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 드리는 가을 기도

2022. 9. 16. 15:10카테고리 없음

하늘에 드리는 가을 기도

 

                                     麗尾 박인태

 

하늘이시여

가을 기도를 드립니다.

 

땅에 풍성한 알곡을 허락하고

붉고 노란 가을 풍경을 맺어주시니

바라보다 곤한 잠들게 하는 가을 하늘에

감사하며 두 손을 모읍니다.

 

정화수 떠 놓고 새벽바람 결에

구부리고 기도하던 어머니의 소원을

이루게 하심에 감사합니다.

어머니의 기도 없이

잘 자란 자식이 누가 있을까요

중보의 거룩한 눈물을 기억하신

당신께 머리를 조아립니다.

 

가끔씩 절박할 때 드리는

내 기도는 그냥 피식 웃어 주십시오.

그러다가

제가 부모처럼 염원하거든

작은 호흡이라도 스쳐가질 마십시오.

 

혹시

가을 맑은 날 하늘을 우러러

남을 위해 작은 목소리로 기원하거나

뜨거운 피를 쏟아 드리는

산제사처럼 간절하게 울부짖거든

귀를 기우려 듣고 계시다가

 

어머니의 기도처럼 진실하거든

가을 맑은 하늘에 어울리지 않은

우리의 죄는 기록하지 마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