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그리고 가족/자작시

큰 숲이 되어라』 결혼축시(습작) / 麗尾박인태

麗尾박인태행정사 2013. 6. 19. 14:14

『큰 숲이 되어라』 결혼축시(습작) / 麗尾박인태

 

(꽃으로 피어난 )

너희는 부모의 꽃이었다.

바라보기도 아까운

그 때 이미 너희로 말미암아

온 세상을 얻은 듯 행복했다.

 

(열매)

꽃이 서서히 떨어지던 날

부모의 기쁨이 사그라지는 줄 착각도 했지

아픔으로 떨어져 나온 꽃자리에

어느 날 작은 열매가 맺더구나.

그래 꽃은 떨어져야 열매가 맺히는 거였다.

 

(씨앗)

토실토실 영글 그 열매는

부모의 자랑 이였다.

영원히 부모 가지에 달려있는 줄 알았는데

어느 날에 툭 하고

메마른 대지에 떨어져 파묻히고

거친 바람 불다 잠시 멈춘

어느 봄날 작은 초록이 올라왔지

너의 진정한 자아가 형성하기 위하여.

 

(美木이 되었다)

얼마나 어렵고 고통스러웠니.

비바람 무더위를 여러 해 견디고

어느새 뿌리 깊은 미목이 되었다.

아름답고 곱기도 하다

 

(둘이 만나 숲이 되어다오)

딸아 사위야

너희 둘이 어떻게 만났을까

바람일까? 해님일까?

맞아 자연이지

큰 숲이 되려고 만난 거였다

너희가 만든 그 숲에서

푸른 빗소리가 가득할거야

 

 (숲은 가꾸어야 된다)

숲이 영원하기를 꿈꾸어라

너희 부모도

첨부터 사랑의 숲을 잘 알지 못했다.

숲은 해와 바람과 비와 땅의 거름이라는

사랑이 충만할 때 고귀하게 되더라.

느껴지는 것이 사랑의 전부는 아니니

사랑도 공부하여 배워야 된다.

상대에 대한 지극한 관심을 가지고.

 

(사랑이 넘치는 숲)

안 좋은 일은 내 탓이고

좋은 일은 상대의 덕분이라 여기고

눈에 아름다운 것은 영원하지 않다

마음으로 바라보라

누구나 잘못하고 산다.

뉘우치면 한 번 더 기회를 줘라

 

(자랑이 되어다오)

세상의 이치가

꽃이 짐은 열매를 맺기 위함이고

열매는 좋은 씨를 틔우기 위함이고

씨앗은 나무가 되려함이며

나무는 다시 좋은 짝을 만나

숲을 이루기 위함이니

서로 숲 만들기에 게으르지 말라

너희 숲에서 나는 지저귀는 새 소리와

바람에 가지 흔들리는 푸른 빗소리는

부모가 바라는 전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