑애짜로 놀아보자 일년명월
금소다 천하만국 사랑애 초당연상 만권시서는 문장재사가 사랑애 세사는 금삼척이라
고금율객이 사랑애 생애는 주일배라허니 호걸주객이 사랑애 사창월색 삼경야 우리
두몸이 사랑에 이리보아도 내사랑 저리보아도 내사랑이지 내간간이지 둥둥둥둥
어허둥둥 내사랑 네가 무엇을 먹으랴느냐 네가 무엇을 먹으랴느냐 둥굴둥굴 수박
웃봉지 떼띄리고 강릉백청을 다르르 따라 씰랑 발라 버리고 붉은점만 가려 그것을
네가 먹으랴느냐"
"아니 그것도 나는 싫어"
"어둥둥 내사랑이야 그러면 무엇을 먹으랴느냐 능금을 주랴 포도를 주랴 뒷동산 올라가
시금털털 개살구 작은 이도령선데 네 먹르랴느냐"
"아니 그것도 나는 싫소"
"그러면 무엇을 먹으랴느냐 소잡아주랴 돗잡어주랴 양을 잡아주랴 닭을 잡어주랴 나를
통차 삶아주랴" "용천백이가 아이어든 사람을 어이 먹소리까"
"이애 춘향아 말들어라 사랑에 지쳐서 허는 말이로다 둥둥둥둥 어둥둥둥 내사랑"

[아니리]

"후유 이이고 고만 내리자"
탁 내려 놓더니
"이애 사랑도 품아시라 내가 너를 업었으니 너도 나를 좀 업어야지"
"내가 도련님을 무거워서 어떻게 업어요"
"내가 업듯이 허란말이 아니라 네 양 어깨우에다 내 두팔만 들어얹고 너 다니는대로
징검징검 따러다니면 그 아니 좋겠느냐"
춘향이가 도련님께 졸니다 못견듸여 도련님을 업고 노는듸 잔득 부끄러워 발 한자국
못옮기고 선자리에 꼭 서서 내서방이라고 허기도 부끄러워 방짜는 빼놓고 내짜 서짜만
가지고 놀든것이였다

[중중머리]

"둥둥 내서 어허둥둥 내서 둥둥둥둥 어둥둥둥 내서 도련님을 업고보니 좋을호짜가 절로나
부용작약 해 당화 탐화봉접이 좋을호 소상동정 칠백리 일생보아도 좋을호 단산구고
제일봉에 봉과황이 좋을호 동방화촉 깊은밤 삼생가약이 좋을호로다 둥둥둥둥 어허둥둥
내서"
도련님이 좋와라고
"이애 춘향아 말들어라 너와나와 단둘이 있는듸 무엇이 부끄럽단 말이냐 방짜마저 넣려무나"
춘향도 그제는 파겁이되어
"둥둥 내서방 어허둥둥 내서방 이리보아도 내랑군 저리보아도 내서방 내랑군이지
내서방이지요" 도련님이 좋아라고 대답을 백번천번 하는듸 그저
"와야 와야 와야 와야 어허둥둥 내사랑이로다 어둥둥둥 내딸이야" 

[아니리]

"어마나 도련님도 아니 삼강오륜을 잊으셨오 딸이란말이 웬 말씀이오"
"내가 삼강오륜을 잊다니? 잊었나 안잊었나 내 이를게 들어보아라 "

[자진머리]
"삼강오륜을 들어봐라 삼강이라 하는것은 서울에 한강이요 평양에 대동강 공주금강이
세강이니 이것이 삼강이요 오륜이라 허는것은 서울벼슬에 한성판윤 좌윤 우윤 경상도
경주부윤 평안도 의주부윤 이것이 오윤이니 내 어찌 잊었으랴 내딸되기가 원통허면
오늘부터 내가 너의 수양 아들이라도 되어주마"

[아니리]
"아이참 그게 아니오라 삼강에 부위부강과 오륜에 부부유별 그것 말씀이요 "
"애 오상에는 부창부창수라 허였으니 서방님 하자는대로 안허면 강상을 어김이라
허엿느니라마는 이것저것 다 고만두고 이모도가 너와나와 정에넘처 허는말이니
정짜 노래나 한번 불러보자 "

[중중머리]

"정짜노래를 들어라 정짜노래를 들어봐 담당장강수 유유원객정 하교불상송허니
강수원함정 송군남포 불승정 해남태수는 회우정 삼태육경의 백관조정 소지원정
주어인정 음식투정에 복없는방정 일정실정 논지를 허면은 네마음 일편단정 내마음
원형리정 양인심정 탁정타가 만일에 파정이 되거드면 복통절정에 걱정이되니 진정으로
완정허자는 그 정짜 노래로구나 어둥둥 내사랑 둥둥둥둥 어둥둥둥 내사랑"

[아니리]

그날밤 지낸후에 하로 이틀 한달 두달 날이갈수록 허물은 없어지고 정은 점점 깊어가니
도련님 생각으로는 밤낮없이 춘향집에서 살고도 싶지마는 엄부령시하라 낮에는 책방에서
글읽고 밤으로만 찾어가느듸 낮에 못가는걸로 밥만먹으면 오색당지에 풍월화답 편지
왕복을 어찌허든지 방자가 책방에있을 겨를이없고 춘향의집 머슴아가 되였겄다 그때
사또께서는 선치허사 동부승지 당상이라 내직으로 올라오라는 영이내리니 도련님을
불러 앉히고 "너는 요새 어디를 다니관대 책방에서 글소리도 아니나고 집안에 경사가
있어도 모르느냐 나는 홍은이 지중허사 내직으로 올라가게 되었으니 너는 내일
내행모시고 먼저 올라가거라 나는 예서 중기닦고 영문에 다녀 올라가겠다"

도련님이 이말을 들어노니 집안으로는 경사로되 춘향이별 헐일을 생각허니 정신이
아득허여 두눈에 눈물이 빙빙빙도라 사도앞에 눈물이 떨어지게 되는구나 눈만
깜짝거리면 눈물이 떨어질 모양이라 눈을 번히 뜨고있으나 아니 깜짝일수 있겠느냐
한번을 깜작그려노니 눈물이 주루루루루루 사또 깜짝놀래여

"너 이자식 어찌 우느냐 어찌 울어 응 말을해라"
도련님 겁결에 대답허되
"이런 경사를 종종당허오니 돌아가신 할아버지 생각이나서 울어요"
사또 가만히 들으시니 철모르는 자식이 집안에 경사있어 돌아가신 조부모님 생각해
우는것이 하도 신통허여
"오냐 내 색기야 네마음이 그럴진대 내마음이야 오죽 허겠느냐"
도련님 물러나와 내아로 들어가니 내아가 다 질거허여 극락세계 되었는듸 도련님은
말이없이 각중에 돌부처가 되였구나 저녁을 재촉하여 한술을 뜬동만동허고 할일없이
춘향집에 이별차로 나가는듸

만첩청산 (긴사랑가)
이몽룡과 춘향이 서로 얼르며 노는 사랑가이다. 자진 사랑가에 대하여 긴
사랑가라고도 한다.

[진양조]

만첩청산 늙은 범이 살찐 암캐를 물어다 놓고 이는 다 담숙 빠져 먹들 못허고 으르릉
어어앙앙 넘노난 듯 단산봉황(丹山鳳凰)이 죽실(竹實)을 물고 오동(梧桐) 속으 넘노난 듯.
유곡청향(幽谷淸香)이 난초를 물고 송백(松柏)간의 넘노난 듯, 북해흑룡이 여의주를 물고
채운간으 넘노난 듯, "내 사랑 내 알뜰 내 간간이지야. 오호 둥둥 늬가 내 사랑이지야.
목난 무변수여천(木欄無邊水如天)으창해같이 깊은 사랑, 사모친 정 달 밝은데 무산천봉
(巫山天峯) 완월(玩月) 사랑. 생전 사랑이 이러허니 사후기약이 없을소냐! 너는 죽어
꽃이 되되 벽도 홍 삼촌화가 되고, 나는 죽어 범나비 되야 춘삼월 호시절에 네 꽃송이를
내가 담쑥 안고 너울너울 춤추게 되면 늬가 나인 줄만 알려무나. " "화로(花老)하면
접불래(蝶不來)라. 나비 새 꽃 찾 어가니 꽃 되기는 내는 싫소. " " 그러면 될 것이 있다.
너는 죽어 종로 인경이 되고, 나는 죽 어 인경마치가 되여 밤이면 이십팔수(二十八宿)
낮이면 삼십삼천(三十三天) 그저 뎅 치그들 랑 늬가 날인줄 알려무나. "

 자진 사랑가
[아니리]
그 때여 도련님이 춘향을 업고 한 번 놀아보는디

[중중모리]   <소리듣기> (안숙선)
이리 오너라 업고 놀자. 이리 오너라, 업고 놀자. 사랑 사랑 사랑 내 사랑이야
사랑이로구나 내 사랑이야. 이이이이 내 사랑이로다.
아매도 내 사랑아. 니가 무엇을 먹으랴느냐?
둥글둥글 수박 웃봉지 떼뜨리고 강능백청을 따르르르르 부어 씨랑 발라 버리고,붉은 점
움푹 떠 반간진수로 먹으랴는냐?
아니 그것도 나는 싫소.
그러면 무엇을 먹으랴느냐?
당동지지루지허니 외가지 단참외 먹으랴느냐?
아니 그것도 나는 싫소.
그러면 무엇을 먹으랴느냐?
앵두를 주랴,포도를 주랴,
아니 그것도 나는 싫소.
그러면 무엇을 먹으랴느냐?
귤병,사탕의 혜화당을 주랴.
아니 그것도 나는 싫소.
시금털털 개살구 작은 이 도령 스는디 먹으랴느냐?
아니 그것도 나는 싫소.
저리 가거라,뒷태를 보자.이리 오너라,앞태를 보자.
아장아장 걸어라.걷는 태를 보자.방긋 웃어라.
잇 속을 보자.아매도 내 사랑아.

[아니리]
"이 얘,춘향아.나도 너를 업었으니 너도 날 좀 업어다오."
"도련님은 날 가벼워 업었지만,나는 도련님이 무거워 어찌 업는단 말씀이요?"
"얘야.내가 널다려 날 무겁게 업어 달라더냐?내 양팔만 니 어깨우에 얹고 징검징검
걸어다니면 그 속에 천지 우락 장막이 다 들었느니라."
춘향이가 도련님을 업고 노는디 파겁이 되어 마구 낭군자로 업고 놀것다.

[중중모리]
둥둥둥 내 낭군 오호 둥둥 내 낭군 둥둥두우웅둥 오호 둥둥 내낭군 도련님을 업고 보니
좋을 호자가 절로 나 부용작약의 모란화 탐화봉접이 좋을씨구 소상동정 칠백리 일생으
보아도 좋을호로구나.둥둥두우웅둥 오호 둥둥 내 낭군 도련님이 좋아라고 이 얘 춘향아
말들어라.너와 나와 유정허니 정자 노래를 들어라.담담장강수 유유원객정
하교불상송허니 강수의 원함정 송군남포불승정 무인불견송화정 하남태수의 희유정
삼태육경의 백관조정 주거인정 복없어 방정 일정 실정을 논정허면 니마음 일편단정
내마음 원형아정 양인심정이 탁정타가 만일 파정이 되거드면 복통절정 걱정되니
진정으로 완정허잔 그 정자 노래라.

[아니리]

아이고 우리 도련님은 말씀도 잘도 허시네.어디 그것뿐이랴.
궁자 노래 한번 들어볼래.이 노래는 조금 상스럽기는 허나
너와나와 단둘이 있는디 무슨 노래를 못부르겠느냐.

[자진모리]
궁자 노래를 들어라.궁자 노래를 들어라.
초분천지 개탁후 웅장허다고 창덕궁 강태공의 조자궁 진시황의 아방궁 진진허구나
홍문연을 들어간다 번쾌자궁 이궁 저궁을 다 버리고 이얘 춘향아 이리 오너라.
밤이 깊어간다.이리 와.아이고 부끄러워 나는 못 가것소.아서라 이계집 안될 말이로다.
어서 벗어라.잠 자자.와락 뛰어 달려 들어 저고리 치마 속적삼 벗겨 병풍우의 걸어 놓고
덩뚱땅 법중여로다.초동아이 낫자루 잡듯우악한놈 상투 잡듯 양각을 취어 드니 베개는
우그로 솟구치고 이불이 벗겨지며 촛불은 제대로 꺼졌구나.병풍이 우드랑 퉁탕

[중모리]
이리 한참 요란헐 제 말 허지 않드래도 알리로다

이도령이 춘향을 달래는 대목
이몽룡이 서울로 올라가야 한다는 말을 전하고 나서 우는 춘향을 달래는 대목이다.

[중모리]
도련님도 기가 막혀"오냐 춘향아, 우지마라. 오(吳)나라 정부(征婦)라도 각분동 서 임
그리워 규중심처 늙어있고, 홍문난간 천리위어 관산월이 높은 절행 추월강산이 적막헌 디
연을 캐며 상사허니 너고나고 깊은 정은 상봉헐 날이 있을테니 쇠끝같이 모진 마음
홍로 라도 녹지 말고 송죽같이 굳은 절행 니가 날 오기만 기다려라. "

[아니리]
동방이 히번이 밝아오니, 방자 충충 들어스며  "아 여보시오, 도련님. 사또께서 도 련님
찾느라고 동헌이 발칵 뒤집혔소. 내행차(來行次)는 벌써 오리정(五里亭)을 지나셨는디아
어쩌자고 이러고 계시오?"'

[창조]
도련님이 하릴없이 방자 따라가신 후어 춘향이 허망하야, " 향단아. , 술상 하나 차리
어라. 도련님 가시는디 오리정에 나가 술이나 한잔 드려보자."

[진양조]

술상 차려 향단 들려 앞세우고 오리정 농림숲을 울며불며 나가는디, 치마자락 끌 어다가
눈물흔적을 씻치면서 농림숲을 당도허여 술상 내려 옆에다 놓고 잔디땅 너른 고셍
두 다리를 쭉 뻗치고 정강이를 문지르며, " 아이고 어쩔거나, 이팔청춘 젊은 년이
서방이별이 웬 일이며, 독수공방 어이 살고, 내가 이리 사지를 말고 도련님 말굽이어
목을 매여서 죽고지고. "

이별가  

이몽룡이 서울로 떠나면서 춘향과 이별을 나누는 대목이다.

[중모리]

도련님이 이 말을 듣더니 말 아래 급히 내려 우루루루… 뛰여가더니 춘향에 목 을
부여안고, " 아이고, 춘향아! 니가 천연히 집에가 앉어 잘가라고 말허여도 나으 간장이
녹을 텐디, 삼도 네거리에 쩍버러진 데서 네가 이 울음이 웬일이냐!" 춘향이가 기가
맥혀, "도련님, 참으로 가시요그려. 나를 아조 죽여 이자리어 묻고 가면 여영 이별이
되지마는, 살려두고 못 가리다. 향단아! 술상 이리 가져오느라. " 술 한 잔을 부어들고,
" 옛소 도련님, 약주 잡소. 금일송군수진취(今日送君須盡醉)니 술이나 한잔 잡수시요. "
도련님이 잔을 들고 눈물이 듣거니 맺거니, " 천하에 못 먹을 술이로다. 합환주(合歡酒)는
먹으려니와, 이별허자 주는 술은 내가 먹고 살어서 무엇허리!" 삼배를 자신 후어 춘향이
지환(指環)벗어 도련님께 올리면서, " 여자의 굳은 절행 지환빛과 같은지라 이토(泥土)에
묻어둔들 변할 리가 있오리까!" 도련님이 지환 받고 대모색경(玳瑁石鏡)을 내어주며, "
장부의 밝은 마음 거울빛과 같 은지라, 날 본듯이 니가 두고 보아라" 둘이
서로 받어넣더니 떨어질 줄을 모르고 있을 적의, 방자 보다 답답허여라고,

" 아 여보시오, 도련님. 아따 그만 좀 갑시다. "

신연맞이

신관 사또 부임 행차를 묘사한 대목이다.

[자진모리]

신연맞이 내려올 제 별연(別輦) 맵씨 장히 좋다. 모란새김의 완자창(卍字窓) 네 활개 쩍
벌려 일등마부 유량달마(留糧達馬) 덩덩구렇게 실었다. 키 큰 사령 청창옷 뒷채잽 이가
힘을 주어 별연 뒤따렀네. 남대문 밖 썩 내달라 칠패팔패(七牌八牌) 청패(靑牌) 배다 리
아이야 고개를 넘겠구나, 좌우산천을 둘러봐 화란춘성(花爛春城) 만화방창(萬化方暢)
버 들잎 푸릇푸릇 양유청청(楊柳靑靑) 녹수진진(錄水津津) 만산화경(萬山花景) 좋은데,
흐늘거 리고 내려와, 이방수배(吏房首陪) 형리(刑吏) 통인(通引) 급창(及唱) 나졸이
옹위하야, 권마 성 벽제소리 태고적 밝은 날으 요순(堯舜) 적 닦은 길로 각차비시
(各差備時) 에 말을 타고 십리에 닿었네. 마부야, 네말이 낫다 말고 내말이 좋다 말고 ,
정마 잡아들고 챗길 척척 굽 이러 일시마음 놓지 말고 든든히 잘 웃거라. 신연급창
거동보소. 키 크고 질 잘 걷고 맵씨있고 어여뿌고 영리한 저 급창. 김제(金提) 망건의
대모관자(玳瑁貫子) 자단 당줄 달어서 가 는 양태(양태) 평포립(平布笠) 갑사 갓끈을
넓게 달아 한입 지우러 비식써 전배자 전토수 포래동옷 방패철융 앞자락 맵씨있게  
뒤로 돌쳐 잡어매, 비단쌈지 전주머니 언장도 비씩차 누비바지 새 질보선 사냘초신을
얽어신고,

기생점고

[아니리]
그때여 사또는 동원에 좌정 후 호방을 불러 분부허시되 다른 점고는 삼일 후로 미루고
이 고을에는 미인 미색이 많다허니 우선 기생점고부터 하련다.

[진양조]
행수 기생 월선이 월선이가 들어온다. 월선이라 허는 기생은 기생중에는 일향순데
점고를 마칠양으로 아장아장 이긋거려서 예 - 등대나오. 점고를 맞더니만 좌보진퇴
물러간다. 무후동산에 명월이 명월이가 들어온다. 몸을 정히 장단허고 아장아장
이긋거려서 예-등대나오. 점고를 맞더니만 우보진퇴 물러간다.

[아니리]
네 여봐라. 점고를 이렇게 느리게 할라다가는 석달 열흘이 걸려도 다 못 하것구나.
내 성미 원래 급한 사람이니 급급히 불러디려라. 호방이 눈치있어 사또님이 오비우를
하기 위하야 넉짜 화두로 불러들이난디 ----

[중중모리]
조운모우 양대선이 우선옥이 춘흥이 사군불견 반월이 독자 유황려 금선이 어주 축수에
도흥이 왔느냐. 예 - 등대허였소. 팔월부용에 군자룡 만당추수에 홍련이 왔느냐.
예 - 등대하였소. 서창어 비치여 섬섬영좌 초월이 왔느냐. 예 - 등대허였소.
만경대 구름속어 높이 노던 학선이 왔느냐. 예 - 등대허였소.

[간주]
바람아 퉁텡부지마라. 낙랑장송 취행이 왔느냐. 예 - 등대허였소.
단산오동 그늘밑 문왕 어루든 채봉이 왔느냐. 예 - 등대허였소.
장삼소매를 떠들어 메고 저정거리던 무선이 왔느냐. 예 - 등대허였소.
진누명월 옥소소에 화선허던 농옥이 왔느냐. 예 - 등대허였소.

[간주]

만화방창어 봄바람 부귀할손 모란이 왔느냐. 예 - 등대허였소.
오동복판에 거문고 시리링 퉁탕 탄금이 왔느냐. 예 - 등대허였소.
뒷동산에다 대를 모았더니 매두 매두 매두 죽심이 왔느냐. 예 - 등대허였소.
아들을 낳을까 바래고 바랐더니 딸을 낳았다고 섭섭히 왔느냐. 예 - 등대허였소.
이산 명옥이 저 간 명옥이 양 명옥이 다 들어 왔느냐. 예 - 등대허였소.
난행이 금행이 소행이 월행이 취행이 초행이 다 들어 왔느냐. 예 - 등대나오

집장가

12잡가의 하나로, 판소리 춘향가 중의 "집장가"를 잡가로 옮긴 노래이다.
춘향이 관장답지 못한 변사또에게 엄숙한 말로 "유부 겁탈하는 것은 죄 아니고 무엇이오
"하고 대꾸함을 마지막으로 모진 형벌을 받게 되는 장면을 그린 노래이다. 집장 군노의
형장 다루는 거동, 집장 군노의 형장 들고 내닫는 모습, 춘향의 엄형을 당하는 형상
등을 엮어 나가고 있다. 도드리 장단이나 실제로는 경쾌한 세마치장단으로 치는 것이
보통이다.

노랫말은 다음과 같다.

집장 군노 거동을 봐라. 춘향을 동틀에다 쪼윽라니 울려 매고 형장을 한 아름을 듸립다
덥석 안아다가 춘향의 앞에다가 좌르르 펄뜨리고 좌우 나졸들이 집장 배립하여 분부
듣주어라. 여쭈어라 바로바로 아뢸 말삼 없소. 사또 언전에 죽여만 주오.

집장 군노 거동을 봐라. 형장 하나를 고르면서 이놈 집어 느긋느긋 저놈 집어 는청는청
춘향이를 곁눈을 주며 저 다리 들어라 골 부러질라. 눈 감아라 보지를 마라. 나 죽은들
너 매우 치랴느냐 걱정을 말고 근심을 마라.

집장 군노 거동을 봐라. 형장 하나를 골라 쥐고 선뜻 들고 내닫는 형상 지옥문 지키었던
사자가 철퇴를 들어 메고 대닫는 형상 좁은 골에 벼락치듯 너른 들에 번개하긋 십리만치
물러섰다가 오리만치 달려 들어와서 하나를 드립다 딱 부치니 아니구 이 일이 웬 일이란
말이오. 허허 야 년아 말듣거라. 꽃은 피었다가 저절로 지고 잎은 돋았다가 뚝뚝
떨어져서 허허한지 광풍의 낙엽이 되어 청버들을 좌르르 훌터 맑고 맑은 구곡지수에다가
풍기덩실 지두덩실 흐늘거려 떠나려 가는구나. 말이 못된 네로구나.

군노 사령 잡으러 가는 대목

변학도가 춘향이 절세가인이라는 소문을 듣고 불러들이라고 명하여도 춘향이 말을 듣지
않자 군노사령을 보내 강제로 잡아오라고 명한다. 군노사령이 춘향을 잡으러 가는 모양을
묘사한 대목이다.

[중중모리]

군노사령이 나간다. 사령군노가 나간다. 산수털 벙거지에 남일공단을 안을 받 쳐
날랠 '용'자를 떡부치고 충충충충 거덜거리고 나오난디, 서로 이름부르며 나온다.
"이얘, 김번수야!"
"무엇할라느냐?"
"아나 이얘, 박표두야!"
"왜 부르느냐?"
" 걸리었다, 걸리여!"
" 어 허, 누가 걸리여 ?"
" 이애 춘향이가 걸리었다. "
" 옳다, 그 천하 도도한 년이 양반서방을 얻었 다고 우리를 보면 초리로 보고 당혀만
잘잘끄고 교만이 너머 많더니만, 잘 되고 잘 되었다. 사나운 강아지 범이 물러가고,
물도 가득차면 뒤느니라. 네나 나나 일분사정 두는 놈은 제 부 모를 모르리라!"

삼문밖썩 나서 영주각을 지낸 후 오작교 다리 우뚝 서서, "아나 옛 춘향 아!"허고 부르난
소리 원근산천이 떵그렇게 들린다. " 사또 분부가 지엄허니 지체말고 나오너라!"

쑥대머리

춘향이 변학도의 수청들라는 명을 끝내 거절하고 모진 매를 맞고서 옥에 갇혀 머리는
풀어헤 쳐지고 목에는 칼을 쓰고 귀신 같은 모습으로 울면서 이몽룡을 그리워하며
신세한탄을 하는 대목이다.

[중모리]

쑥대머리 귀신형용, 적막 옥방 찬 자리에, 생각나는 것이 임뿐이라.
"보고지고, 보 고지고, 한양 낭군을 보고지고, 오리정 정별 후어 일장서(一張書)를 내가
못 봤으니 부모공양 글공부가 겨를이 없어서 이러는가. 여인신은 금실위지(琴瑟友之)
나를 잊고 이러는가. 계궁항 아(桂宮姮娥) 추월(秋月)같이 번 듯이 솟아서 비치고저.
막왕막내 막혔으니 앵모서를 내가 어 이 보며 전전반측으 잠 못이루니 호접몽을
어이 볼 수 있나. 손가락어 피를 내여 사정으로 편지헐까? 간장의 썩은 물로
임으화상을 그려볼까? 이화일지춘대우(梨花一枝春帶雨)로 내 눈 물을 뿌렸으면
야우문령단장성(夜雨聞鈴斷腸聲)으 비만 와도 임으 생각.

추오동엽락시(秋梧桐葉落時) 연 캐는 채련이와 뽕따는 여인들도 낭군생각은 일반이지.
날보담은 좋은 팔자, 옥문 밖을 못 나가고 뽕을 따고 연캐거나 내가 만일어 임을 못보고
옥중고혼이 되거드면 무덤 앞 에 섰난 돌은 망부석이 될 것이니 생전 사후 이 원통을
알아줄 이가 누 있더란 말이냐? 아이 고 답답내 일이야.이를 장차 어쩔거냐!"
그저 퍼버리고 울음을 운다.

춘향모와 어사또 상봉하는데

[아니리]

"어 내가 어사헌것을 우리선영덕인줄만 알었더니 부처님덕이 반절이요 우리 장모의 덕이
반절이로구나 그러나 저판에 내 만일 이모양으로 들어갔다가는 저 늙은이 성질에 한번
쥐여뜯을 모양이라 내 잠간 속였다가 저 늙은이 화가 좀 꺼진담에 들어가야 쓰겠구나"

밖에서 춘향모를 찾는듸 문밖에 사람이 많이와서 무슨 농담헐랴고 부르듯이 꼭 찾던
것이었다 "일오느라 게 아무도 없느냐 일오느라 일오느라" 춘향모 울다가 깜짝놀래
"향단아 전일에는 이런일이 없더니 너의아씨가 죽게되니 성주 조왕이 모도 발동이 되어
이러나부다" 향단이 여짜오되 "마나님 그런게 아니오라 밖에서 뉘가 마나님을 찾습니다"
"이애야 늬가 이 정황없는 사람을 찾는단 말이냐 네가 나가서 마나님 안게신다고
따보내라 보내" 향단이 충충 나오더니  "여보시요 누구를 찾으시요"  "나는 너의 마나님을
잠간 보려 왔으니 너의 마나님 좀 나오시라고 여쭈워라"
"우리 마나님 밖에 가시고 안게시오"
"너의 마나님 안게시거던 서울 삼청동 이몽룡씨 잘되라고 지금 후원에서 빌던 그 양반
좀 나오시라고 여쭈워라" 향단이 다시 들어와 "마나님 여기서 비는소리 그 사람이 밖에서
다 듣고 마나님만 꼭 나오시라고 그래요 잠간 나가보십시오"
"거 어떤 사람이 정황없는 나를 오라 가라 이리 요란스럽다냐"
춘향모가 화낌에 나오것다

[중중모리]

춘향모친이 나온다 춘향어머니 나온다 춘향자친이 나온다 춘향자당님이 나온다
춘향대부인이 나와 싸나운 늙으니 나온다 이도령빙모가 나온다 어사또 장모가 나온다
백수미발의 파뿌리된 머리 가닭가 닭이 집어얹고 구부러진 허리 손들어 얹고
모양이 없이 나온다

"거 늬가 날찾나 거누구가 날찾어 날 찾으리가 없것마는 거누구가 날찾어 남원
사십팔방중에 나의 소문을 못들었나 칠십당년 늙은년이 무남독녀 외딸 하나를
옥중에다가 넣어 두고 명재경각 되어있어 정신없이 늙은 나를 무엇허려고 찾어와"

"나를 모르나 내가 왔네 경세 우경년허니 자네 본지가 오래여 세거인두 백허니 백발이
완연히 되어 자네 일이 말이 아니로세 나를 몰라 어이 자네가 나를 몰라"
"워따 이사람아 말을 허소. 말을 해야 내가 알지 덮어놓고 모르냐고 허니 내가 자네를
알 수 있나. 해는 저 저무러지고 성부지 명부지 헌듸 내가 자네를 어찌알어"
"허허 늙은이 날 몰라 허허 늙은이 망영이여 나를 몰라 어어 자네가 날 몰라 내 성이
이 이가래도 자네 나를 몰라"

"옳제 인제 내 알었오 동문밖에 이풍헌 돈 석량 꾸어온것 그것을 달라고 오시었어
수히가서 가오리니 너무 재촉 마르시고 이내 설운말을 들어보오 춘향의 소행을 들어봐요
금산기생 점옥이는 산관사또 수청을 들어 주야농청 호강에다 남원읍 대소사를 제게다
청만 허면 백발백중 영락없고 사또가 대혹허여 제 오라비는 창고직이 제 아범은 행수군관
읍내논 열섬지기 청사뒷밭 보름갈이 이것 저것 모다치면 오륙천금어치나 되는듸
그런것을 마다허고 저모양이 되온줄을 이풍헌님은 아시리다"

"이짜는 옳네만은 풍헌짜가 아니로세 춘향속도 내가 알고 자네속도 내가 알고 남은
이서방 나를 몰라" "그러면 어떤 이가여 성안성밖 많은 이가 어느 이간줄 내가 알어
자네는 성만 있고 이름은 없는가 에엥이" "허허 장모 날몰라 우리 장모가 망령이여 나를
몰라 어어 장모 자네가 날몰라" "장모라니 뉘기여 남원읍내 오입쟁이놈들 아니꼽고
더럽더라 내딸어린 춘향이가 외인상대를 아니허고 양반 서방을 허였다고 공연이
미워허여 명재경각 되었으니 너의 마음들이 시원허여 쉰사 한마듸는 아니허고 내문전으로 지내면서 빙글빙글 비옷으며 여보게 장모 이가라면 환장헐줄로 장모라면 이갈린다
듣기싫네 어서가소" "허허 장모 날몰라 우리장모가 날몰라 자네가 나를 몰은다고허니
거주성명을 일러줌세 서울 삼청동사는 춘향낭군 이몽룡 그래도 자네가 날 몰라"

"춘향어미 이말을 듣고 어간이 벙 벙 흉중이 답답 두눈이 캄캄 한참말을 못하더니마는
우루루루루루 달려들어 어사또 목을 안고
"아이고 이것 누구요 몽룡이란말이 웬말인가 참말인가 헛말이니가 어듸보세 아이고
이사람아 어디갔다 이제온가 자네가 참으로 이몽룡인가 어디좀 보아 어디 왔구나
우리사우 왔어 어디를 갔다가 이제 오는가 얼시구나 내사우 하날에서 떨어 뮩?땅에서
불끈 솟았나 하운이 다기봉터니 구름속에 쌓여와 에이 천하 독헌사람아 어찌 그리도
무정헌가 가더니마는 영영잊고 일장수서가 돈절이 되니 어찌 그리도 무정헌가
야속허다고 일렀더니 어디를 갔다가 이제와 들어가세 이사람아 뉘집이라고 아니들어오고
문밖에서 개를 짖키는가 들어가세 들어가세 내방으로 들어가"

[아니리]

방으로 들어가 좌정한 후에 향단이 절을 허며 "소녀 향단이 문안이요" "워따 향단아 인제
너의 아씨는 살었다 어서 건너방에 점화좀 허고 뒷숭어미 불러 진지 지으라허고 고두쇠
불러 관청에가 고기 사오라허고 너는 닭잡어 찬수 작만해라 그러고 향단아 위선
그 촛불 좀 가조오니라" 어사또 이말듣고 "촛불은 무엇할랴고 이리 급작히 야단인가"
"아이고 우리 사우 얼굴을 좀 봐야 허것는듸 눈이 침침해서 보여야제"
"아 이사람아 내일아침에 보아도 실큰 보고 남을 것을 무엇이 급해서 이 야단인가"
"따 사우양반은 장부의 마음이라 마음이 넉넉허여 그렇지마는 나는 밤이나 낮이나
기다리고 바래던 우리사우 예전얼굴 예전태도가 그대로 있나 어서 좀 보세"

향단이 촛불 가져오니 춘향어무 받어들고 안질앓는 뱁새눈 뽄으로된 눈을 요리씻고
저리씻더니마는 어사또를 자세히 살펴보니 걸인중에도 대방걸인이 되어 코만 훌적
훌적허고 앉었것다.

형장가

12잡가의 하나이다. 판소리 춘향가 중 신관사또에게 모진 형벌을 받고 옥중생활을 하는
춘향의 애닯은 정경을 노래한 것이다. 처음 네 마루는 도드리장단, 뒤의 18마루는
세마치 장단에 맞추고, 유산가와 같은 조로 부른다.

노랫말은 다음과 같다.

형장 태장 삼 모진 도리매로 하날치고 짐작할까 둘을 치고 그만 둘까 삼십도에 맹장하니
일촌간장 다 녹는다. 걸렸구나 걸려쑥나 일등춘향이 걸렸구나. 사또 분부 지엄하니
인정일랑 두지 마라 국곡투식 하였느냐 엄형중치는 무삼 일고 살인도모 하였느냐.
항쇄족쇄는 무삼일고. 관전발악 하였느냐 옥골최심은 무삼 일고. 불쌍하고 가련하다
춘향 어미가 불쌍하다 먹을 것을 옆에다 끼고 옥 모통이로 돌아들며 몹쓸년의 춘향이야
허락 한 마디 하려무나 아이구 어머니 그 말씀 마오 허락이란 말이 웬 말이오. 옥중에서
죽을 망정 허락하기는 나는 싫소. 새벽 서린 찬 바람에 울고 가는 기러기야 한양성내
가거들랑 도련님께 전하여 주렴, 날 죽이오 날 죽이오. 신관사또야 날 죽이오. 날 살리오
날 살리오. 한양낭군님 날 살리오. 옥같은 정갱이에 유혈이 낭자하니 속절없이 나 죽겠네.
옥같은 얼굴에 진주 같은 눈물이 방울방울방울 떨어진다. 석벽강상 찬 바람은 살 쏘듯이
드리불고 벼룩 빈대 바구니는 예도 물거 제도 뜯네 석벽에 섰는 매화 나를 보고
반기는 듯 도화 유수묘연히 뚝 떨어져 굽이굽이구굽이 솟아난다.

춘향이 옥중에서 탄식하는데

[진양]

"천지삼겨 사람나고 사람생겨 글내일제 뜻정짜 이별별짜를 어이허여 내였든고 뜻정짜를
내였거던 이별별짜를 내지를 말거나 이두글자 내던사람은 날로두고 지였던가 도련님이
떠나실적에 지어주고 가신가사 한창허니 가성열은 동창의 슬픔이요 수다에 몽불성은
정부사의 설움이라 허시더니 거문고에 올려타면 탈적마다 한이맺혀 눈물먼저 떠러지데
완악헌게 목숨이요 모진게 간장이라 심화 다타고 남어지 한꾸비가 마저 끊처없것구나
추월춘풍을 옥중에서 다보내니 보이나니 하늘이요 들리나니 새소리로고나 낮이면 꾀꼬리
밤이면 두견이가 서로불러 잠을깨니 꿈도 비러볼수없네 도련님과 이생에서 영영못살
지경이라면 차라리 내가 먼저죽어 임을마저 모셔갈가 그리도 못헐진덴 적적무인
심야간에 실솔의 넋이되어 임의방에 들었다가 밤중이면 시르르르르 슬피울어 잠든임을
깨워볼가 아이고 언제보리 우리도련님 어느 때나 뵈올그나"

이렇듯이 울음을 울제 천운우습 깊은 밤에 모진광풍이 일어 나서 바람은 우루루루 쇄
지동치듯 불고 구진비는 퍼붓는듸 도깨비는 "휫 휫" 밤새 소리는 "북 북" 처마끝 들보
위에서 두런두런 형장맞어 죽은귀신 난장맞어 죽은귀신 횡사급사 즉사 오사 악사 액사
죽은귀신 처녀죽은 사귀혼신 아해죽은 동자귀신 둘씩셋씩 짝을지어 옥문밖에와 얼른
얼른 이리로 가며 "흐히 하하" 저리로 가며 "이히 이히히이 이히히이히" 훌적 훌적 울음을
울고 중죽은 귀신하나 먹장삼 고깔쓰고 옥창밖에 비껴서서 노장 산유화로 울음운다.
"나무아미 타 불" 홀연히 간곳없네 춘향이 기가막혀 "야 이 몹씰 귀신들아 나를잡어
갈랴거던 조르지말고 잡어가거라 내가 무슨 죄있느냐 나도 만일 이옥문을 못나가고
이자리에서 죽거드면 저것이 모도다 내 동무로고나 거울을 들고보니 예전 얼굴이
간곳없고 초마를 둘러 보아도 예전 허리가 아니네그리여 우리도련님이 이제 나를
보드라도 누군줄을 모르것구나 "

쑥대머리(성우향)

춘향형상 가련허다. 쑥대머리 귀신형용 적막옥방의 찬자리에 생각난 것이 임 뿐이라.
보고지고 보고지고 보고지고 한양 낭군을 보고지고. 서방님과 정별후로 일장서(一張書)
를 내가 못봤으니 부모봉양 글공부에 겨를이 없어서 이러는가?
연이신혼(宴爾新婚) 금슬우지(琴瑟友之) 나를 잊고 이러는가?
계궁항아(桂宮姮娥) 추월(秋月) 같이 번 듯이 솟아서 비추고저. 막왕막래(莫往莫來)
막혔으니 앵무서(鸚鵡書)를 내가 어이 보며 전전반칙(輾轉反則) 잠 못 이루니 호접몽을
꿀 수 있나. 손가락에 피를 내어 사정으로 편지허고, 간장에 썩은 눈물로 임의 화상(畵像)을 그려볼까. 이화일지춘대우(梨花一枝春帶雨)로 내 눈물을 뿌렸으니 야우문령단장성
(夜雨聞鈴斷腸聲)에 비만 많이 와도 임의 생각 녹수부용채련여(綠水芙蓉採蓮女)와
제롱망채(提籠忘採) 옆에 뽕따는 여인들도 낭군 생각 일반이라.
날보다는 좋은 팔자. 옥문 밖을 못 나가니 뽕을 따고 연 캐려나.내가 만일에 도련님을
못보고 옥중고혼이 되거드면 무덤 근처 섯는 나무는 상사목(相思木)이 될 것이요,
무덤 앞에 있는 돌은 망부석(望夫石)이 될 것이니,생전 사후(生前 死後) 이 원통을
알아줄 이 뉘 있드란 말이냐. 방성통곡에 울음을 운다.

박석치에 올라서는 대목

박석치 올라서서 좌우 산천을 둘러보니, 산도 옛 보든 산이요, 물도 옛 보든 녹수로구나.
대방국으 놀든 데가 동향물색이 더욱 좋다. 전도 유랑금우래 현도관이 여기련만, 하향도리
좋은 구경, 반악이 두번 왔네. 광한루야 잘 있으며 오작교도 무사트냐? 광한루 높은 난간
풍월 짓든 곳이로구나. 화림으 저 건네는 추천미색이 어데를 갔느냐, 나삼을 부여잡고
누수 작별이 몇해나 되며, 영주각으 섰난 데는 불개청음허여 있고, 춤추는 호접들은 가는
봄빛을 애끼난듯, 벗 부르는 저 꾀꼬리는 객으 수심을 자어낸다. 황혼을 승시허여 춘향
문전을 당도허니, 행랑은 찌그러지고 몸채만 남었는듸, 대문은, 내손으로 써붙인 부벽서,
충성 '충'자를 붙였더니 가운데 '중'자는 바람에 떨어지고 마음 '심' 자만 뚜렷이 남었구나.

옥중상봉

춘향이 처형되기로 한 날 전날밤에 거지행색으로 변장하고 나타난 이몽룡이 춘향 어머니와
함께 춘향의 옥으로 찾아가 춘향을 만나는 대목이다.

[중모리]

춘향이가 이말을 듣더니 어간이 벙벙, 흉중이 콱 맥히어 한참을 말을 못허드니마 는,
눈을 번히 뜨고 바라보더니 옥문 틈으로 손을 내여 빈손만 내두루며,
"서방님이 오셨거든 나의 손에 잡혀주오. "
어사또 목이 메여 춘향 손을 부여잡더니 눈물이 듣거니 맺거니, " 오 냐, 춘향아,
우지마라, 부드럽고 곱든 손길 피골이 상연허니 니가 이것이 웬일이냐. "
" 나도 이게 내 죄요마는 귀중허신 서방님이 저 모냥이 웬일이요!"
" 나도 역시 팔자로다. " " 서방 님!" " 오냐 할 말이있거든 해봐라."

"내일 본관사또 생신잔치끝에 나를 올려 죽인다니 부디 멀리 가시지 말고 옥문 밖어가
서겼다가 날 올리라고 영 나리거든 칼머리나 들어주오. 나를 죽여 달려들어 나를 업고
물러나와 우리 둘이 인연 맺든 부용당(芙蓉堂) 날 뉘이고 내 속적 삼 벳겨내여 세번 둘러
초혼(招魂) 허고 치상여를 곱게 꾸미여 나를 업고 나갈 적으, 심산고 산 다 보기로 서울로
올라가서, 선대감 제절 하으 은근히 묻어주고, 무덤 앞에 비를 세워 글 을 지여 새겨
쓰되, '수절원사 춘향지묘(守節寃死 春香之墓)'라 여덟자만 새겨주고, 정초 한식 단오
추석 선대감 시제잡순 후어 내 무덤을 찾어와기여 술 한잔만 부어들고 발 툭툭  세번
굴 러 '춘향아, 청조는 우거진디 앉었느냐 누었느냐? 내가 와서 주는 술이니 퇴지
말고 많이 먹 어라' 한두 말로 위로허면아무 여한 없것내다. " 어사또 기가 맥혀,

"오냐, 춘향아 우지마라, 오 늘밤이 새고 보면 상여를 탈른지 가마를 탈른지 그 속이야
누가 알랴마는 , 천붕우출(天崩又出)이라 하날이 무너져도 솟아날 궁기가 있넌 법이니,
오늘 밤만 죽지 말고 내일날로 상봉허 자. "

어사또 잔치에 참석하여 수작하는데

[자진머리 ]

수작이 난만헐제 공인불러 삼현치고 기생들 마주서서 배따래기 연풍대 쌍검무 좋다 생황
양금 줄풍류 피리 젓대 해금소리 원근이 낭자헐제 어사또님 흥을 내여 삼문깐 들어서며
예가우쭐 제가우쭐 예가끼웃 제가끼웃 대청에 뛰어올라  "좌중이 평안허오 충청도 내포
사더니 근처 내려왔다 오늘 잔치소문 듣고 구경이나허고 주효나 얻어먹자 불고염치
왔아오니 허물치 마르시오" 소리를 버럭 질러노니 본관이 화를 내어 "어 저 미친놈을 멀리
멀리 쫓아내라" 통인 급창이 달려들어 "워따 이게 웬 양반이 통지없이 들어오오"
등밀거니 옆밀거니 짓고대 축겨들고 "어 이양반 저리 썩 내려가지 못해'

[아니리]

어사또 동헌 상기둥을 꼭 붙들고

"에라 이놈들 가난헌양반 옷 찢어진다 나를 쫓아내라는 놈은 쇠아들놈이요 나가는 사람은
인사불성 이니라 이 기둥이 빠졌으면 빠졌지 내가 내러가기는 틀렀다
이기둥 빠지면 동헌은 헐어질것이고 동헌이 헐어지면 여러놈 못살게 되렸다"

그때에 운봉영장은 무관으로 많이다닌 양반이라 눈치가 비상헌데다가 사람의 관형찰색을
대강 허든것이었다

[자진머리]

운봉영장 곁눈으로 기둥안고 섯는양을 가만히 살펴보니 얼굴이 번듯허며 눈방울이
큼직허여 샛별같이 영채나고 눈섭이 길음허고 귀바퀴 두둑허며 큰마우 우뚝헌듸 웃되
이를 못보겠고 말허는 두입술이 야울거리지 아니허며 인중이 길죽허고 천정이 광활허며
산근이 두터웁고 창고가 가득허여 삼정이 다 고르고 오악이 구전허다 말소리 웅장헌듸
맑은 기운이 띄워있고 법령이 엄장허고 장벽이 장히 두터 비범한 인물이라 본관을
가만히 불러 "여보시오 본관영감 저분을 보아허니 의복은 남루허나 양반이 분명헌듸
시속에 상한들이 양반을 모르오니 관장된 우리네가 양반대접을 아니허면 거 늬가
허오리까 말석에 좌를 주어 한잔 대접허옵시다"

[아니리]
본관이 듣더니만 "그러시다니 운봉뜻대로 허시요마는 저런 사람은 하인청에서 대접헐
터인데 진찬헌 일이요" 운봉이 사령들을 호령허며 "에라 네 그양반 이리 모셔라"
어사또 이말 듣더니 다시 뜰로 내려서 신 벗어 놓고 발에 먼지를 떨며 혼잣말로 군담허되
"안다 운봉이 아는구나 운봉이 과만이 되었으나 가삼년을 시켜보자"
선듯 올라가 운봉옆에가 앉으니 운봉이 사령들을 분부허여 "네 이양반께 상차려 올려라"
물색모르는 사령놈들이 어사또 상을 차렸으되 먹을것은 하나없이 꼭 이와같이 차렸던
것이었다

[휘모리]

모떨어진 개상반에 긁어먹던 갈비한대 건저먹던 콩나물국 병든 대초묵전포 뻑뻑한
막걸리 어사또앞에 놓며 어서 먹고 속거천리 합쇼

[아니리]
어사또 운봉옆으로 바싹 다거앉으며 "운봉영감 여러관장네 입이나 이런 과객의 입이나
입은 마찬가질테니 나도 거 약주한잔 주오" 운봉이 받었던 술잔을 내어주며
"자 이술 잡수오" 어사또 술을받어 자리에 놓고 부채를 깍구로 들더니 운봉 갈비를
쿡 찌르며 "여보 운봉영감" 운봉이 깜작놀라 "허 이양반 웨 이러시오" "저기 저상의
갈비한대 좀 먹게 해주오" "아 이양반아 갈비를 달라면 익은 쇠갈비를 달라헐일이지
사람의 생갈비를 자시려한단 말이요 일오느라 저상의 갈비 내려다 이양반께 올려라"
"고만두오 얻어먹는 사람이 남의 수고까지 빌릴 것있오" 벌떡 일어나 이상 저상을
다니면서 진미만 쏵 갖다놓고 "허 허 이래놓고보니 내 상도 모양이 나는군그래"
부채꼭지로 운봉갈비를 또 쿡 찌르며 "여보 운봉" 운봉이 질색허여 아니 이양반 미쳤오"
"내가 미친게 아니라 기생보니 술을 그대로 먹을수가 있오 저기 본관곁에 앉은 기생불러
날 권주가 한자리 시켜주오" "글세 권주가는 좋으나 그 부채 좀 놓고 말씀허시오"
"예 놓지요" "네 여봐라 저 기생 이리와 이양반께 권주가 한자리 불러드려라"
저 기생 일어서며 "아이고 참 간밤 꿈에 박작을 쓰고 벼락을 맞어 보이더니
별꼴을 다보것네"

어사또 이 말 듣고

"어 거 네 꿈 영락없이 잘 꾸었구나 꿈을 그렇게 꾸었으면 무슨 존일을 볼런지 알겠느냐
어디 권주가나 한마디 불러보아라" "권주가는 모르오" 운봉이 호령허며
"이년 허라면 헐 것이지" 딱 울러노니 저 기생 헐수없어 술을 부어들고 권주가를 허는듸
잡수시오 허자니 너무 과허고 처먹어라 헐수도없고 선후부지 두 어간에 중팽팽이로 허던
것이었다

어사또 출도 대목

[자진모리]

어사또 일어서며 좌우를 살펴보니, 청패역졸 수십명이 구경꾼같이 드문듬성 늘어서
어사또 눈치를 살필 적의, 청패역졸 바라보고 뜰아래로 내려서며 눈 한번 끔쩍, 발 한번
툭 구르고, 부채짓 까딱하니, 사면의 역졸들이 해 같은 마패를 달같이 들어메고,
달 같은 마 패를 해같이 들어메고, 사면에서 우루루루루, 삼문을 우닥딱!  

  "암행어사 출도야! 출도야! 출도 허옵신다!"  

두세번 외는 소리, 하날이 답숙 무너지고, 땅이 툭 꺼지는 듯, 백일벽력이 진동허 고,
여름날이 불이 붙어 가삼이 다 타지는구나. 각읍 수령 겁을 내야 탕건 바람, 보선발로
대숲으로 달아나며, 

  "통인아 공사궤, 급창아, 탕건 줏어라. "  

대도 집어 내던지고 병부 입으로 물고 실근실근 달아날 제, 본관이 겁을 내여 골방으로
달아나며 통인의 목을 부여안고  

  "날 살려라, 날 살려라. 통인아 날 살려라!"  

혼불부신이 될 적으 역졸이 장난헌다. 이방 딱! 공방, 수령 공방, 후닥딱!  

  "아이고, 아이고, 아이고! 나는 삼대독신이요. 살려주오. 어따,이 몹쓸 아 전놈들아!
좋은 벼슬은 저희가 다 허고 천하몹쓸 공방 시켜 이 형벌이 웬일이냐! 공형아전
갓철대가 부러지고, 직령통이 떠나가고, 관청색은 발로 채여 발목 삐고, 팔 상헌
전둥전둥 달 어날 적, 불쌍하다. 관노사령 눈 빠지고, 코 떨어지고, 귀 떨어지고,
털미치어 엎더지고, 상투 지고 달아나며, "난리났네"! 

출처 : 해가 비치는 숲
글쓴이 : 소성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