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그리고 가족/자작시

[스크랩] 연리지 / 여미 박인태

麗尾박인태행정사 2019. 2. 11. 14:49

연리지 / 여미 박인태

 

다른 둘이 만나 하나가 되었다고

아름다운 기적이라 대충 이야기 말자

인연이 가까이 다가와 스치던 날

잠시 설렌 적이 누구는 없었으랴

 

내안에 바람이 불면 버릇처럼 다가와

슬며시 남기고 가는 그대로 인한 생채기

나도 모르게 젖어가는 신비한 아픔

그러면서 그러다가

비명조차 잃어버린 상처에 피가 흘렀다

 

어느 봄

가슴에 뜨거운 돌을 안고 단잠에 빠졌다

차라리 깊은 꿈은 축복 같은 것

토닥이는 손길에 눈을 뜨니 그대가 옆에 붙어있다

우리는 퉁퉁 부은 상처를 서로 만져주다가

피보다 고은 열매를 발견하고 피식 웃었다

 

아픈 상처가 다 아물 때를 기다리며

사랑한다는 말로 미리 생색내지 않아도 이젠 좋다.

 


출처 : 팔도 문학
글쓴이 : 麗尾 박인태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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