麗尾박인태행정사 2012. 12. 22. 11:32

 

이따 와~

 

                      麗尾 박인태

 

어허! 잘 묵었다.

한 시골 노인 양반이

이웃동네 혼사(婚事)집에 다녀오는 길

모처럼 거하게 약주도 한잔하고

기름진 음식도 배부르게 드신지라

십 여리 산길 걸어오시다가

갑자기 설사가 났네.

급한 김에 길가에서 볼일을 보는데

끄응~~~

길 저쪽에 동네 아낙이 오는구나!

도포자락으로 궁딩이를 감추고는

손을 휘 저으며

이따 와~~

동네 아낙은 양반이 빨리 오라

손짓하는 줄 알고 달려오고

시골 양반은 오리걸음으로

길옆 풀 속으로 도망가며

이따 와~~ 이따 와!

설사 났어!

이따 와~~

 

2012.12.22.  어릴 적 할머니가 들려준 유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