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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8월 1일>
여행후기 7... ( 낚시,회,돼지에 미친하루...)
"형들 괜찮아요? 텐트 속으로 물 안들어 왔어요? ㅎㅎ 빨리 올라 오래요" 시간을 보니 아침 5시.... 같이 올라가자는 걸 코고는 넘 없는 곳에서 잠좀 자려고 "니들이나 올라가라" 하고 두바와 후배를 올려 보냈다. 코고는 소리가 없어 좋긴한데.... 좀 무섭다. 점점 바람도 거세지고.... 어느새 모기가 들어와서 앵앵거리고 물어뜯는다. 손 후레쉬로 텐트속을 살펴 두 마리나 잡았다. 마니도 쳐 묵었더라고.... 아까운 내피....ㅎㅎ 그건 참을 만 한데..... 아구구 가려워 ^^ 팔,다리.... 모기한테 물린 곳에 침들 바르며.... 벅벅 긁으며 잠이 들었다.
아침 8시에 밥먹으라고 깨운다. 아침 8시에 웬 아침밥? 잠을 제대로 못자서 입도 깔깔한데.... ㅎㅎ 여기선 그때 아니면 밥도 없단다. 하긴...시골이니까.... 비실비실 일어나 양치질만 하고 입주위에 묻은 치약을 닦은 물로 세수까지...ㅎㅎ 눈껍 떼는거로 완벽하게 세수하고 머리카락이 산발이지만 요건 모자를 쓰면 감쪽같지 ㅋㅋ
아침메뉴 화려해요 ^^ 장어매운탕, 우럭, 감성돔회, 돼지고기김치볶음.... 그런데.... 밥 한공기를 먹는데 안줄어. 아무리 퍼 먹어도 밥이 안줄어 ㅎㅎ 원래 아침은 잘 안먹고 날계란과 과일로 간단하게 먹는데.... 푸짐한 반찬에다 먹으려니 안 줄어드는게 당연하지.... 남길 수도 없고....이럴땐....물말어ㅎ
아침부터 계획이 분분하다. 후배는 일정상 오늘 상경해야 하는데 일찍 배를 타려면 바로 가야하고.... 일단 장독대와 후배는 조도 창유항으로 떠나고 막내는 따로 차를 가지고 따라가 장독대를 픽업하고.... 후배는 여기까지와서 잠만자고 가네...ㅎ 비만 맞고.... 올라갈 때 힘들텐데.... 다 팔자지 뭐 ^^
그사이 나와 다른형제(매제)는 그물에 걸린 물고기를 걷으러 가기로 했다. 네명이 그물을 걷는데....우와 1m가 넘는 바닷장어, 갑오징어 3마리, 감성돔 20cm 두 마리, 망상어 15cm급 20여마리, 숭어 60cm정도 2마리..... 푸짐한 모듬회가 눈에 선하다 ㅎㅎ 그런데.... 갑자기 장대비가 쏟아져 우리일행은 모두 흠뻑 젖었다. 그래도 즐거워....ㅎㅎ
개선장군처럼 집으로 돌아오니 장독대는 돌아와 있었고 후배는 2시배로 나간다고 전한다. 장독대의 둘째매제가 물고기 껍질을 벗기고 막내동생이 먹기좋게 썰어낸다. 수돗가에 서고 앉아서 숭어와 감생이 그리고 갑오징어는 우리들 뱃속으로 들어갔다. 흐흐 물론 아침부터지만 쐬주 한잔은 당연하고.... 조타 ^^
오늘은 날씨가 좋지 않고 언제 비가 올지 모르니 오로지 낚시만을 하기로 했다. 7째와 막내, 두바 그리고 나는 조도 앞 옥도 콧부리로 갯바위 찌낚시를 하기로 했다. 4명이 배를 타고 옥도로 향했는데 옥도콧부리에 직접 배를 댈 수가 없다. 옥도와 조도사이는 물살이 강한 50여m의 울목이 있다. 썰,밀물 때 조류의 흐름이 너무 강해 썰물땐 조류 흐르는 소리가 크게 들릴정도.
물살이 약한 옥도의 후미진 곳에 배를 대고 4명은 아슬아슬하게 경사진 갯바위를 지나 콧부리에 갈 수 있었다. 여기를 2회 왕복했는데 지나와 보면 조금은 미친 짓 같은 생각이 들 정도로 경사가 심하고 미끄러우며 아주 위험한 곳이다. 여기를 지나야 포인트에 도착한다니 할 수 없이 가긴 가는데.... 아우 무셔무셔 ^^
힘들게 콧부리에 도착하니 이건 또 웬떡 아니 웬 멸치..... 거센 파도에 밀려나온 멸치 떼가 낮은 갯바위에 하나가득. 반짝반짝 펄떡펄떡.... 얼른 주워 담았다. 낚시할 땐 미끼로 쓰면 고기 입질이 좋다고 한다. 주워 담으면서 몸에 좋다길래 몇 마리 씹었는데.... 아흑....써써써써 퇴퇴퇴퇴 ^^ ㅋㅋㅋ 배속 내장을 빼고 먹어야 하는데 그냥 홀딱 씹었다가 입이 한참동안 써서 주글뻔 ㅎㅎ 정말 못 보던 광경을 접하니 신비로우면서도 경이로운 자연의 조화에 다시한번 즐거운 미소가 저절로.... 장독대 말에 따르면 근처에 큰 물고기가 있고 멸치떼는 그를 피하려다가 큰 파도에 밀려 밖으로 나오는데 그렇게 흔한 일은 아니란다.
장독대와 7번째 동생은 감성돔을 대상어종으로 수심 3m를 노려 정통 찌낚시를 하고 막내는 원투낚시를 나는 갯바위 가까운 곳을 노리는 우럭채비로 각각 낚시를 셋팅해서 물고기를 잡기 시작했다.
첫수는 역시 내가....ㅎㅎ 근처에 미끼만 있다면 사정없이 달려드는 미역우럭을 몇 마리 잡아 올렸다. 노래미처럼 생겼는데 색깔이 갈색이어서 물어봤더니 쥐노래미와는 전혀 다른 고기란다. 크기는 10~15cm 정도로 좀 작지만 수시로 낚이는 재미가 있었다.
난 갯바위 여기저기를 쑤시고 다녀 총 15마리 정도를 잡았다. 우럭도 간간히 섞여 나와 손맛재미를 톡톡이 봤다. 두바와 일곱째 동생은 감성돔으로 총 20마리 정도. 무지하게 많이 잡은 거다. 썰물과 초들물까지 4시간정도 낚시했는데 15~25cm 급으로 20마리면 제대로 타작(?)한 것이다. 막내는 멸치를 미끼로 원투낚시를 했는데 장어(아나고) 3마리 정도 잡고.... 간간이 소낙비가 왔지만 언제 시간이 흘러갔는지 모르게 낚시 삼매경에 빠져 하루를 보냈다. 점심식사를 건너뛰면서도 배고픈 줄도 모르고....ㅎㅎ
집으로 돌아오는 배에서 두바의 큰매형과 다른 형제(매제)들이 바다에 배를 띄워놓고 낚시중이었는데 ㅋㅋ 잡히는 대로 회를 쳐 먹은 탓에 물고긴 한 마리 없었지만 술파티가 거나하게 벌어지고 있었다. 우리배와 그 배를 묶어놓고 우리가 잡은 고기로 다시 회파티가 벌어졌다. 큰 매형은 연신 회를 치느라 정신없고 남어지 일행은 술에다 회를 먹느라고 정신없고.... ㅎㅎ 다 정신없어 보였다. 선상에서 먹는 아나고 회가 왜 이렇게 고소하던지 참깨를 한움쿰 씹는 맛이라면 비유가 지나칠까? ㅎ
어느덧 해질녘이 다되어 집으로 돌아온 우리들은 기분좋게 취해 있었고 아래빈집 앞마당에 텐트 쳤던 딸들이 오후배로 조도를 떠나 다른 곳으로 갔기 때문에 그곳으로 텐트를 옮겼다. 돔형이니 달랑 들어 이사했지 뭐! 위의 집에선 바비큐파티가 또 벌어졌다.
좀 쉬고 싶었는데 두바형 쏙대네가 잡으로 오셨다. 술도 조금 취해 있었고 밥생각도 없는데.... 할 수 없이 끌려 올라갔더니 그물에 걸린 숭어가 회쳐져 있었고 돼지들도 뜨겁게 익은 몸으로 나를 유혹하니 별 수 있나.ㅎㅎ 또 한잔에 미치는거지 ㅋ 술 많이 마시면 안되지만 분위기 때문에 오늘도 홀짝홀짝 ^^
아래 텐트로 내려오는 길에 하늘을 바라보았는데 오랜만에 하늘 가득한 별을 볼 수 있었다. 오늘은 텐트에서 장독대와 나 그리고 일곱 번째 동생이 같이 자기로 했는데 비올 걱정은 전혀 하지 않았다. 별이 저렇게 초롱초롱한데.... 그러나 방심이 화를 부른다고 그날 밤 늦게부터 장대비가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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