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9. 26. 05:16ㆍ아름다운 세상(펌)/고운글(펌)
<ㄹ>성씨와 두음법칙
김도현(수필가)
지난 9월 6일 대법원 발표에 의하면, 첫소리에 ‘ㄹ’이 오는 성씨가 본래의 성을 찾은 사람의 수가 5만5천1백7십5명이란다.
2007년 8월 대법원은 두음법칙의 예외를 인정해 ‘유(柳)’씨를 ‘류’씨 등으로 쓸 수 있도록 예규를 개정했다.
성의 첫소리가 ‘ㄹ’인 사람들은 1996년 10월에 대법원에 의해 성을 잃어버렸다가 11년 만에 대법원에 의해서 본래의 성을 되찾게 된 셈이다.
‘려’씨 ‘류’씨 ‘라’씨 ‘리’씨 ‘량’씨 ‘로’씨 ‘림’씨 등 ‘ㄹ’로 시작되는 성씨들이 되먹지 못한 두음법칙으로 성을 잃었다가 2007년 대법원의 ‘두음법칙 제외조항’으로 5만5천여 명이 ‘여’ ‘유’ ‘나’ ‘이’ ‘양’ ‘노’ ‘임’을 버리고 본래의 성을 찾았다.
신라시대에 仇씨가 대성(大姓)으로 살았다. 벼슬아치가 많았다. 신라장군 가운데 仇씨가 있었다. 원수 구(仇) 자를 하사받은 선조가 원망스러웠으나 성씨를 바꿀 수가 없었다. 仇 장군이 출전하게 되었다. ‘때가 왔도다’를 생각하고 왕에게 여쭈었다.
“전하 신의 성이 원수 仇 자입니다. 원수(敵)를 치려고 전쟁터에 가면서 원수 仇 성으로서는 이길 수가 없다고 생각됩니다. 신이 지닌 성을 바꾸어 주십시오.”
왕이 말하기를
“경이 하는 말을 듣고 보니, 지당한 바가 있다. 경이 바라는 성을 말해 보라.”
仇장군이 말하기를
“글자소리 <구>는 바꿀 수가 없습니다. 갖출具(구)자로 바꾸어 주시면 원수를 물리치는 전쟁에서 필승하는 갖춤이 운세로 되겠습니다.”
이에 왕이 仇장군에게 <具장군이라는 王旨>를 내려 주었다고 한다. <삼국사기> 신라본기 렬전 김유신 조를 읽어 보았더니, 구근(仇近)이라는 장군이 눈에 들어왔다. 지금 배달겨레 가운데 具씨는 있어도 仇씨는 없어졌다.
이렇듯 성은 참으로 중요하다. 한글로만 만들어진 성은 없다. 모든 성이 중국글자인 한자로 되어 있다. 또한 성은 나라에서 하사를 했다. 제 마음대로 만들 수가 없다. 그런데 ‘ㄹ’로 시작하는 성씨들은 한때 몰지각한 대법원판사 13인에 의해 ‘두음법칙’이란 한글맞춤법에 걸려 소중한 성을 잃었다가 다시 그들에 의해 돌려받은 셈이다. 웃지도 못할 일이다.
국립 경상대학교 려증동 명예교수자는 2006년도 <'ㄹ'성씨를 찾자>는 그의 보고서에서
『1996년 10월에 대법원 판사 13명이 <ㄹ성씨는 자기성씨 ㄹ을 표기하지 못한다>로 만들었다. 이름적기 기본인권 제1호를 대법원 판사 13명이 짓밟은 것이다. 이런 일이 세계만방에 없다. 오직 S Korea만 있다. 소가 웃을 일(牛笑事)로 되었다. 올해 2006년 대법원장 리용훈(李容勳)이 1996년 대법원 판사 그 13명 중의 한 사람이다.
S Korea <ㄹ성씨>들이 받고 있는 고통을 벗겨 주려고 애를 쓰는 사람이 하나도 없었다. 정부에 인권위원회가 있고, 위원장에 죠영황(趙永晃)이 되었다는 신문기사를 보고, 나는 기뻐했다. <ㄹ성씨 인권을 찾아 달라>는 소책자와 청원서를 갖추어 등기우편으로 보내었다. 답이 왔다. <그 일을 할 수가 없습니다>라고 했다. <인권이라는 말뜻을 모르는 사람이 인권위원장이 되었구려>라고 하고는 그 답장을 쓰레기통에 집어넣고 <답답한 사람이로구나>라는 말을 했더니, 가슴이 찢어지듯 아파 와서 두통약 두 알을 먹었다. 남배달에 살고 있는 ㄹ성씨가 1천만 명으로 추정된다. 나는 ㄹ성을 가졌기에 엄청난 고통을 받으면서 살아가고 있는 사람이다. 저승에 가서 어른들 앞에서 꾸중을 들을 일을 생각하니, 괴롭기가 더해 간다. 병술년 정월(正月)이 되어서 내 나이가 74로 되었다.』라고 분을 토했다.
나라를 지킬 전통계승 쪽의 최상급 집에 <家>라는 글자를 붙여준다. 공자집을 <孔子家>라고 했다. <孔子家語>라는 책이 중국에서 출간되었다. 우리 배달겨레는 예부터 가훈(家訓)이라는 말이 없었다. 지금도 없다. 일본이 가훈(家訓)이라는 말을 사용하니, 광복 후 일본을 따르던 학자들이 <가훈>이라는 말을 자기기 만든 <국어사전>에 올렸다. 그로부터 가훈이 상품으로 되어 <가훈장사꾼>이 생겼다. 배달겨레는 예부터 집집마다 똑같이 ‘효도하라’고 타일렀기에 ‘집 가르침’이라는 것이 없게 된 것이다. 나라 지킬 전통계승 쪽에서 최상급에 올라야 <家> 字를 붙이게 되고, 가풍(家風)이라는 말을 덧붙이게 된다.
대한민국의 <ㄹ성씨>들이 한글로 성씨를 적게 되니, 전통계승이 막히는 집이 <ㄹ성씨>로 되었다. 여기에서 크게 분격한 사람들이 안동 하회(河回) 류씨(柳氏)였다. 하회 류씨가 <류>를 굳게 지키니, <문화류씨>․<진주류씨>도 따르게 되었다. 전통계승家로 으뜸자리를 <류씨>가 차지한 셈이다. 우리겨레 가운데서 전통계승에서 으뜸가는 집이 하회류가(河回柳家)로 되었다. 여기에서 그들 집에 <氏> 字가 떨어지고, 그 자리에 <家> 字라는 영광스러운 귀족훈작을 받게 된 것이다. 나라를 지킬 전통계승을 잘하는 집은 마을이름을 부르면서 <家>라는 귀족훈작을 받게 된다. 전통계승에 집단 문화를 가지지 못한 사람은 본관을 앞에 둔 성씨를 사용한다. 전통을 잘 이어가지 못한 집은 본관이름에 <氏>를 사용하고, 역적에게는 본관이름에 <哥>자를 사용했다. 읽기로는 <가>자를 로 읽었다. 리완용을 <牛峯李哥>로 적고는 <우봉리개>로 읽었다. 전통을 이어가는 집을 <家>라고 한다. 얼이 있는 집을 가(家)라고 하게 된다는 말이다. 건물 집을 택(宅) 또는 옥(屋)이라고 한다.
<家風>을 가진 집이 많이 나와야 한다. 지금 우리나라에 가풍을 가지고 있는 집이 <하회류가> 한 집 뿐인 것 같다. 적어도 나만은 그렇게 치부하고 있다. 하회마을 류家가 전통계승에서 으뜸가는 집으로 되니, 잉글랜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70년 생일기념으로 대한민국 하회 마을에 와서 하룻밤을 보내었다. 1999년 겨울이었다. 교섭자가 탤런트 류시원의 아버지라고 한다. 그로부터 6년 뒤 2005년 11월에는 미국 대통령 부시 아버지인 부시 전 대통령이 하회 마을에 와서 하룻밤을 보내었다. 교섭자가 풍산실업 대표 류진(柳津)이었다. 잉글랜드 여왕이 대한민국을 방문했다는 것은ꡐ세계문화사ꡑ에 기록될 일이다. 전 대통령 로무현이 잉글랜드를 방문했을 때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대한민국 대통령을 국빈으로 왕궁에 초대했다. 드문 일이라고 한다. 아메리카 대통령 클린턴이 런던 유학생이었지만 엘리자베스 2세 녀왕이 대통령 클린턴을 국빈으로 왕궁에 초대하지 아니했다고 한다. 이는 모두 <유씨>가 아닌 <류씨>룰 굳게 지킨 데서 이루어진 것이다.
안동 하회 마을은 세계인물이 방문하는 곳으로 되었다. 정부는 국빈방문 마을로 지정해서 도우기를 해야 한다. 마을 안에는 장사꾼이 들어가지 못하도록 경찰이 막아주어야 한다. 마을 안에는 벽돌집이 들어서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벽돌집이 있다고 하면 정부가 보상금을 주어서 철거시켜야 한다. <민속촌>이라는 일본말을 버리고, <전통계승마을>이라고 해야 한다. <전통계승 하회 마을 보존회>를 만들어야 한다.
임진왜란 때 령의정으로 나라를 건진 서애선생이 자라난 곳이 하회 마을이다. 서애는 형 겸암과 함께 하회 마을에서 자랐다. 겸암(謙菴 柳雲龍)․서애(西厓 柳成龍) 형제 후손들이 함께 살아온 집성촌이 하회마을이다. 서애는 무과급제 리순신을 천거해서 벼슬살이가 시작되도록 만들었다. 임진란에 령의정에 이르러 해군장군 리순신을 끝까지 지켜주었다. 서애는 죽은 후에 청백리로 뽑히었다. 서애는 조선학자였다. 서애가 조선학자였기에 임진란을 겪고 난 뒤 <징비록>이라는 책을 지어서 훗날에도 나라를 지키라고 이끌었다. 하회류家가 나라 지킬 전통계승에 으뜸가는 집으로 된 것은 서애선생이 남긴 <징비록>에 있었던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우리나라에 <ㄹ성씨>가 10개 성씨로 된다. 이들 가운데 <리李씨> 수효가 가장 많다. <리승만, 리기붕, 리선근> 세 사람이 살아있을 때 자기성씨를 바르게 적었던 사람이었다. 그 세 사람이 전통계승을 했다. 그 뒤를 이어서 자기성씨를 바르게 적으면서 굳세게 살아가는 사람이 리영희(李泳禧) 하나뿐이다. 리 교수가 대한민국에서 리씨 가운데서 가장 굳센 인물로 된 것은 자기성씨를 바르게 적었던 곳에 있다고 생각한다. 나머지 리씨는 모두 <異씨>로 되고 있으면서도, 티끌만큼도 부끄러워하지 않고 있다. 부끄러워하지 않으니, 인물이 나오지 못하고 있다. 북한 땅에 인권이 짓밟혔다고 말하는 사람 가운데 이씨가 많이 있었기에 조사를 해 보았더니, 그들이 모두 <이異씨>가 아닌 <리李씨>였다. 한심 또 한심이었다.
2009년 9월 6일자 신문 보도에 『대법원에 따르면 전체 변경 인원의 98.5%에 해당하는 5만4346명이 ‘유’씨를 ‘류’씨로 고쳤으며, ‘나(羅)’씨를 ‘라’씨로 바꾼 이가 575명(1%)으로 뒤를 이었다. 이 밖에 ‘이(李)’씨를 ‘리’씨로 바꾼 신청자가 211명, ‘여(呂)’씨를 ‘려’씨로, ‘임(林)’씨를 ‘림’씨로 정정한 이가 각각 19명과 17명이었다. 드물지만 ‘노(盧)’씨를 ‘로’씨로, ‘양(梁)’씨를 ‘량’씨로 변경한 경우도 3건씩 있었다. 성(姓) 표기 정정 신청이 지난해 7월부터 매월 1,000건대 안팎으로 꾸준히 접수되고 있다』고 한다. 비록 늦었지만 참으로 잘 된 일이라 생각한다.
‘라면’ ‘라디오’ ‘레몬’ 등 첫 닿소리에서 ‘ㄹ’의 발음이 다 잘 되는데 왜 두음법칙을 만들었을까? 역시 일본을 추종하던 학자들의 행위가 아닐는지? 이 기회에 두음법칙을 아예 없애버리면 어떨까? 그래서 한글맞춤법 두음법칙에 대해서 알아보았다.
[한글맞춤법] 제3장 소리에 관한 것 / 제5절 두음법칙
제10항 한자음 ‘녀, 뇨, 뉴, 니’가 단어 첫머리에 올 적에는 두음 법칙에 따라 ‘여, 요, 유, 이’로 적는다. (ㄱ을 취하고 ㄴ을 버림.)
ㄱ |
ㄴ |
|
ㄱ |
ㄴ |
여자(女子) |
녀자 |
이토(泥土) |
니토 | |
연세(年歲) |
년세 |
유대(紐帶) |
뉴대 | |
요소(尿素) |
뇨소 |
익명(匿名) |
닉명 |
다만, 다음과 같은 의존 명사에서는 '냐, 녀' 음을 인정한다.
냥(兩) 냥쭝(兩-) 년(年)(몇 년)
[붙임 1] 단어의 첫머리 이외의 경우에는 본음대로 적는다.
남녀(男女) 당뇨(糖尿) 결뉴(結紐) 은닉(隱匿)
[붙임 2] 접두사처럼 쓰이는 한자가 붙어서 된 말이나 합성어에서, 뒷말의 첫소리가 ‘ㄴ’로 나더라도 두음 법칙에 따라 적는다.
신여성(新女性) 공염불(空念佛) 남존여비(男尊女卑)
[붙임 3] 둘 이상의 단어로 이루어진 고유 명사를 붙여 쓰는 경우에도 붙임 2에 준하여 적는다.
한국여자대학 대한요소비료회사
제11항 한자음 ‘랴, 려, 례, 료, 류, 리’가 단어의 첫머리에 올 적에는 두음법칙에 따라 ‘야, 여, 예, 요, 유, 이’로 적는다. (ㄱ을 취하고 ㄴ을 버림.)
ㄱ |
ㄴ |
|
ㄱ |
ㄴ |
양심(良心) |
량심 |
용궁(龍宮) |
룡궁 | |
역사(歷史) |
력사 |
유행(流行) |
류행 | |
예의(禮儀) |
례의 |
이발(理髮) |
리발 |
다만, 다음과 같은 의존 명사는 본음대로 적는다.
리(里) : 몇 리냐?
리(理) : 그럴 리가 없다.
[붙임 1] 단어의 첫머리 이외의 경우에는 본음대로 적는다.
개량(改良) 선량(善良) 수력(水力) 협력(協力)
사례(謝禮) 혼례(婚禮) 와룡(臥龍) 쌍룡(雙龍)
하류(下流) 급류(急流) 도리(道理) 진리(眞理)
다만, 모음이나 ‘ㄴ’ 받침 뒤에 이어지는 ‘렬’, ‘률’은 ‘열’, ‘율’로 적는다. (ㄱ을 취하고 ㄴ을 버림.)
ㄱ |
ㄴ |
|
ㄱ |
ㄴ |
나열(羅列) |
나렬 |
분열(分裂) |
분렬 | |
치열(齒列) |
치렬 |
선열(先烈) |
선렬 | |
비열(卑劣) |
비렬 |
진열(陳列) |
진렬 | |
규율(規律) |
규률 |
선율(旋律) |
선률 | |
비율(比率) |
비률 |
전율(戰慄) |
전률 | |
실패율(失敗率) |
실패률 |
백분율(百分率) |
백분률 |
[붙임 2] 외자로 된 이름을 성에 붙여 쓸 경우에도 본음대로 적을 수 있다.
신립(申砬) 최린(崔麟) 채륜(蔡倫) 하륜(河崙)
[붙임 3] 준말에서 본음으로 소리 나는 것은 본음대로 적는다.
국련(국제연합) 대한교련(대한교육연합회)
[붙임 4] 접두사처럼 쓰이는 한자가 붙어서 된 말이나 합성어에서 뒷말의 첫소리가 ‘ㄴ’ 또는 ‘ㄹ’ 소리가 나더라도 두음 법칙에 따라 적는다.
역이용(逆利用) 연이율(年利率)
열역학(熱力學) 해외여행(海外旅行)
[붙임 5] 둘 이상의 단어로 이루어진 고유 명사를 붙여 쓰는 경우나 십진법에 따라 쓰는 수(數)도 붙임 4에 준하여 적는다.
서울여관 신흥이발관 육천육백육십육(六千六白六十六)
제12항 한자음 ‘라, 래, 로, 뢰, 루, 르’가 단어의 첫머리에 올 적에는 두음법칙에 따라 ‘나, 내, 노, 뇌, 누, 느’로 적는다. (ㄱ을 취하고 ㄴ을 버림.)
ㄱ |
ㄴ |
|
ㄱ |
ㄴ |
낙원(樂園) |
락원 |
뇌성(雷聲) |
뢰성 | |
내일(來日) |
래일 |
누각(樓閣) |
루각 | |
노인(老人) |
로인 |
능묘(陵墓) |
릉묘 |
[붙임 1] 단어의 첫머리 이외의 경우는 본음대로 적는다.
쾌락(快樂) 극락(極樂) 거래(去來) 왕래(往來)
부로(父老) 연로(年老) 지뢰(地雷) 낙뢰(落雷)
고루(高樓) 광한루(廣寒樓) 동구릉(東九陵) 가정란(家庭欄)
[붙임 2] 접두사처럼 쓰이는 한자가 붙어서 된 단어는 뒷말을 두음 법칙에 따라 적는다.
내내월(來來月) 상노인(上老人)
중노동(重勞動) 비논리적(非論理的)
아무리 보아도 억지로 만들어 낸 것 같다. 충분히 발음이 가능한데도 불구하고 ‘첫 닿소리’에 ‘ㄴ’이나 ‘ㄹ’이 오면 발음이 안 된다고 고집하여 두음법칙을 만들어 놓은 것 같다. ‘단 조항’이나 ‘예외 조항’을 보면 ‘첫 닿소리’에 ‘ㄴ’이나 ‘ㄹ’이 오면 발음이 안 되는 경우가 거의 없다. 한자어를 사용하여 만들어진 단어의 소리글을 바꿔버리면 그 글자가 올바르게 전달되지 않는다. 가령 ‘로(盧)’씨를 ‘노’씨로 쓰게 되면 영문자로 표기 시 ‘No’가 된다. 그래서 ‘노 대통령’이 ‘No President’로 되어 ‘대통령이 아니다’로 읽히게 된다. 역시 웃지 못 할 일이다.
2006년 11월 28일 중국 베이징 시위엔(西苑)호텔에서 남북한의 겨레말큰사전 편찬위원들이 모임을 가졌다. 가장 큰 이슈는 역시 ‘두음법칙’이었다. 남과 북의 언어 사용에서 ‘두음법칙’의 사용이 각각 다르다. 그래서 ‘두음법칙과 관련해서는 반드시 어느 하나로 통일돼야 한다.’는 전제로 만난 모임이었으나 “두음법칙 절충안은 안 된다”는 입장을 확인했다. 남과 북이 60년 간 서로 다른 규범을 따라온 언어생활을 고려한다면 이는 결코 간단한 문제가 아닐 것이다. 그러나 이듬해 8월 ‘첫 닿소리’에 <ㄹ>자 성씨는 두음법칙을 제외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그제야 조상을 바로 찾은 셈이었다.
이제 며칠 후면 한글날이다. 세종임금이 우리 배달글을 창제하여 반포하실 적에 두음법칙을 만들지 않았다. 안중에도 없었다. 후세에서 잘 되는 첫소리 발음이 어렵다 하여 두음법칙을 만들고, 세종임금의 뜻에 맞지 않게 우리의 글을 더 어렵게 만들었다. 두음법칙으로 말미암아 많은 사람들이 조상 대대로 물려받은 성을 하루아침에 잃었다. 성은 바뀔 수가 없다. 성이 바뀌면 안 된다. 본래의 성을 계승하여 전통을 이어가는 <家>를 많이 만들어 놓아야 나라가 잘 된다. 그래야 나라의 체통이 선다. 두음법칙, 과연 이대로 좋은가? 곰곰이 생각을 해 볼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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