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매생이/정일근

2009. 3. 21. 09:46아름다운 세상(펌)/고운시

매생이

 

정일근

 

다시 장가든다면 목포와 해남 사이쯤

매생이국 끓일 줄 아는 어머니를 둔

매생이처럼 달고 향기로운 여자와 살고 싶다

뻘바다에서 매생이 따는 한겨울이 오면

장모의 백년손님으로 당당하게 찾아가

아침저녁 밥상에 오르는 매생이국을 먹으며

눈 나리는 겨울밤 뜨끈뜨끈하게 보내고 싶다

파래 위에 김 잡히고 김 위에 매생이 잡히니

매생이를 먹고 자란 나의 아내는

명주실처럼 부드러운 여자일거니 우리는

명주실이 파뿌리가 될 때까지 해로 할 것이다

남쪽에서 매생이국을 먹어본 사람은 안다

차가운 표정 속에 감추어진 뜨거운 진실과

그 진실 훌훌 소리내어 마시다 보면

영혼과 육체가 함께 뜨거워지는 것을

아,나의 아내도 그러 할 것이다

뜨거워지면 엉켜 떨어지지않는 매생이처럼

우리는 한몸이 되어 사랑 할 것이다.

출처 : 월간 한비문학
글쓴이 : 우공 /이문조 원글보기
메모 :
정일근
 출생  1958년 7월 28일

 

출신지 경상남도 양산

 

직업  시인

 

학력  경남대학교

 

데뷔  1984년 실천문학에 시 '야학일기'

 

경력  2004년 시힘 동인, 문화공간 다운재 운영

2001년 중학교 1학년 2학기 국어교과서 시 '바다가 보이는 교실' 수록

 

수상  2003년 제18회 소월시문학상 대상

        2001년 시와 시학상 젊은시인상
대표작  누구도 마침표를 찍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