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Re:초가을 들녘을 바라보며

2008. 9. 10. 12:32나 그리고 가족/영상시모음

      
      

      초가을 들녘을 바라보며



                            麗尾 박인태


      엊그저께

      장남보다 열아홉 아래

      막내 동생 집을 방문하여

      갖 일백일 조카를 안아 보았다

      베내저고리 아가의 입술은

      잘 익은 보리수 열매처럼 붉고

      솜털 보송한 볼은 햇 복숭 같더라


      아들 딸 낳아

      어떻게 길렀나 기억도 희미한데

      아가를 보듬어 봄이 이처럼 행복하랴

      아름다운 인생은 이렇게 시작되고

      푸르른 봄의 향연도 즐겨 가면서

      서투른 농사지만 땀 흘려 살았는데

      어느덧 가을의 들녘을 바라본다


      이 가을

      알곡을 받으려 팔 벌린 들녘은

      아직 푸름이 조금 남아 있다

      비록 겨울이 가깝다 맘은 급하지만

      농부는 아직 낙심할 때가 아니란다

      함께 바라보는 누구 또 있다고

      초가을 들녘이 두 팔을 흔든다

출처 : 여미리를 아시나요
글쓴이 : 장독대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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