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당신이라는 나/박인태 시집_김영태(축사)
당신이라는 나/박인태 시집
무수한 가슴에 볕으로 들다.
김영태
(시인, 한비문학 발행인)
문학이 현실과 공존을 하면서도 별개의 것으로 분리되는 것은 현실을 문학에 응용할 수는 있으나 문학이
현실의 수단이 되지 않기 때문으로, 생활 수단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 까닭에 문학은 현실과
완전히 분리된 것으로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이라는 개념이 있을 수 있으나, 문학은 지나온 삶의
재생을 통한 새로운 창조와, 다가올 삶에 대한 상상력으로 더 나은 미래를 구축하는 현실의 지침서로,
있는 듯 없는 듯 항상 곁에 있는 그림자 같은 존재로 문학이 우리의 삶에 미치는 영향은 지대한 것으로
삶과 문학은 불가분의 관계로, 박인태 시인의 첫 시집 "당신이라는 나"를 보면 삶이 문학과 무관치
않다는 것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푸른 바다가 넘실대는 섬에서 까맣게 그슬린 소년이, 망망대해를 넘어
육지로 나와 어엿한 한 사람의 사회인으로 성장하여, 자식을 둔 부모가 되기까지의 여정이 시인의 일대기를
그려내듯 첫 시집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개인적으로는 자신의 일대를 회상하는 작품집이 되겠으나, 시인이
곳곳에서 보여주는 유년기의 정서적 체험과, 감정의 서정은 동일한 체험과 정서를 가진 독자가 대할 때는
시인이 독자가 되고 독자가 시인이 되어, 첫 시집의 제목처럼 "당신이라는 나"라는 등식이 성립된다.
"당신이라는 나"는 너와 나가 둘이 아닌 하나의 개체를 의미하는 것으로 박인태 시인의
정신세계는 모든 것을 함께 공유하고 더불어 나누는 의식이 깔려 있다. '당신'은 사랑을 동반한 연민의
고향일 수도 있고, 부모, 아내, 자식, 친구 등 시인과 연을 하고 있는 모든 것으로 시인의 열려있는 가슴과
넉넉함이 가득한 태도를 보여 준다. 박인태 시인의 시는 번잡스러운 삶에서 한 걸음 비켜나 맑고 따뜻한
시선으로 소박한 아름다움과 포근함이 가득 묻어있어, 뒤틀려 지친 삶에서 허덕이는 모든 이들에게 휴식과
위안을 가져다주고 새로운 삶의 활력을 줄 것이라 믿는다.
넉넉한 웃음과 풍모를 지닌 시인을 닮은 "당신이라는 나"의 시집 발간을 축하하면서,
세상에서 들려 올 "당신이라는 나"의 달뜬 소문에 귀 기울여 본다.