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노인(老人)

2007. 8. 19. 22:09나 그리고 가족/영상시모음



 
 

노인(老人)


어느 병실..


어른의 얼굴에는

감추어진 것이 많다


어젯밤 혼자서 뒤척이며

죽음의 그림자와 나눈 이야기..

내가 무슨 죄를 더 지어서

두 번이나..

몹쓸 병에 걸리게 했답니까


수술은 꼭 해야 된답니까..

수술하고 나서

더럽게 살며는 어쩐다요..


차라리

깨끗하게 몇 해 더 살다가

귀천하면 안될까요..


아니지라..

수술해야 쓰것는디.

말도 못하고 살게되면

음식도 호스로 먹어야 되믄

살은 목숨이 그게 산 것인가..


어른의 가슴속

자식도 모르는..

아픈 곳에서는

피눈물이

가쁜 기침으로

뻘겋게 묻어난다.


살아온 날들이

열심히 산 것도 같고

조금 후회스런 일도 있는데..

힘을 잃어버린 몸뚱이가

마냥 한 스럽다


여 일곱 낳은

자식들...

어렵게 사는 내 새끼들..

내가 아프지 말야야 돕는 것 인디..

그래도 그렇지..오늘은

한 놈도 안보이네..

전화도 안오고


노인의 얼굴에는

온갖 인생살이가

감추워져 있다.


결국은 ..

 

일어나서

집으로 달려가고 싶다.

 

2006. 7. 3     모든 노인들의  쾌유를 빕니다.

출처 : 여미리를 아시나요
글쓴이 : 쏙대네식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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