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그리고 가족/자작시

낮달이 뜨는 날

麗尾박인태행정사 2009. 9. 5. 17:33

 

 

낮달이 뜨는 날

 

               麗尾 박인태

 

서산 너머로
하루 일을 마친
피곤한 태양이
붉은 포단(蒲團)을 깔고
드러누우려나.
그리 말하지 마오.

 

동산 위
청청한 하늘 중턱
하이얀 낮달이
가쁜 숨을 몰아쉽니다.
밤을 준비한다.
짐작하지 마오.

 

서로를 미워할 거라
그리 말하지 마오.
해님은 달을 찾아
서산을 기웃거리고
달님은 해님을 쫒아
동산을 넘어온다네.

 

한달에 몇 번
소곤이 이야기하려
달리다 햐얀 숨 막힐 때
가던 길 잠시 돌아 서
애간장 녹아지는
사랑을 눈짓하는 것을.

 

2009. 9. 5 해도 있고 달도 있는 세상을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