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2007. 8. 19. 21:56나 그리고 가족/자작시


    
    

      ~~~고향(故鄕)~~~



      떠올리면
      몸이 아프다
      머리가 아픈 것도 같구..
      잇몸이 아픈 것도 같다.
      그리고 어지럽다.
      이럴 때 누구? 내 이마에
      따뜻한 손 얹어 주었으면..


      입안이 쓰다
      개운한 김치 국물을 마시면
      옛맛이 돌아올 것도 같은데..
      옹구에서 갓 퍼낸 생된장에
      풋고추를 베어 먹었으면...
      그랬으면 좋겠다.


      성긴 바늘로
      꿰맨 바가지에
      쓴 상추를 대충 찢어 넣고
      생된장 조물 조물 간을 맞춘 다음
      부엌 아궁이 옆 어둑진 곳
      초파리 잔치하고 남긴 촛병을 기울려
      농익은 새콤한 막걸리 식초로
      초무침을 만들어
      먹었으면 좋겠다.


      이왕이면
      남새밭에서 급히 돌아오신
      울 어머니의 흙이 묻은 손으로
      대충 무쳐내어
      양념 묻은 왼 손가락 셋으로
      내 입에 넣으주면 좋겠다
      그러다가
      아직 목구멍에 다 넘기지도 못했는데..
      더 먹으라고 채근하시면
      어쩌나..


      눈을 감아도 보이고
      생각만 해도
      입안 가득 새콤함이 번진다


      행복하다....


      난 아직도 어머니가 필요한 시기 인가보다.

      2004. 7. 1(습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