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그리고 가족/자작시
상술(商術)
麗尾박인태행정사
2009. 7. 25. 07:01
상술(商術)
麗尾(여미)
잠깐 스치는 듯
반을 보여 주시네요
식탁에 앉자마자
당신은 소리 없이 다가와
고개 숙여 생긋 웃으며
반을 보여주십니다.
얼굴 마주 보니
왼손을 얹어 살짝 가립니다.
그냥 안보는 척
미소처럼 방긋
하얀 반쪽이 인사를 합니다.
밥은 먹는 둥
당신을 큰 소리로 부릅니다.
여기요 반찬이 부족해서
내 마음을 아시는 듯
살며시 고개 숙여
감춰진 속을 열어 보입니다.
급하게 드시다
체하실까 봐
정화수에 버들잎 띄우듯
조금만 보여주신 거잖아요.
한 수저 들고
앞에 앉은 친구 이름 부르며
또 한 번 눈이 갑니다.
일부러 보여주시는 것을
나만 당신의 반을 보는 것처럼
다시 찾을 이유를 남깁니다.
(2009. 7.24 단골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