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그리고 가족/자작시

[스크랩] 회절강(回節江)

麗尾박인태행정사 2018. 2. 23. 12:53

회절강(回節江)

 

                                         麗尾박인태

 

이 못된 환향(還鄕)놈아

방탕으로 제 몸도 다스리지 못하더니

어찌 가정을 지키고 나라를 구했으리.

네놈은 삼전도의 더러운 치욕도 부족하다.

눈물 몇 방울로 목숨을 구걸한 것이 아니더냐.

네놈들이 건진 하찮은 목숨 때문에

곱디고운 누이와 뭇 여인이 오랑캐의 더러운 발밑에

깔려 치욕을 당하였거늘.

 

그 정도로 괴롭더냐.

네 어미는 양반이라 1500냥이 아깝지 않고

집 노비는 푼돈 25냥을 속전으로 바치니 아깝더냐.

더럽혀졌다 네 누이를 환향녀(還鄕女)라 조롱하지마라

너와 네 아비도 비겁한 환향놈인 것을

 

누이여 여인이여

회절강(回節江)으로 오라

내 강토 맑은 강에 씻어 몸도 마음도 깨끗해지려니

홍제천, 한강, 대동강, 금강, 섬진강, 영산강, 낙동강.

절개를 회복한 옥양목 같은 우리 누이 고운 여인아

가족이여 세상이여 흉보지 말라

진정으로 욕먹고 처 죽일 놈은

가족 나라도 못 지키고 목숨만 구걸한

이 나라 호래자식들 탓이라.

 

 

출처 : 팔도 문학
글쓴이 : 麗尾 박인태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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