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그리고 가족/자작시

미선(尾扇)나무를 찾아서

麗尾박인태행정사 2014. 4. 7. 11:39

 

미선(尾扇)나무를 찾아서

 

                           麗尾 박인태

 

당신은

세상에서 하나뿐인 유일한 존재입니다

봄을 알리는 무수히 많은 전령중에

모든 슬픔을 사라지게 하는 유일한 존재

오로지 당신을 통해 극희를 맛보게 됩니다.

 

어제

길을 걷다 당신의 환영을 보았습니다.

이름조차 거의 잊힌 그녀의 기억이 문득

미선(尾扇)을 흔들고 서 있는 모습으로 겹쳐

정신없이 달려가 손을잡고 향을 맡으려 했습니다.

 

한 번도

직접 만나지 못한 당신이지만

어쩌면 그대의 향취는 금방 알 것 같았지요

그런데 아니었습니다.

아담한 모습은 닮았지만 살구향을 맡았습니다.

스스로 속은 자신이 부끄러워 눈물이 핑 돕니다.

 

언젠가

꼭 당신을 만나 오늘의 서러움을 면하고

세상의 모든 슬픔이 사라지는 날

그대의 꽃 그늘에 앉아 고운 부채를 흔들며

어울려 웃으며 새로운 봄을 맞으렵니다.

 

 

※ 2014.04.06 충북 내수읍 김기창 화백 기념관에

다녀오는 길 살구나무 가로수를 “미선나무”로

오해하고 들떴는데 알고 보니 아니라서 실망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