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그리고 가족/자작시

팔도문향7집 원고(5편)

麗尾박인태행정사 2016. 10. 26. 15:23

1.망향수(望鄕樹) 심은 뜻은 / 麗尾박인태

 

힘들다 버린 고향

허망한 금의환향을 기대하며 살았다.

머리에 서리가 내릴 때까지도

조상 복 없다 푸념하며 살아 온 철부지 삶

곰곰이 생각하니 부모님이 옛집을 남기셨다.

그 곳에 더 귀한 임의 흔적을 남겨보리라

집을 수리하여 麗尾詩村이라 이름하고

옛 선비의 기개를 흉내도 내어봤다.

잡귀를 막아내고 평안을 기원한다는

회화나무(槐木) 묘목 세 그루를 심으며

학문을 게을리 하지 않은

곧은 선비로 살아가리라 다짐을 해본다.

나무줄기가 제멋대로 뻗지 않도록 경계하여

주위에 삼씨를 심어 함께 곧게 자라게 하듯

올바른 인재와 벗을 삼아야 하리라.

망향수가 자라 몇 년이 흐른 더운 여름날

나무 가득 나비모양 연노랑 꽃이 필터이니

벗과 그 그늘에 앉아 망향의 심통을 다독여야지.

 

2016.10.01. “麗尾詩村개관 후 회화나무(꽃말 망향) 식재

 

 

2. 내 마음 / 麗尾박인태

 

부러워서

따라하고 싶어서

그러나 그렇게 못해서

심통이 났다.

남처럼 박수를 처야 하는데

뒷짐 진 손이 풀리지 않았다.

슬며시 돌아서는

참으로 못난 나.

 

 

 

3. 하수처리 / 麗尾박인태

 

걷어냈다

가라앉혔다

앙금을 긁어내려 애를 썼다.

신선한 공기를 마시게 하고

다시 한 번 가라앉혔다

또 남은 앙금을 긁어내려

윗물을 살며시 흘려보냈다

건져내야 하는 것을 알면서

하수를 쏟아내는 심보

냇물은 언제 맑아지려나.

 

 

 

 

4. 홍시 / 麗尾박인태

 

누군가 심어 가꾼 텃밭

울타리를 살짝 넘어 온 가지 끝

터질 듯 홍시에 군침이 흐른다.

이리 저리로 눈치를 보다

나무 가지를 살짝 흔들었다

운 좋게 탐스러운 것이 떨어졌다.

아무도 몰래 훔쳤다 설렜는데

뭉개져 먹기도 어설프다.

아마 밭주인이 눈치체면

몽동이 들고 쫒아올 거다.

 

 

 

 

 

 

5. 탁란[托卵] / 麗尾박인태

 

붉은무늬오목눈 새는 푸르스름 알록달록한 알을 낳는다.

뻐꾸기도 비슷하게 생긴 큰 알을 오목눈이 둥지에 낳았다.

불량한 새

그 나쁜 놈의 새끼를 키우는 새는

알고 키울까

모르고 키우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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