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의 달

2011. 6. 17. 08:43나 그리고 가족/자작시

 

도시의 달

 

                         麗尾 박인태

 

 

 

네온 불 숲을 헤매다

다행히 제자리로 들어왔다

넓은 도로엔

여전히 오색 도깨비불이

점에서 선으로 이어지고 있다.

 

베란다 창문을 젖히자

밤바람이 휘익 들어오며

취한 얼굴을 씻고 지나간다.

그래, 방금 저곳에 있었지

사내가 턱을 괴자

낯 설은 밤이 보였다

 

백동전 같은

온전한 도시의 달이

잠들지 못하는

붉은 눈과 마주 친다.

며칠이지.......,

음력 오월 십오일

보름달이구나!

 

오늘이

세상의 끝도 아닌데

이 밤을 흘려보냈다면

달을 보지 못했을지 몰라

무엇이 바빠, 하늘을

바라보지 못하고 살았을까?

함께 잠 못 자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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