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돛배/박인태 (박인태 선배님 가져가세요)
2007. 8. 14. 16:46ㆍ나 그리고 가족/영상시모음
돛배
詩/여미(麗尾) 박인태
섬마을
동네잔치 하던 날이
공덕이 누님 시집가던 날
이팔
천연두 곰보딱지 소녀
애물단지
시집보낸다고 좋아들 하는데
골방에서
족두리 쓴 여인이 울고 있다
정 없이 가는 것도 서러운데
서른 댓 중늙은이가 웬 말이랴
꽃가마 실은 돛배
시퍼런 바다 위 보이지 않을 때
공덕 엄니는 까만 눈물로 젖은
하얀 수건을 흔들었다
가서 잘살라고
돛배 태워 보낸 누님
살다 살다 못살겠다
붉은 꽃 물든 흰 적삼 입고 돌아 와서
인생사 공(空)이요 덕(德)이라
이제 자유롭게 실실 웃고 살겠다 하네
*예전 우리 고향에 살던 어떤 가련한 여인을 그리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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