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들지 않고 떨어진 동백꽃(시극)
동백꽃
(유관순 열사 추모시)
麗尾박인태
이 땅에 피는 곱지 않은 꽃이 있으랴
봄에 피어 아름답고
겨울 눈 속에 피니 고귀하더라.
숨어 피는 작은 꽃도 소중 하지만
꽃 중에 꽃 고결한 당신이 있을 줄이야.
꽃이 피고 짐은 자연의 이치련만
그를 다 서러워하지 않음은
화려하게 맘껏 누리다 흩날리는 것을
뉘 아름다운 낙화라 애달프다 하겠는가.
조그만 바람에도 흔들려 떨어지는 것을.
잎이 기름져 빛나 사계절 변함없고
눈 속에 피는 붉은 꽃 나무을 아시는가.
엄동 속에 피어난 꽃이라 귀함이 아니다.
시들지 않고 스스로 떨어져 아름다운 것이다.
동백꽃 떨어지는 소리를 귀 기울려 들어보라
우매한 자여 봄 오는 소식을 새싹에서 찾지 마오.
동백꽃 떨어지며 흘린 핏빛을 보고 모르는 가
눈 속에 홀로 핀 동백꽃 당신을 사모함은
임 향한 애타는 사랑 마냥 기다릴 수 없어
시들지 않고 떨어 진 못다 핀 꽃이라서 입니다.
2015년 시극 대본
제목 : 시들지 않고 떨어진 동백꽃(유관순열사 추모시)
시, 대본 麗尾박인태
등장인물 : 해설자 , 낭송자 1, 2 3.
낭송자 1 :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낭송하지 않음) 시 이상하
『지금은 남의 땅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나는 온몸에 햇살을 받고 푸른 하늘 푸른 들이 맞붙은 곳으로
가르마 같은 논길을 따라 꿈 속을 가듯 걸어만 간다.
입술을 다문 하늘아, 들아, 내 맘에는 내 혼자 온 것 같지를 않구나!
네가 끌었느냐, 누가 부르더냐. 답답워라, 말을 해 다오.
바람은 내 귀에 속삭이며 한 자욱도 섰지 마라,
옷자락을 흔들고. 종다리는 울타리 너머 아씨같이 구름 뒤에서 반갑다 웃네.』
(중략)
해설자 1 :
여러분!
평화로운 오늘을 사는 삶에 감사하며 사십니까?
오늘은 조국의 광복을 위해 투쟁하다 장렬히 생을 마감한 선조들이
목숨 바쳐 이루고자 한 조국의 모습입니다.
우리가 헛되이 보내는 하루가 선열들의 단 한번이라도 살고 싶었던 그 날 이였다면 어떠하시겠습니까?
어린 소녀의 몸으로 강렬하게 저항하며 몸부림을 친 추운 겨울을 이긴
동백꽃 같은 의인이 있습니다. 그 분에게로 여러분들을 초대합니다.
(스포트 라이트, 해설자에서 낭송자2로, 시를 낭독한다.)
낭송자2 :
동백꽃(유관순 열사 추모시) 시 麗尾박인태 낭송하지 않음
이 땅에 피는 곱지 않은 꽃이 있으랴
봄에 피어 아름답고
겨울 눈 속에 피니 고귀하더라.
숨어 피는 작은 꽃도 소중 하지만
꽃 중에 꽃 고결한 당신이 있을 줄이야.
꽃이 피고 짐은 자연의 이치련만
그를 다 서러워하지 않음은
화려하게 맘껏 누리다 흩날리는 것을
뉘 아름다운 낙화라 애달프다 하겠는가.
조그만 바람에도 흔들려 떨어지는 것을.
해설자 :
우리 조국이 일제의 침략으로 나라를 잃은 치욕을 기억해 보십시오
조선 말기 임진년 왜구의 침입으로 우리 민족은 외세의 힘을 빌어
겨우 비겁한 승리를 얻었습니다. 나라가 힘이 없으면 짓밟힌다는
교훈을 얻었어야 합니다. 그러나 다시 정유재란을 겪고 결국은 1905년
을사늑약을 통해 1910년 8월 29일 조국은 일본의 식민지로 전락하게
됩니다. 수많은 민초들은 뒤 늦게 머리를 풀고 땅을 치며 울분을
못 이겨 몸을 던저 저항했지요.
이는 준비 없이 화려하게 살다 조그만 바람에 떨어지는 이름 없는
낙화와 같은 형국입니다.
“누가 낙화라서 아름답고 애달프다 하겠는가.
조그만 바람에도 흔들려 떨어지는 것을.“
낭송자2 :
동백꽃(유관순 열사 추모시) 시 麗尾박인태
잎이 기름져 빛나 사계절 변함없고
눈 속에 피는 붉은 꽃 나무을 아시는가.
엄동 속에 피어난 꽃이라 귀함이 아니다.
시들지 않고 스스로 떨어져 아름다운 것이다.
동백꽃 떨어지는 소리를 귀 기울려 들어보라
우매한 자여 봄 오는 소식을 새싹에서 찾지 마오.
동백꽃 떨어지며 흘린 핏빛을 보고 모르는 가
눈 속에 홀로 핀 동백꽃 당신을 사모함은
임 향한 애타는 사랑 마냥 기다릴 수 없어
시들지 않고 떨어 진 못다 핀 꽃이라서 입니다.
해설자 :
사시사철 푸른 잎은 기름을 바른 듯 반짝이고 견디기 어려운 긴
겨울을 이긴 강한 줄기를 가진 동백나무를 보십시오.
강인한 절개를 지키다 봄소식을 알려주는 핏빛의 동백꽃이지요.
봄을 재촉하기 위해 못다 핀 꽃은 시들지 않은 채로 이 땅에 떨어집니다.
꽃 진다고 서러워 마십시오.
꽃다운 나이에 조국과 민족을 위해 기미년 3월 병천 장날에 만세를 부르며
일제 압박에 목숨을 바친 유관순 열사의 모습이 아닙니까?
아직도 여러분은 봄 오는 소식을 새싹을 보며 찾으려 하십니까?
동백꽃 떨어지며 흘린 핏빛을 보고 모르면 안됩니다.
아! 유관순
낭송가3 :
유관순의 시
『 내 손톱이 빠져 나가고,
내 귀와 코가 잘리고,
내 손과 다리가 부러져도
그 고통은 이길 수 있사오나,
나라를 잃어버린 그 고통만은
견딜 수가 없습니다.
나라에 바칠 목숨이
오직 하나밖에 없는 것만이
이 소녀의 유일한 슬픔입니다. 』
해설자 :
1945년 8월 15일 드디어 우리 조국은 광복을 맞이합니다.
만세! 만세!
대한독립 만세!
낭송가1 : 이상하 시 낭송
고맙게 잘 자란 보리밭아,
간밤 자정이 넘어 내리던 고운 비로 너는 삼단 같은 머리털을 감았구나,
내 머리조차 가뿐하다. 혼자라도 가쁘게나 가자.
마른 논을 안고 도는 착한 도랑이 젖먹이 달래는 노래를 하고,
제 혼자 어깨춤만 추고 가네.
(중략)
내 손에 호미를 쥐어 다오. 살진 젖가슴과 같은 부드러운 이 흙을 발목이 시도록 밟아도 보고,
좋은 땀조차 흘리고 싶다.
해설자 :
여러분!
세상을 살면서 긴 그림자만 드리운다고 불평하지 마십시오.
오늘 아침 매봉산 위에 떠오르는 태양은 유관순 열사께서 그토록 보고 싶어 몸부림치던 고향의 모습입니다.
이글거리는 사랑으로 조국 광복을 외치며 시들지 않은 채 이 땅에 떨어져
봄소식을 전한 동백꽃의 절개에 감사하시길 기원합니다.
(모두 퇴장 하며, 불은 꺼진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