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Re:제사(祭祀)

2007. 11. 26. 21:38나 그리고 가족/영상시모음


제사(祭祀) 麗尾 박인태 울 아버지 살아 계실 적 자식 자랑이 낙이셨다 이리 저리 재어보아도 세상눈엔 검불 같을 텐데 그 양반 눈에만 자랑이셨나 하도 민망해 부러 슬리퍼에 찢어진 청바지 입고 고향 찾으니 거나하게 술 한 잔 드시고 와서 사람이 한지 잠을 자더라도 곤때 나게 차려입고 나면 우세질은 면한다고 그 말씀 가슴에 맺혀 아버지 자랑거리 되리 아니, 그냥 자랑 많이 하시라 마음 밭을 갈았더니만 내 맘 바뀌니 하늬바람에 겨울파도 같은 성깔도 오뉴월 바람 자듯 그렇게 떠나셨다 못난 자식 꼴 보기 싫다 미운말씀 더 하시지 살아만 계셨으면 때늦은 후회 조상님께 빌려온 세월 품앗이 다 하시고 가시었다 정녕 혼 불이라도 보이려나 했더니 제삿날 밤이 넘어가도 무심히 기척도 없네

출처 : 여미리를 아시나요
글쓴이 : 장독대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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