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그리고 가족/자작시
자유
麗尾박인태행정사
2012. 3. 3. 09:38
자유
麗尾 박인태
집 앞 소나무 꼭대기
채 눈이 녹지 않은 양력 3월
아침부터 까치 두 마리가 분주하다
작년에 만들어 새끼 키운
둥지를 보수하는 중이다
내 뻔히 알고 있는데
누구한테 들킬까 둥지에 들 때
꽁지를 잔뜩 까닥거리며
이리 저리 고개 돌려 눈치를 본다.
궁금하다. 그 집안이
아들 딸 공부시켜
직장 내보내니 비좁던 집안이
휭 하니 썰렁하지 않을까
자고난 이불도 그냥 그대로
샤워하고 벗어둔 속옷도 자유일걸!
자유!
현관문만 안으로 잠가두면
나는 아담이다.
가끔 집사람도 이브가 된다.
거실에서 자고, 침실에서도 먹는다.
우리 까치둥지 치울까 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