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그리고 가족/자작시
魂 건지기
麗尾박인태행정사
2011. 6. 22. 15:43
魂 건지기
麗尾 박인태
깊음이여
넓음이여
한없는 포용이며
넘치는 풍성함이여
무한한 감사자여
알지 못하는 존재여
돌아오지 않은
임을 찾습니다.
서러워 웁니다.
오늘
바닷가에 꿇어앉아
임을 부릅니다.
당신이 좋아하실까
징을 울리며 애원합니다.
혼이라도 보내 주소서
잠시 뵈면
임의 혼 달래어
다시 당신에게
보내드리리다.
옥양목 천을
기다랗게 여럿 엮어
임이 생전 좋아하시던
유기 밥그릇에 흰쌀과
이름 석 자를 넣었습니다.
깊음의 끝에 닿으소서
흰줄을 멀리 던지며
소리쳐 부릅니다.
임의 혼 오시걸랑
장대 쥔 손 끝에
신묘한 징조로
그 끝이 휘어지도록
흔들어 주옵소서.
주) 혼 건지기 : 씻김굿의 한 과정으로 바다에서 희생되어 시신을 찾을 수 없는 사람의
혼을 건져서 위로(씻김)하고 나무을 깎아 혼을 머물게 한 후 장례 지냄(초혼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