麗尾박인태행정사 2011. 6. 17. 08:47

건망증

 

          麗尾 박인태

 

 

“나는 사고한다.

그러므로 존재한다.“

우주의 중심인 나

 

어제 어머니 입원하신

병원에 다녀오다

엘리베이터에 노트북을

놓고 내렸다.

미친놈처럼

찾아 헤맸지만

가방은 이미 없었다.

그래서

이웃을 의심하고

없어진 물건이 아까워서

밤새 혼자 소주를 마셨다.

취중의 독백

“액땜했다고 생각하자”

 

독주에 절인 오늘 오전

아내와 외출 중

차 뒷자리에 짐을 싣다가

잃어버린 가방을 발견했다.

엊저녁 그렇게

애타게 찾아 헤맸는데

 

이제 나를

믿을 수 없게 되었다.

허망한 마음은

데카르트를 죽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