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동나무에 봉황(鳳凰)이 앉다(결혼축시)
오동나무에 봉황(鳳凰)이 앉다
麗尾박인태
오동나무 씨앗 심어 고이 고이 품에 안듯
낙엽지고 새순 돋기를 스물다섯 해 긴 세월
교목(喬木)으로 자라기를 오매불망 기다렸더니
남들이 입을 모아 상서로운 기운이 머물만한
옥과같이 곱디 고은 미목(美木)이라 칭송하네
경사로다. 오동나무 가지에 봉황이 찾아왔다.
서원하며 기도하기를 스물여덟 해 가고 오니
민들레 홀씨가 바람을 얻듯 사랑의 기원(祈願)이
지고지순 하늘을 감동시켜 봉황을 보냈구나.
오음(五音)에 맞는 그윽한 사랑 노래로 화답하며
철마다 대나무 열매와 영천(靈泉)의 물을 마시니
종신토록 봉(鳳)과 황(凰)이 사랑하리라.
※ 2014.02.15(토) 오낙교, 남옥경의 아들 신랑 오철종과 신부 서민지의 결혼 축시.
서예가 인해 유영렬 선생님이 축시를 작품으로 승화시켜 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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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해제)
예부터 오동나무를 심은 뜻은 딸이 장성햇을 때 시집을 보내기 위한 준비이며
오동나무가 자라 꽃이 피는 시기라 함은 봉황(鳳凰)이 깃들었음을 의미한다.
본래 봉황은 신령한 존재로 아무거나 먹지도 아니하고 아무 자리에 앉지 아니하여
오동나무만 골라앉고, 대나무 열매와 신령한 샘물(靈泉)을 골라 마신다고 한다.
봉(鳳)은 남자요, 황(凰)은 여자니 서로 사랑하되 오음(궁상각치우)에 맞는 노래
소리로 서로 화답하며 종신토록 행복하기를 기원하는 시(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